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노동자 스스로의 투쟁으로 임단투 승리하자
1. 절망의 이름 비정규직
최근 건보산업의 동료들이 해고당했다가 며칠 동안의 투쟁을 통해 해고를 철회시킨 일이 있었다. 신차 도입에 따른 인원조정이 사측이 제시한 해고 사유였다. 사측은 앞으로도 2공장에서 160여명, 3공장에서 600여명 등 인원조정이 필요하다고 너무나 쉽게 말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 노동자들에게 해고란 하루아침에 먹고 살 길을 빼앗기는 일이다. 이 사회의 절대 다수이며 이 사회를 유지하고 운영하는 주체인 우리 노동자들과 그 가족들의 생계가 걸린 문제다. 따라서 근로기준법에서도 노동자에 대한 해고를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를 짓누르고 있는 비정규직의 멍에는 우리 노동자들의 생존의 권리도 근로기준법에 보장된 가장 기본적인 권리도 모두 우리에게서 빼앗아갔다. 우리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남겨진 것이라고는 자본에 대한 노예와도 같은 아니 노예만도 못한 굴종뿐이다. 그리고 자본은 어린애 장난치듯 우리 노동자들의 목숨을 쥐락펴락하고 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함께 땀 흘리고 서로 의지하던 우리 동료들의 모가지를 사정없이 날려버렸는데도 우리 노동자들은 이에 항의하고 해고된 동료들과 함께 싸우기는커녕 해고된 동료의 고통스런 비명에 질겁하고는 자본의 칼날을 피해 몸을 웅크리기에 바빠하고 있다. 이처럼 비정규직의 굴레의 진정한 무서움은 그것이 강요하는 고용조건과 노동조건이 아니라 노동자로서의 자존심과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스스로 포기해버리게 만드는 것, 그래서 동료의 고통도 모른체하게 만드는 것에 있다. 공포와 굴종만이 가득하여 이제는 삶에 대한 희망조차 잃어버린 우리들의 눈빛이 노예의 낙인과도 같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얼굴에 한결같이 새겨져 있다.
2. 비정규직은 누구를 위한 창조물인가
현재 남한 노동자의 과반수이상이 이미 기간제 계약직이나 파견직 혹은 화물노동자들처럼 특수고용직의 비정규직으로 고용돼 있다. 자본가들은 비정규직의 고용형태가 확대되는 것은 당연한 것이며 사회 구성원 모두를 위해 필요한 것이라 말하고 있지만 노동자라면 누구나, 특히 비정규직 노동자의 고통을 겪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 같은 자본가들의 말이 거짓임을, 비정규직으로의 고용이란 인간다운 삶의 포기이며 이를 통해 이득을 보는 것은 오직 자본가뿐이라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많은 노동자들이 이와 같은 인간(자본가)의 인간(노동자)에 대한 만행이 어디에서 비롯되는지 이해하지 못하고 있고 그래서 일부 노동자들은 이런 만행을 중단해 줄 것을 자본가의 인간성에 호소하기도 한다.
하지만 노동자와 자본가 사의의 문제는 결코 인간성에서 비롯되는 것도 그리하여 결코 인간성에 호소해서 해결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노자간의 문제는 항상 서로의 생존과 이해 문제에서 비롯되며 언제나 서로의 투쟁을 통해서 해결된다. 공장, 토지, 생산라인, 기계 등의 생산수단을 독점하고 있는 자본가는 노동자들을 고용함으로써 노동자들의 노동을 이끌어내고 그리하여 노동자들이 생산한 부를 도둑질함으로써만 자신의 이윤을 확보하고 자신의 부를 증대시킬 수 있다. 가만히 놔두면 가치를 창출하기는커녕 차가운 고철덩어리에 불과한 생산수단에 투자된 비용 이상으로 자본가의 호주머니로 되돌아오는 모든 부는 그 고철덩어리에 달라붙어 땀 흘리며 생산 활동을 한 노동자들이 만들어낸 것이다. 자본가들은 자신의 부를 증대시켜준 대가로 노동자들이 창출해낸 부에서 노동자들이 생계를 유지할 수 있을 만큼만 떼어 임금의 형태로 지불한다. 그리고 그것은 자본가들의 아량 때문이 아니라 부를 증가시켜주는 원천인 노동자들이 대가 끈기지 않고 일할 수 있는 능력을 유지하고 제공할 수 있도록 하게 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자본가들이 유지하고자 하는 것은 노동자 전체 집단이지 개개인의 노동자들이 아니다. 목축업자가 목축업을 위해 필요한 만큼의 가축 규모를 유지할 때에도 필요에 따라서 개개의 가축을 사고팔기도 하면 때론 도축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자본가들도 노동자들을 필요에 따라 고용하기도 하고 해고하기도 하며 자신의 이윤을 창출해주는 가축으로밖에 인식하지 않는다. 탐욕에 끝이 없는 자본가들은 자신의 부를 늘리고자 혈안이 되어 인간으로서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노동시간을 늘리고 노동강도를 강화며 노동자들이 생계를 유지할 수 없을 정도로 임금을 줄인다. 이로 인해 노동자들이 산재 당하거나 과로사 하더라도 새로운 노동자로 대체하면 그만이다.
