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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3-26 10:05:4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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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대회의 |
 [성명]이주노동자 두번 죽이는 노무현 정부 규탄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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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
이주노동자 두 번 죽이는 노무현 정부 규탄한다 !
보호소 폐지! 법무부장관 퇴진! 이주노동자 단속·추방 즉각 중단!
지난 2월11일 새벽 여수 외국인‘보호소’ 화재참사로 10명의 이주노동자가 목숨을 잃고 17명이 부상을 입는 사건이 발생한지 벌써 40일이 넘었다. 그러나 노무현 정부는 이 사건에 대한 진상조사와 책임자 처벌 요구를 외면한 채 극도로 의문투성이의 수사결과를 내놓았고, 또다시 미등록 이주노동자에 대한 단속·추방을 시작하며 제2, 제3의 참사로 향해 나아가고 있다.
그간 이주노동자 인권단체는 물론이고 국가인권위원회도 이주노동자 단속·추방·구금행태의 반인권성을 지적해 왔으며, 지난 3월20일에는 호르헤 부스타만테 유엔 이주자 인권 특별보고관이 “산업연수생 제도(ITS)와 고용허가제(EPS) 모두 이주노동자의 지위를 더욱 취약하게 만드는 등 중대한 결함이 있다”는 보고서를 유엔 인권이사회 제4차 총회에 제출하기도 했다.
전국비정규노조연대회의는, 따라서 이번 화재참사는 충분히 예견된 사건으로서 결국 국가의 살인행위인 것이나 다름없다고 생각한다. 뿐만 아니라 정부는 이러한 범죄행위에 대한 책임 통감과 사과는커녕, 오히려 스스로의 범죄행위를 은폐하고 덮으려는 행위도 서슴지 않았다. 이미 드러난 사건들만 열거해 보아도 정부의 책임 은폐 의도를 명백하게 보여주고 있다.
△ 사건 직후 희생자 가족에게 제대로된 연락을 취하지 않았고, 유가족의 동의도 없이 시신을 부검함으로써 희생자를 두 번 죽인 만행을 저지름
△ 간신히 목숨을 건졌지만 부상을 당한 이주노동자들에게 수갑을 채운 채 치료받게 하고, 외상만 치료한 후 재수감시킴
△ 사지에서 살아나온 피해자이자 목격자인 이주노동자들의 경우 외상이 없다는 이유로 건강검진조차 없이 곧바로 재수감! 사건 해결되기도 전에 22명 강제 출국!
△ 검·경 스스로 명백한 증거는 없다면서도 이 사건을 ‘방화’로 결론내림
정부는 한술 더 떠 이번 화재참사의 근본적 원인이 되었던 미등록 이주노동자에 대한 단속·추방을 다시 시작하고 있다. 10명이 죽고 17명이 부상당한 사건으로부터 아무 것도 배우지 못했단 말인가!
노무현 정부가 이토록 부끄러운 참사에도 불구하고 이주노동자에 대한 기존 정책을 바꾸지 않으려는 이유는 간단하다. ‘불법체류’라는 딱지를 붙여 규제하는 척 하면서 뒷구멍으로는 미등록 이주노동자의 약점을 활용하여 돈벌이를 하려는 기업주에게 무한한 착취의 자유를 열어주기 위함이다.
노무현 정부가 미등록 이주노동자에 대한 광란적인 단속·추방·구금 행위를 자행하는 이유 또한 명백하다. 가족의 생계를 위해 입국한 이주노동자들이 한국의 현실을 직접 눈으로 보고 겪으면서, 저항의 의식을 키워가고 있으며 점차 ‘노동조합’과 ‘공동체’라는 틀로 단결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국비정규노조연대회의는 여수외국인‘보호소’ 화재참사 40여일이 지나도록 진정한 해결책을 내놓지 않는 노무현 정부를 규탄하며 다음과 같이 요구하는 바이다.
첫째, 여수 화재참사의 근본적 원인이 되었던 미등록 이주노동자에 대한 단속·추방 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보호’라는 미명 하에 강제수용을 하고 있는 보호소를 즉각 폐쇄하라!
미등록 이주노동자에 대한 정부 정책 변경 여부와 무관하게라도 이번 화재참사의 근본적 원인이었던 단속·추방은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 노예 수용소나 다름없다는 사실이 폭로된 외국인‘보호소’ 폐쇄 또한 시민사회의 일치단결된 요구이다.
둘째, 이번 사건에 책임을 지고 법무부 장관 사퇴와 함께 실질적 책임자를 처벌하라!
이번 참사는 정부의 반인권적인 미등록 이주노동자 정책이 빚은 사건인 만큼, 정책운영의 실질 책임자인 법무부장관이 사퇴해야 한다. 게다가 김성호 법무부장관은 2월1일 기업주들에게 강연하면서 “불법파업으로 이익을 얻을 수 없도록, ‘뜨거운 난로에 손을 대면 델 수밖에 없다’는 것을 보여 주겠다”며 노골적인 親자본 행각을 해왔다. 이 강연이 있은지 4일 뒤에 수천억을 횡령한 혐의로 현대기아차 정몽구 회장이 실형 3년을 언도받고도 법정구속이 되지 않은 반면, 10일 뒤에는 여수에서 이주노동자 10명이 불에 타 떼죽음을 당했다. 김성호 장관이 사퇴해야 할 이유는 차고 넘친다.
셋째, 노무현 정부는 희생자 가족 앞에 무릎꿇고 사죄하고, 미등록 이주노동자 합법화 및 정책개선을 위한 실질적인 조치를 실행하라!
유가족 동의도 없이 부검을 행하고 명백한 증거도 없이 희생자들을 방화범으로 모는 행위는 인간으로서의 존엄성 일체를 부정한 행위로서 마땅히 백배 사죄해야 한다. 또한 유엔 인권이사회 보고서조차 ‘고용허가제’의 중대한 결함을 지적하는 마당에, 그동안 이주노동자 관련단체와 이주노동조합이 줄기차게 주장해온 ‘노동허가제’ 도입 등 미등록 이주노동자의 전면 합법화가 실시되어야 한다.
물론 우리는 이러한 요구가 투쟁 없이 저절로 이뤄질 것이라 믿을 만큼 순진하지는 않다.
그러나 우리는 확신한다. 오만한 정부의 범죄가 한국의 수십만 이주노동자들의 의식 속에 ‘저항’이라는 꺼트릴 수 없는 작은 불꽃 하나를 심어놓았다는 사실을! 그리고 그것은 한국 뿐 아니라 전세계의 억압받고 탄압받는 이주노동자들 모두가 공유하고 있는 불꽃이라는 사실을!
지난해 5월, 제국주의 국가인 미국의 심장부에서 수백만의 이주노동자들이 행진과 경제적 보이코트에 나선 것을 전 세계가 지켜보았다. 주요 도시들에서, 주들에서, 그리고 국경지역에서 이주노동자들의 행진은 경제를 마비시켰고, 올해 메이데이에 맞추어 이주노동자들은 총파업투쟁을 준비하고 있다. 미국 의회가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을 중범죄인으로 낙인찍고 그들을 돕는 모든 이들을 범죄자로 취급하려는 법안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우리는 4월1일 서울역에서 여수참사를 규탄하고 이주노동자 단속·추방을 중단시키기 위해 전국의 비정규노동자들과 함께 행진을 시작할 것이다. 분명히 밝혀두지만,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2007년 3월 26일
전국비정규직노조연대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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