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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6-09 13:53: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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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동자 |
 실제로는 노동자, 법적으로는 사용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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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는 노동자, 법적으로는 사용자
노동자성 인정안돼, 각종 보호법 적용 못받아
경총-"시장원리 따른 결과", 노사간 시각차 커
특수고용 노동자란 노동자가 사용자의 강요에 의해 사업자 등록을 낸 후 법적으로 사업자가 된 상태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말한다.
△레미콘 기사 △보험 설계사 △골프장 캐디 △학습지 교사 △텔레마케터 등 특수고용 노동자의 형태는 매우 다양하다.
민주노총의 조사에 따르면 그 수도 전국적으로 100만 명에 달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특수고용 형태의 노동자들의 비율이 계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특수고용 노동자들의 가장 큰 문제는 사용자와 노동자 사이에 법적으로 근로계약이 체결돼있지 않다는 점과,
사업자 등록이 돼있기 때문에 실질적인 노동자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인정받지 못한다는 점이다.
△근로기준법 △노동조합법 △최저임금 보장법 등 노동자로서 인정받을 수 있는 기본적인 권리를 전혀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고용보험 △산재보험 등 사회보장제도의 적용도 받지 못하는 상태에서 일을 하고 있다.
3000명 이상의 레미콘과 덤프트럭 기사들이 조합원으로 있는 전국건설운송노조(이하 건설운송노조) 노동자들의 사례를 살펴보면 특수고용 노동자들의 열악한 근로 상황을 자세히 알 수 있다.
1990년 대 초까지 대부분이 정규직이었던 조합원들에게 회사 측은 레미콘과 덤프트럭을 직접 사서 일을 하게 하는 지입차주제를 실시하도록 강요했다.
한 대에 5000만 원이 넘는 레미콘 차를 당장 구입하기란 힘들었기 때문에 퇴직금과 회사 측의 대출을 통해 차량을 구입하도록 했다.
임금도 정규직이었을 때 받았던 기본급은 없어졌고 근로·노동 계약은 도급계약으로 전환됐다.
그 뿐만 아니라 레미콘이나 덤프트럭 운전을 하면서 드는 기름값이나 차량 수리비 등의 운영비용도 노동자들이 부담해야 했다.
법적으로 사업주임과 동시에 차량의 소유자인 자신의 사업설비에 자비를 투자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것이 회사 측의 논리였다.
건설운송노조 장형창 조직국장은 “기본급도 없어진 데다가 각종 소요부담을 노동자들이 부담하다보니 실질적 임금은 줄어들었다”고 특수고용 노동자가 된 이후 실질적으로 생활이 더욱 어려워진 상황을 이야기했다.
형식적으로만 사장인 특수고용 노동자가 된 이후 고용의 불안정성도 더욱 높아지자 노동자들은 지난 2000년 9월에 노동조합을 결성했다.
하지만 장 국장은 “회사 측은 노조 결성을 주도한 노동자들과 계약을 해지했고, 이런 노동자들은 업주들 사이에서 계약 기피자로 분류돼있어 재취업을 하기도 불가능했다”며 노조활동의 어려움을 설명했다.
결국 건설운송노조는 2001년 4월 6개월에 걸친 파업을 진행했지만 지금까지 상황이 호전된건 없다.
전국적으로 30만 명 이상의 노동자가 있지만 노조 활동은 거의 하지 못하는 보험설계사의 경우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
보험설계사들도 건설운송 노동자들과 마찬가지로 기본급이 없다. 하지만 계약 실적을 올린다 하더라도 성과급을 4년에 걸쳐 분할 지급받게 된다.
부득이한 사정으로 4년의 유지기간 내에 일을 그만두게 되면 남은 기간 동안의 임금은 받을 수 없다. 영업을 하면서 소요되는 모든 경비 역시 노동자들이 부담해야 한다.
일반인들은 보험을 계약하면서 받게 되는 사은품 등이 회사가 투자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이는 모두 보험설계사들이 자비를 털어 제공하는 것이다.
전국보험모집인 노동조합 고성진 위원장은 “이런 불합리한 상황들을 개선시키고자 노조를 결성하려 해도 건설운송노조나 학습지 노조처럼 노조설립 인가조차 내주지 않고,
노조결성을 주장하는 설계사들과 고용계약을 해지하는 등 노조운동을 계속적으로 탄압하고 있다”며
“금융감독원에 진정을 낸 것이 한 두 번이 아니지만 금감원은 보험사의 입장을 그대로 대변하는 답을 할 뿐이었고,
심지어는 금감원 민원실에 보험사 직원이 상주하고 있어 그 직원과 상담을 한 적도 있다”며 어려움을 이야기했다.
민주노총 특수고용대책회의 박대규 의장은 특수고용 노동자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묻는 질문에
“특수고용 노동자는 자본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비정규직의 극단적 형태”라며 “한국경영자총협회(회장=이수영, 이하 경총)은 이 문제에 대해 이야기조차하지 않으려 하는데 무슨 개선 법안이냐”고 반문했다.
이에 대해 경총 이형준 법제 팀장은 “특수고용 노동자는 시장의 원리가 만들어낸 자연스러운 결과물”이라며 “특수한 형태의 사업자이므로 노동법 차원에서 접근할 문제가 아니라 경제법을 적용해 해결할 문제”라며
특수고용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을 달리해 특수고용 노동자 문제는 쉽사리 해결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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