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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9-03 10:12:5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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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대회의 |
 [성명]입막고 손발묶고 ... 일체의 단체행동을 하지 말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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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
입 막고 손발 묶고 … 일체의 단체행동을 하지 말라?
(주)한솔교육은 학습지노조 상대로 한 단체행동금지 가처분 신청을 철회하라!
“노동조합의 조합원임을 전제로 하는 일체의 단체행동을 금지한다. 이 명령을 위반할 경우 1회(1일)당 각자 1백만원씩을 지급하라”
도대체 노동조합의 입과 손발을 묶는 가처분에는 그 한계가 없는 것인가. 이번에는 아예 ‘단체행동금지 가처분’이라는 이름으로, 일체의 단체행동을 금지해 달라는 자본의 요구에 법원이 손을 들어주는 어처구니없는 사태까지 벌어지고 말았다.
8월21일, 서울서부지방법원은 학습지노조가 부당해고의 철회를 요구하며 벌인 집회시위는 학습지교사를 노동자로 볼 수 없다는 대법원 판례를 들먹이며 ‘학습지노조 조합원들이 약 6개월간 시위를 계속하고 있어 회사시설에 대한 관리권·점유권·업무수행권 등이 침해당하고 있다’며 노동조합의 일체의 단체행동 및 회사 100m 이내의 장소에서 집회를 금지하고 이를 어길 시 1회당 각자 100만원씩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린 것이다.
심지어 서부지법은 신청인인 (주)한솔교육의 명예나 영업과는 아무런 관계도 없는 “학습지교사 노동기본권 보장하라” “학습지 교사도 노동자다”라는 문구조차 써서는 안된다고 판시하기까지 했다. 한솔교육과 태영빌딩의 가처분신청에 대해 법원이 명령한 금지행위 목록을 보면, 도대체 노동조합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를 의심케 한다. 손발도 묶고 입도 막아버린, 그야말로 노동조합에 대한 ‘긴급조치’ 포고령에 다름아니지 않는가! (금지행위 목록은 별첨자료 1 참조)
전국학습지산업노동조합(위원장 이현숙)은 (주)한솔교육 측이 김진찬 조합원을 부당하게 해고한 사건에 대해 6개월 가까이 본사 앞에서 농성과 집회를 해왔다.
김진찬 조합원은 올해 1월 교육단장 간담회 자리에서 ‘회사측이 지급하기로 약속한 수수료 액수보다 교사들이 수령하는 수수료 액수가 적다’고 지적한 바 있다. 당초 회사는 교재비가 포함된 회비를 기준으로 수수료를 적용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실제로는 교재비를 제외한 금액 기준으로 수수료가 지급된 것이다. (주)한솔교육은 김진찬 조합원을 눈엣가시처럼 여기다가 김진찬 조합원이 학습지노조 대의원 후보로 출마한 사실을 노조 홈페이지에 공고(2월20일)한지 6일 만인 2월26일, 김진찬 조합원에게 전격적으로 계약해지를 통보했다. 전형적인 노조탄압과 보복성 부당해고였던 것이다.
그러한 부당함에 맞서 싸운 김진찬 조합원과 학습지노조에 대해 (주)한솔교육, 그리고 건물소유주인 태영빌딩 측이 단체행동금지와 집회금지가처분을 제기하자 서부지법은 이들의 요구를 거의 그대로 수용해 주었다. 서부지법은 이런저런 법률적 논리를 제시하고 있지만, 우리는 잘 알고 있다. 노동자들이 아무리 정당한 법률적 근거를 갖고 있더라도 법원은 자본가의 손을 들어줄 것임을!
비정규직법으로 인해 수많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해고하고 있는 사용자들을 상대로 부당해고를 하지 말라는 가처분은 절대로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다. 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 결과 수백건의 불법행위가 적발된 이랜드그룹 같은 악덕기업주들을 상대로 불법 부당노동행위를 하지 말라는 가처분 또한 절대로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후보 시절 “학습지 교사의 노동3권을 보장하겠다”는 공약(별첨자료 2 참조)에 대해서 “그런 공약을 내걸지 말라”는 가처분 또한 절대로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다. 가처분이란 제도 자체가 자본가들의 이윤을 보호하기 위해 설계된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이 세상을 ‘자본가 세상’, 국가권력을 ‘자본가 권력’, 노동악법을 ‘자본가의 법’이라고 부르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러나 (주)한솔교육의 가처분신청과 서부지법의 판결은 또다른 비밀 한 가지를 고백하고 있다.
