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비정규직노조 최남선 동지의 분신을 접하고
비정규직 철폐를 외치는 전체 진보진영은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자 투쟁에 사활을 걸고 나서야 한다.
오늘 또 한명의 비정규직 노동자가 분신하였다. 분하고 원통하고 안타깝고 참담한 것이 우리의 솔직한 심정이다.
불법을 불법이라고 말하고, 그것을 고치라고 말하기 위해 분신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쓸 수 밖에 없는 한국 노동자의 현실이 정말 분하고 원통하다. 불법을 저지르는 것도 모자라, 쥐꼬리만한 월급을 받는 비정규직 노동자에게 손해배상 청구를 하고, 집회금지 가처분 신청을 하고, 심지어는 용역깡패와 다를바없는 경비대들을 동원해 집회를 하는 노동자들을 짐승처럼 다루는 자본가들의 더러운 행태를, 죽음을 각오해야만 말할 수 있는 한국 노동자의 현실이 정말 분하고 원통하다. 희망찬 미래를 한창 설계할 나이에 분신을 할 수 밖에 없었던 최남선 동지가 안타깝고, 그것을 막지 못한 우리 스스로가 참담할 뿐이다.
어느 누구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을 가 본 동지들이라면, 문득 2003년 배달호 열사부터 시작한 동지들의 죽음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부당한 손배가압류에 맞선 배달호 열사와 김주익 열사, 비정규직 철폐를 외치며 분신한 이용석 열사, 노조탄압에 항거하다 분신한 이해남 열사... 너무나도 정당한 요구와 인간으로서의 기본적인 권리가 자본과 정권의 탄압에 막힐 때, 동지들의 연대와 적극적인 지원이 없을 때, 한 노동자가 결국 죽음으로서 자신의 표현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우리는 노동자로서 인간답게 살고자 민주노총을 만들었고, 민주노동당을 만들었다. 그런데 현재 민주노총과 민주노동당은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에 너무나도 소극적이다. 10여명의 국회의원은 지난 1월 12일과 19일 있었던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집중투쟁에 한명도 나타나지 않았다. 울산시당 또한 공식적으로 참가하지 않았다. 가장 적극적으로 연대해야 할 현대자동차 정규직 노동조합의 간부들도 소극적이었다. 최남선 동지가 얼마나 답답했으면, '숫자가 많지 않아도 좋으니 제발 연대 좀 해달라!'라고 정규직 노조에 요청했겠는가!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은 일개 사업장의 문제가 아니다. 불법파견이라고 판정이 나고도 버젓하게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존재한다면, 비정규직 철폐한다고 무엇이 달라질 것인가? 민주노총이 노무현 정권의 비정규직 확대 법안을 막고자 한다면, 사회적 합의 운운할 것이 아니라,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으로부터 투쟁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민주노동당이 비정규직 철폐투쟁을 이야기하려면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부터 온힘을 다해 결합해야 할 것이다.
이제 다시는 우리의 동지들이 극단적인 투쟁을 하도록 방관하지 말자. 원하청 공동투쟁으로 현대자동차의 불법파견을 박살내고, 비정규직 철폐 투쟁의 모범을 만들자. 비정규직 철폐를 위해 전 진보진영이 사활을 걸고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을 엄호하자!
2005년 1월 22일
평등세상을 위한 노동자 민중 실천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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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비정규직 투쟁에 사활을 걸고 나서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