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부 출연기관인 산업인력공단에는 비정규직 노동조합(산비노조, 위원장 임세병)이 있다.
16일 밤, 한편으로는 노조 임원들과 식사를 같이 하자며 ‘부드러운 분위기’를 이야기하던 공단 측은 다른 편에서는 노조가 공단 안에 게시한 플랜카드를 강탈해 갔다.
이에 항의하기 위해 공단 본부를 방문했던 조합원 9명이 건물 안에 있는 상태에서 철제 셔터를 내려버린 공단 측의 태도는 일관되게 몰상식하였다고 밖에는 볼 수 없다.
산비노조는 공단 측의 만행에 자정에 가까운 늦은 시간임에도 속속 모여든 연대단위들과 약식집회를 가지며 공단에 항의했다. 사과와 재발방지를 약속하는 각서를 요청하는 노조의 요구가 무엇이 그리 어려운 것이었는지, 합의서 운운하던 공단 측은 17일 새벽 3시 양측 모두 과실이 있다는 내용의 문서를 들고 나타났다.
노동조합의 게시물을 강탈한 부당한 행위, 게시물을 돌려달라며 본관을 방문한 조합원들을 사실상 감금한 행위와 이에 정당하게 항의하는 것이 어떻게 쌍방의 과실이라는 말인지 알 수 없다.
공단 측의 일방적인 주장이 전해진 새벽 3시, 본관 건물 안에 갇혀 있던 9명의 조합원은 옥상에서 집회를 시작했다. 밤늦게 달려와 함께 해준 연대단위들은 이제 해산하였으면 좋겠다는 위원장의 권유에도 불구하고, 옥상에서 농성 중인 조합원들과 함께 공단을 규탄하며 아무도 자리를 뜨지 않았다.
경찰과 공단, 노조가 한밤중에 3시간여 벌인 협상은 공단 총무국장의 일방적인 ‘쌍방과실인정’ 요구로 수포로 돌아갔다.
산비노조는 내일 정식 공문을 발송할 것이며, 차분하지만 당당하게 사안에 대처하기로 했다.
새벽 4시경 밤새 함께 한 연대단위들은 내일을 기약하며 해산하였고, 조합원들은 일부는 옥상에서 일부는 본관 앞에서 투쟁을 계속하고 있다.
늦은 밤, 잠도 포기하고 한달음에 달려와 준 연대단위 동지들과 소식을 듣자마자 충주에서 재상경한 조합원 동지들에게 특별한 감사의 뜻을 전하고자 한다.
산업인력관리공단의 관리자들은 보라. 비정규직이 내건 플랜카드 한 장에도 부끄럽다며 얼굴을 붉히던 당신들의 낮보다, 졸음과 추위와 싸우며 연대와 단결로 함께한 우리의 밤이 훨씬 더 아름답다.
사회공공성 갉아먹는 공단개편저지!
비정규직 철폐!
많은 관심과 지지, 연대를 요청합니다.
산업인력관리공단비정규직노동조합
* 정정 : 지난 게시물에 8명으로 소개한, 보관 건물에 갇혀 있는 조합원은 총 9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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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밤은 당신의 낮보다 아름답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