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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2-12 11:53:0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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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대회의 |
 보험설계사 A씨, 학습지교사 B씨의 '공정위 방문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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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설계사 A씨, 학습지교사 B씨의 '공정위 방문기'
<기획연재> 10·25 정부 특수고용대책안 해부
구은회 기자/매일노동뉴스
지난 10월25일 정부가 공정거래법, 약관법, 보험업법 등 경제법 적용을 골자로 한 ‘특수형태근로종사자 보호대책’을 발표한 데 이어 이달 중으로 관련 법안이 국회에 제출될 예정이다. 그러나 이 법의 적용을 받게 될 특수고용직노동자들은 “노동법이 아닌 경제법을 적용할 경우, 특수고용직노동자를 ‘사업주’로 낙인찍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게다가 정부 대책안에서도 소외된 직종의 노동자들은 더 큰 박탈감을 느끼고 있다. <매일노동뉴스>가 4회에 걸쳐 10·25 정부 대책안의 한계를 짚어보고, 개선방향을 모색해본다. 연재순서는 다음과 같다.
1. 가상시나리오-특수고용직노동자들의 공정위 방문기
2. 우리는 정부대책에서도 소외됐다 ‘화물·덤프기사들의 잠 못 이루는 밤’
3. 특수고용직 ‘노동권’ 논의 이렇게 후퇴했다
4. 이제는 특수고용직 ‘노동법적’ 보호방안 /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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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내 이름이 없네?” 월요일 아침 여느 때와 다름없이 ㅇㅇ생명 사무실로 출근한 40대 주부 보험설계사 A씨는 컴퓨터 모니터를 확인하고는 이내 허탈감에 빠졌다. 이 보험회사는 회사 스스로 정해놓은 업무 실적에 미달한 설계사들을 사내 컴퓨터에 등록된 설계사 명단에서 삭제하는 자동화 시스템을 가동 중이다.
모니터에 본인의 이름이 없다는 건, 쉽게 말해 해고당했다는 뜻. 혹시나 하는 마음에 영업소장에게 달려간 A씨. “대체 어떻게 된 일이냐?”고 따져보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회사 시스템이 그렇잖소, 그러게 평소에 잘 좀 하시지.”
“출근했더니 내 이름이 빠졌네” 보험설계사 A씨
ㅇㅇ생명에서 3년간 설계사로 일해 온 A씨. 하루아침에 실직자 신세가 되고 보니, 막막하다. 본인의 이름이 사라진 컴퓨터 모니터를 노려보다, ‘못 받은 수당은 어떻게 되는 거지?’ 하는 데 생각이 미쳤다.
ㅇㅇ생명은 남성 설계사에게는 보험 모집 후 다음달 바로 수당의 50~70%를 지급하지만, 여성 설계사들에게는 보험 계약 후 수당을 24개월로 나눠서 지급하고 있다. 이 달에 수당 15만원짜리 암보험 상품을 한 개 판매하면 다음달부터 6,250원씩 24회에 나뉘어 지급되는 식이다. 상품을 판매한 다음달 해촉당하거나 타 회사로 이직할 경우, 1회분 수당인 6,250원만 지급되고 잔여 수당인 14만3,750원은 지급되지 않는다.
‘잡상인 취급 받아가면서 겨우겨우 계약을 성사시켜 놓았더니, 수당 다 떼이게 생겼네.’ 어느새 얼굴빛이 붉그락푸르락, A씨는 혈압이 오른다. 인터넷을 뒤져 회사 근처 노동청 사무실 전화번호를 찾아낸 A씨. 전화를 받은 근로감독관에게 “사전 예고도 없이 해고돼 벌어 놓은 수당 다 까이게 생겼다”고 하소연했더니, 돌아오는 대답은 “보험설계사 관련 업무는 노동부 소관이 아니니, 공정거래위원회로 문의하라”는 말뿐이다. ‘대체 회사에 다시 다닐 수 있다는 거야, 없다는 거야? 이도저도 아니면 떼이게 생긴 수당만이라도 받아낼 방법이 없다는 거야?’
