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장기투쟁사업장 조합원들의 공동투쟁이 시작된 직후,
성산대교 기습시위(오전8시) => 학교비정규직노조 기자회견 및 투쟁선포식(오후1시30분) => 코오롱 500일 투쟁문화제 및 이웅렬 회장 자택 앞 경찰의 살인폭력 규탄대회(오후4시)에 150여 비정규 장투사업장 소속 노동자들의 힘찬 공동투쟁이 전개되었습니다.
오늘 다시 새벽에 기습적으로 마포대교에서 현수막을 내리며 시위를 전개한 후, 정부종합청사에서 20여개 비정규 장투사업장 소속 150여 조합원들이 모여 공식적으로 장기투쟁사업장 공동투쟁을 선포하였습니다.
아래 투쟁선포문을 첨부합니다.
<비정규 · 장기투쟁사업장 공동투쟁을 선포하며>
승리하든지, 죽든지 결단을 내자!
사생결단이다. 비정규, 장기투쟁사업장 노동자들은 오늘 정부를 향한 공동투쟁을 선포하다. 이미 우리는 자본에 의해 일자리에서 쫓겨나면서 한 번 죽은 목숨들이다. 자본은 그렇게 우리를 죽인 것으로 생각했지만 우리는 그렇게 호락호락 죽지 않았다. 왜? 노동자는 자본과의 투쟁이 전면화될수록 모순에 찬 세상을 다시 보는 눈과 필연적으로 살아 싸워야 한다는 생의 목표를 얻었기 때문이다. 그 자각으로 삶을 새롭게 부여잡은 비정규, 장기투쟁사업장 노동자들이 오늘 정부종합청사 앞에 모였다. 할 말이, 하지 않으면 곪아터져 몸살이 날 말들이 목젖까지 차올랐기 때문이며, 우리 투쟁의 화살은 개별 자본만이 아니라 정부를 향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외쳤다. 노조를 만들던 순간부터 지금까지, 정리해고와 폐업으로 일자리를 빼앗긴 순간부터 지금까지, 노동탄압의 칼바람이 사업장을 휩쓸던 순간부터 지금까지 노동탄압 중단하라! 현장으로 돌아가자!고 외쳐왔다. 그러나 이 자리에 모인 노동자 누구도 메아리를 듣지 못했다. 들려 온 것은 또 다른 노동자들의 해고와 구속, 또 다른 사업장 자본가의 폭력과 불법, 그리고 정부의 냉대와 자본가에 대한 공권력의 지지엄호였다. 그 생생한 현장의 증언자 하이텍알씨디코리아와 레이크사이드, 코오롱, 한국합섬 노동자들이 여기 있다.
정부는 비정규직을 아는가. 노동자 분열의 미끼로 던지는 비정규직이 아니라 정규직 곱절의 노동강도와 반 토막의 임금, 하루하루가 살얼음같은 고용불안, 계약해지와 불법파견의 차가움에 몸서리치는 비정규직의 삶을 아는가! 모른다면 여기 나와 기륭전자 노동자와 하이닉스매그나칩, KTX 여승무원들의 분노 서린 눈을 마주 하라.
정부는 아는가. 투기자본의 먹잇감으로 사냥당한 오리온전기 노동자들의 현실을. 이제 그도 모자라 나라를 송두리째 투기자본의 제단에 헌납하고자 한미FTA를 추진하고 있다. 반성없는 정부의 용감무쌍함이 노동자의 생존과 국민의 권리를 농락하고 있다.
우리는 정부로부터 구구한 변명을 듣고 싶지 않다. 또한 권력의 알량한 베품과 보살핌을 바라지도 않는다. 아량이나 보살핌을 빌자고 모인 것도 아니다. 비정규, 장기투쟁사업장 노동자들이 수년, 수백 일을 싸워온 힘으로 정부에 요구한다. 당신들은 우리를 국민으로 대우하라.
정부는 그만 숨고 실체를 보여라! 오늘 여기 모인 노동자들의 절절한 요구와 처절한 삶의 모습에 눈 돌리지 말고 똑똑히 보라. 자본에 유린당하고 정권에 내동댕이쳐진 노동자들의 생채기 난 속살을 똑똑히 보아두라. 휘청거리며 여기까지 왔지만 그러나 결코 자신이 가야 할 길을 잃지 않았던 노동자들이 오늘 정부를 향해 선포한다. 우리 비록 작은 힘이지만 무한한 자신감과 결의로 뭉쳤다. 이대로 곧장 신자유주의의 고속행진을 하려면 우리를 다 죽여라!
동지들! 승리하든지, 죽든지 결단을 내자!
2006년 7월 7일
비정규·장기투쟁사업장 공동투쟁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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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 · 장기투쟁사업장 공동투쟁을 선포하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