그것은 단 1명의 특수고용 비정규직 해고 사건에 대해 이토록 엄청난 탄압을 가하는 등 적지 않은 사회적 비용을 치러야만 이윤을 보호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한해 수백억, 수천억의 이윤을 뽑아내는 기업이 특수고용 비정규직노조를 상대로 긴급조치나 다름없는 가처분 판결을 법원에 구해야 할 정도로 스스로 정당성과 자신감이 결여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가처분 판결이 기존 노동조합 투쟁방식에 일정한 제약을 줄 것이라는 점은 사실이지만, 반대로 (주)한솔교육의 극악한 탄압이 더 많은 사회적 연대로 이어져 다른 방식과 수단으로 투쟁을 확대할 수 있는 길 또한 더욱 넓어졌다. 우리는 그 수단이 무엇인지 미리 알려주는 우를 범하지 않을 것이다.
때리면 때릴수록 더욱 강해지는 것이 바로 투쟁하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전통이고 역사였다. 긴급조치와 유신통치의 말로가 무엇이었는지, 21세기 비정규직 투쟁이 다시한번 보여주게 될 것이다.
2007년 9월 3일
전국비정규노조연대회의
[별첨자료 1] 가처분신청에 대한 법원의 금지행위 명령 목록
★ (주)한솔교육의 가처분신청에 대해 법원이 금지를 명령한 행위
○ 노동조합의 조합원임을 전제로 하는 일체의 단체행동
○ 본사, 영업소 및 교육장을 점거하는 행위
○ 본사, 중앙교육단 교육장 주변으로부터 반경 100m 이내의 곳에서 확성기 등 인공적 음향 증폭장치를 사용하거나 구호를 제창하는 방법으로 시위하는 행위
○ 본사, 영업소 및 교육장, 변재용 대표이사 자택으로부터 반경 100m 이내의 곳에서 ‘교사들의 수수료 착복하는 한솔교육 규탄한다’, ‘교사들의 수수료 착복하고 노조탄압 자행하는 한솔교육 대표이사 각성하라’, ‘한솔교육 규탄!!! 학습지 교사도 노동자다. 노동기본권 보장하라’, ‘회비는 올리고, 임금은 삭감하고, 저항하는 노동자는 모조리 해고’, ‘(주)한솔교육은 부당해고를 즉각 철회하라’, ‘故 이정연 선생님의 죽음을 헛되이 하지 않겠습니다’, ‘학습지 교사를 죽음으로 내모는 부당영업 중단하고 노동기본권 보장하라’, ‘사람답게 살자는데 계약해지 웬 말이냐! 한솔교육 선생님의 노동자성 인정하라!’, ‘부당해고 노조탄압 한솔교육 규탄한다’, ‘수수료 사기, 해고남발, 변재용은 한솔 교육기업 간판을 내려라’, ‘부당해고 철회, 원직복귀 쟁취, 한솔자본 각성하라’, ‘조합원은 무조건 자르는 신기한 해고나라 한솔교육’과 같이 회사에 대한 명예훼손적 내용이나 모욕적 내용을 유인물에 기재하여 배포하거나 피켓, 현수막에 기재 또는 게시하여 시위하는 행위
★ 태영빌딩 측의 가처분신청에 대해 법원이 금지를 명령한 행위
○ 본사로부터 반경 100m 이내의 곳에서 확성기 등 인공적 음향 증폭장치를 사용하거나 구호를 제창하는 방법으로 시위하는 행위
○ 본사로부터 반경 100m 이내의 곳에서 유인물을 배포하거나 피켓을 들고 서 있거나 현수막을 게시하는 행위
○ 본사로부터 반경 100m 이내의 인도를 점거(차량의 주차를 포함한다)하는 행위
○ 회사의 직원들에게 언어폭행(욕설 등)을 하거나 신체적 접촉으로 강압하는 행위
[별첨자료 2]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대통령의 특수고용 노동3권 보장 공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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