“당신도 연봉 1억 보험여왕이 될 수 있다”는 보험회사의 말을 믿고, 설계사의 길로 들어섰던 A씨. 보험회사는 “능력에 따라 수당이 지급되는 중년여성을 위한 자아실현의 길”이라는 말만 했지, “정해진 실적을 못 채우면 설계사 명단에서 자동 삭제된다”는 얘기는 하지 않았다.
결국 억울하고 답답한 심정이 돼 집으로 돌아온 A씨. 공정거래위원회로 찾아가라는 말을 듣기는 했지만, A씨는 공정거래위원회가 뭐하는 곳인지도 잘 모른다. ‘401호 사는 영희 엄마는 4년제대학까지 나왔으니까 나보다는 많이 알고 있겠지?’ A씨는 이웃에 도움을 청해보기로 마음을 먹는다.
“이러려고 산재보험 가입 말랬어?” 학습지교사 B씨
장미아파트 401호에 사는 영희 엄마 B씨. 김선생수학교실 교사로 일해 온 B씨는 열흘전 수업을 마치고 업무보고서를 제출하기 위해 사무실로 들어가던 중 골목길에서 튀어나온 오토바이에 치여 오른쪽 다리뼈에 금이 갔다. 다행히 오토바이 주인이 운전자보험에 가입한 터라 치료비는 보상받았지만, 그 대신 B씨의 직장인 김선생수학교실 신촌지점으로부터 계약해지를 통보받았다.
갑작스런 사고로 B씨가 장기간 입원치료와 통원치료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 되자, 신촌지점장이 “교실 관리에 차질이 생긴다”며 “후임자를 구해볼 테니 집에서 푹 쉬라”고 주문한 것이다. 그제서야 B씨는 “이래서 회사가 산재보험 들지 말라고 했구나!”하는 생각이 퍼뜩 들었다.
2006년 10월25일 정부가 ‘특수형태근로종사자 보호대책’을 내놨을 때, B씨는 코웃음을 쳤다. 출근강제, 홍보강요, 강제 교실 분리, 대납 강요 등을 ‘불공정거래’ 행위로 보고 이런 행위를 요구하는 학습지회사에 시정명령 또는 과징금을 부과한다는 정부의 대책은 새삼스러울 게 없다는 것이 B씨의 생각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미 지난 99년부터 △위탁계약서 상 회원 감소시 수수료 공제 △채무정산시기 일방규정 △경쟁업체 전직 제한 △포괄적·일괄적 계약해지 △계약해지 시 사전승인 △관할 법원 일발 지정 등에 대해 ‘불공정 약관이므로 무효’라는 입장을 취해 왔다. 그러나 문제는 공정위의 이같은 기준이 학습지 현장에서 전혀 통용되지 않았다는 것.
그래도 B씨는 산재보험을 적용해준다는 점에 대해서만큼은 ‘보험료를 회사랑 반반씩 부담하라는 건 별로 내키지 않지만, 그마저도 없는 것보단 낫겠지’라고 생각해 왔다. 근데 웬걸. 신촌지점장은 정부가 대책안을 발표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신촌지점서 근무하는 교사들을 불러 모아놓고 “수수료율을 올려 줄테니, 산재보험에 가입하지 말라”는 것 아닌가.
5년 전 B씨가 처음 학습지교사를 시작할 때에도, 지점장은 비슷한 제안을 했었다. “회사랑 위탁계약 맺을 때 200만원 정도 예치금을 예탁하면 수수료율을 올려주겠다”는 제안이었다. 당시 B씨는 “어차피 교사 그만 둘 때 돌려받을 돈이니까, 맡겨놓고 월급 더 받는 게 좋겠다”고 판단해 회사의 제안에 따랐다.
그러나 B씨는 산재보험에 들지 말라는 요구만큼은 선뜻 동의할 수가 없었다. ‘목숨을 담보로 수수료 몇푼 올려 받는 게 무슨 소용인가?’라고 B씨는 생각했다. B씨는 그러나 이번에도 회사의 제안을 수용할 수밖에 없었다. 이미 ‘휴회 홀딩’, ‘허위 입회’ 등으로 B씨가 떠안고 있는 금전적 부담이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다.
1년 단위로 학습지회사와 위탁계약을 새로 맺는 학습지교사들은 계약연장을 위해 부당 영업을 감수해야 하는 처지. 최근 몇년 사이 온라인 강의 등으로 학습지 수요층이 이동하면서, 학습지 회원이 그만둘 경우 교사가 재계약을 위해 학습비를 떠안는 ‘휴회 홀딩’이 일반화됐다. 그런가 하면 회원 수를 보충하기 위해 실제로는 없는 가짜회원을 만들어 교사가 자기 돈으로 회비를 대신 납부하는 ‘허위 입회’도 일반화된 지 오래다. B씨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한푼이 아쉬웠던’ B씨는 결국 ‘울며 겨자먹기’로 산재보험을 포기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오토바이 사고를 당했다.
‘억울한데, 구제받을 길이 없을까?’ B씨가 고민에 빠져 들려는 찰나, ‘따르릉~’ 전화벨이 울렸다. 전북 익산시에 있는 그린골프장에서 경기보조원으로 일하는 사촌언니 C씨로부터 걸려온 전화다.
골프장 경기보조원 C씨
그린골프장 노조 간부였던 C씨는 임신 3개월의 임산부다. ‘배가 불러오면 골프장에서 계약해지 하자고 할 텐데….’ C씨는 마음이 편치 않다.
그린골프장 노조는 ‘경기보조원에게도 단체협약을 적용하라’고 요구하며 1년 넘게 파업을 벌이다가, 골프장측으로부터 “단협에 대해서는 정부가 기준안을 확정하면 다시 논의하자”는 말을 듣고 업무에 복귀했다. 그린골프장 경기보조원들은 파업을 벌이며 △나이 많다는 이유로 계약해지 하지 말 것 △임신했다는 이유로 계약해지 하지 말 것을 주요하게 요구했었다.
2006년 10월 골프장측이 기다려보자던 ‘기준안’이 ‘특수형태근로종사자 보호대책’이라는 이름으로 발표됐다. 노동부, 재경부, 산자부, 공정위 등이 머리를 맞대 마련했다는 이 ‘보호대책’에는 그린골프장 보조원들이 기대했던 내용은 담기지 않았다.
대책안이 발표되자 골프장측은 “골프장 경영사정 상 정부 기준안에도 없는 내용을 보장해주기는 어렵다”며 “더이상 보조원들과는 교섭할 게 없다”는 태도를 취했다.
하루하루 지날수록 심란해지기만 하는 C씨. 서울에서 학습지교사로 일하는 사촌동생 B씨에게 전화를 걸어 “너희 회사는 임신한 교사들 어떻게 대우하니?”라고 물으니, B씨가 “애기 낳고 재입사는 가능한데, 그전에 쌓았던 경력은 전부 없어져”라고 답한다. C씨는 전화를 끊으며 생각했다. ‘재입사라…. 학습지교사나 골프장 보조원이나 사정이 비슷하구먼.’
A씨, B씨, 공정위 찾아갔으나…
다시 장미아파트 401호, 학습지교사 B씨의 집. 오랜만에 걸려온 사촌언니의 전화를 받고도 차마 ‘임신한 거 축하해’라는 인사를 건넬 수 없었던 B씨는 마음이 무겁다. 그때 ‘띵동~’ 초인종이 울렸다. 앞집 사는 A씨다.
아침에 보험회사 사무실로 출근했다가 해고된 사실을 확인했다며 자초지종을 설명하던 A씨가 B씨에게 묻는다. “노동부에 전화했더니 자기네 소관이 아니라면서 공정거래위원회로 가라는데, 거기 가면 억울한 게 좀 풀릴까?”
그리하여, 일단 공정거래위원회에 같이 가보자는 데 뜻을 모은 A씨와 B씨. 다음날 아침 공정위 종합상담실을 찾았다.
이날 A씨와 B씨가 공정위 담당자로부터 들을 수 있었던 얘기는 딱 두 가지. ‘불공정거래임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를 제출하라’는 것과 ‘약관조항에 대한 해석문제, 약관으로 인한 피해구제 및 손해배상 문제는 당사자간의 사적분쟁사항으로 공정위에서 처리할 수 없는 사항이니 법원 등 분쟁해결기관을 이용하라’는 것이다.
상담을 마치고 오히려 허탈해진 A씨, “회사에서 시키는 대로 일만 했던 사람한테 무슨 자료를 내라는 거야. 나한테 그런 게 어딨어?” B씨 역시 비슷한 심정, “그래, 정부가 하는 일이 늘 이런 식이지. 언제는 시정명령제도가 없어서 못했나? 재벌들 눈치 보느라, 알면서도 눈감고 있었던 거지. 에휴~ 제도가 생기면 뭐하냐고, 힘 없어 당하는 사람만 억울하지.”
“반쪽짜리 산재보험 빼면 뭐가 달라졌나?”
앞서 소개된 보험설계사 A씨, 학습지교사 B씨, 골프장 경기보조원 C씨의 사연은 보험모집인노조, 학습지노조, 골프장노조 조합원들이 토로하는 고충을 재구성한 것이다. 지난 10월25일 정부합동부처가 발표한 ‘특수형태근로종사자 보호대책’에 대해 특수고용직노동자들은 “그나마도 반쪽짜리 산재보험 적용을 빼면, 대체 무엇이 개선됐느냐?”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골프장 경기보조원 해고자 출신이기도 한 이영화 서비스연맹 조직2국장은 “불공정행위를 시정한다는 것은 정부가 특수고용노동자들의 실태를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라며 “우리는 노동 현장에서 발생하는 부당노동행위가 근절되고, 부당노동행위로부터 보호받길 원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내놓은 대책안에는 현장에서 이미 발생하고 있는 불공정행위 조차 제대로 담기지 못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윤여림 공인노무사(법무법인 한울)는 “보험모집인의 경우 잔여수당 문제 해결을 줄기차게 주장해 왔는데, 정부안이 이처럼 눈에 보이는 불공정행위마저 담아내지 못한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특수고용직종사자에 대한 보호대책 논의가 수년에 걸쳐 진행돼 왔다는 점에 비춰보면, 특수고용직 당사자 입장에서는 이번 대책안이 부실하게 느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윤 노무사는 “노동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가 사측으로부터 받은 피해를 구제받으려면 노동위원회에 피해 구제 진정을 내고 피해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각종 증거자료를 제출해야 하는데, 개별 근로자에게 있어 이는 쉽지 않은 작업”이라며 “특수고용직의 경우 형식적으로 근로계약이 아닌 위탁계약 등의 형태를 취하고 있다는 점, 계약 상대방인 재벌기업에 비해 증거 수집 능력이 현저하게 떨어진다는 점 등에 비춰볼 때 특수고용직노동자가 경제법 적용을 통해 피해를 구제받기는 굉장히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런가 하면 이미 설립된 특수고용직 노조들은 ‘교섭권 박탈’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 박대규 민주노총 특수고용대책위원장은 “사업자 간의 계약관계를 전제로 한 경제법을 적용하는 순간 교섭은 곧 담합에 해당된다”며 “이미 교섭을 통해 단협을 체결하고 있는 노조들의 입까지 막아버린 정부의 대책안에 ‘보호방안’이라는 이름을 붙이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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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편 <시장님들의 잠 못 이루는 밤>에서는 10·25 ‘특수형태근로종사자 보호대책’에서 사실상 배제된 화물차 기사, 덤프트럭 기사들의 애환을 들어본다.
경제법적 보호대책 실효성 의문
‘심사지침’ 내년 상반기 지나야 마련 … 부처간 특고종사자 대책 결합력 떨어져
정부는 지난 10월25일 특수형태근로종사자(특고종사자)에 대한 경제법적 보호를 위주로 한 1차 대책을 내놓은 바 있다. 노동법적 보호대책은 논란이 많은 관계로 2차 대책으로 미룬다는 내용이었다. 그렇다면 1차적으로 내놓은 경제법적 보호대책은 실효성이 있을까?
경제법적 보호대책의 골자는 공정거래법, 약관법, 보험업법 등을 특고종사자에게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특고종사자를 사업자로 보되 특고종사자의 노무를 제공받는 사업자(기업)가 지위를 남용해서 불공정행위를 벌이는 것을 단속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당시 정부는 공정거래법상 ‘거래상 지위남용’에 의한 불공정행위를 유형화 해서 ‘특고종사자에 대한 거래상 지위남용행위 심사지침’을 마련, 자율통제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불공정행위 유형은 대략 부당한 계약해지, 부당한 노무수령 거절, 출근강제, 구입강제, 이익제공 강요, 불이익 거래조건 설정 등이다.
그러나 이것이 적용되려면 적어도 내년 상반기가 지나야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공정거래위원회는 심사지침 마련을 위해 연구용역을 맡긴 상태이나 아직 최종보고서가 작성되지 않은 상태다. 공정위는 이달말까지 최종보고서를 제출받아 이를 토대로 내년 상반기까지 심사지침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일반적으로 불공정행위에 대해 구제를 받고자 한다면 해당사업자가 공정위에 신고하면 조사를 거쳐 불공정행위 인정시 시정명령을 하게 돼 있으나 특고종사자의 경우 아직 심사지침조차 마련돼 있지 않아 이번 대책은 아직까지는 ‘그림의 떡’인 상태인 것이다.
게다가 공정위는 심사지침이 마련된 뒤 특고종사자가 얼마나 신고할지도 예상치 못하고 있다. 지철호 공정위 독점감시팀장은 “심사지침이 만들어진 뒤 특고종사자가 얼마나 신고할지, 얼마나 좋을지 아직은 모르겠다”며 “공정위 차원서도 이와 관련해 별도의 조직을 만들어야 할지 판단하기가 어려운 상태”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정부는 약관법을 적용해 특고종사자의 직종별로 사업자단체에게 표준계약서를 제작케 해 공정위 심사를 거쳐 표준약관으로 보급하고 사업자들이 표준약관을 채택해 사용토록 주관부처에서 정기적으로 점검·지도하게 한다고 1차 대책에서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주무부서인 노동부가 해당부처에 사업자단체에게 표준계약서를 만들 것을 지시하라고 요청한 상태이나 아직 얼마나 마련됐는지 확인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특고종사자 대책을 내놓긴 했으나 해당부처간 유기적인 결합이 잘 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특히 주관부서의 정기 점검·지도와 관련 공정위 측은 “몇개 신고사건만 가지고 점검·지도를 나갈 수는 없다”며 “결국 특고종사자들의 신고가 들어오고 이것이 축적돼야 한꺼번에 지도·점검을 나갈 수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밖에 보험업법 적용의 경우 법개정 사항으로 이것 역시 정부가 내놓은 대책대로 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한 상황이다. 더구나 자기계약 금지규정나 보험료 대납금지 등이 보험업계 생리상 현실적으로 가능하겠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같이 정부가 경제법적 보호대책을 내놓긴 했으나 실효성 여부에서는 여전히 의문으로 남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해당부처들도 대책을 내놓긴 했지만 준비가 아직 미흡하다는 것도 명확히 드러나고 있다. 실제 지난 TFT가 해소된 뒤 부처간 결합력은 떨어지고 있는 상태이다.
노동계 한 관계자는 “노동법적 접근을 우선적으로 하지 않고 편의주의적으로 경제법적 접근을 한 것은 순서가 어긋난 것”이라며 “노동법적 보호방안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마련된 경제법적 보호대책이 얼마나 실효성을 가질지는 의문”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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