이와 같이 자본가들의 탐욕을 충족시키고자 고안된 도구 중 하나가 비정규직의 고용형태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동일 노동에 대해서도 절반의 임금을 받으며 항상 해고의 불안에 시달린다. 고용의 불안은 더 힘든 노동의 강요로 이어지고 산재나 사망 사고에 대해서도 거의 아무런 보상도 이루어지지 않는다. 또한 노동자들의 분열을 조장하고 단결을 훼손하며 노동3권 등의 법으로 보장된 기본적 권리조차 박탈한다. 바로 이러한 것들이 비정규직의 고용이 갖는 진정한 의미이며 그래서 자본가들은 호황일 때조차 비정규직을 확대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 반대로 우리 노동자들에게 비정규직이란 짐승 같은 대우에서 벗어나기 위해, 조금이라도 인간답게 노동하고 생활하기 위해 반드시 철폐해야할 대상일 뿐이다.
3. 비정규직 노동자 투쟁이 일어서고 있다
96년 날치기 통과된 파견법의 연장선에서 지난달 27일 비정규직 관련 개악 법안이 국회 환노위를 통과했다. 몇 해에 걸쳐 그렇게 많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과 죽음이 이어져왔건만 국회의원들은 자신들이 자본가들의 둘도 없는 친구임을 새삼 증명하며 비정규직 확산 법, 비정규직으로 족쇄체우기 법, 노동자 다 죽이기 법을 비정규직 보호 입법이라며 가결시켰다. 기간제 사용의 제한을 없애고 고용의제를 고용의무로 바꿔 마음대로 비정규직으로 고용하고 일정기간이 지난 후에도 정규직으로 고용하지 않고 해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어떻게 비정규직을 보호하는 것인지 참으로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기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들은 전국의 대규모 사업장에서 불법파견판정으로 인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이 확산되자 불법을 합법으로 만들어 투쟁을 진화시키고자 하고 있다. 어찌 이들 뿐이랴. 노동부의 불법파견파정을 뒤집은 부산고검이나 1년 3개월 동안 아무것도 안하다가 부산고검의 판결이 나오기 무섭게 불법파견 축소 결과를 내놓는 울산 동부경찰서 등 모든 국가기관이 총 동원되어 비정규직 노동자 투쟁을 짓누르려고 혈안이다. 이 모든 것들은 자본가들과 그들의 국가기관이 비정규직 노동자 투쟁으로 얼마나 전전긍긍하고 있는가를 확인시켜주는 것이면 노동자 투쟁의 쓴맛을 보지 않고서는 결코 그들 스스로 노동자에 대한 짐승 같은 착취를 그만두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자본가들의 각종 차별과 인간 이하의 대우에 이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인내도 한계에 달했다. 현대 하이스코, 하이닉스 매그나칩, 기륭전자, GM대우 자동차, 기아 자동차, KTX 승무지부의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화물운송 노동자, 학습지 교육 노동자, 보험 모집 노동자, 캐디 노동자 등 전국의 무수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투쟁에 나서고 있다. 이들이 처한 조건과 투쟁의 요구안은 천차만별이지만 이들을 싸움으로 내몬 것은 한결같이 비정규직이기에 받아야 했던 설움과 고통이다. 이처럼 오늘날 한국에서 주요한 노동자 투쟁은 한결같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이며 비정규직 노동자라면 투쟁해야하고 투쟁하고 있는 것이 자연스럽고 당연한 일이 되고 있다.
우리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 역시 해를 거듭해 투쟁해 오고 있다. 비정규직 노동자의 권리에 대해 말을 꺼내는 것조차 있을 수 없던, 아니 비정규직 노동자에게 노동자로서의 권리 같은 것이 있다고 생각하기조차 힘들었던 시절이 있었지만 마침내 우리는 우리의 조직, 노동조합을 건설했다. 누구도 감히 가능할 것이라 단언하지 못했지만 우리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힘을 하나로 모으고 단결하여 자본의 온갖 탄압과 해고에 맞서 우리의 고용과 권리를 지켜내 왔다. 그리고 지금도 불법파견 철폐와 정규직화를 위한 우리의 싸움은 계속되고 있다.
4. 물량확보는 고통분담이라는 사기극에 동조하는 거짓대안이다
현대차 자본은 선진화정책운동이라는 똘마니들까지 앞세워 경영위기론을 퍼트리고 임금동결을 주장하면서 06년 임단투가 시작되었음을 알리고 있다. 현대차는 외국의 사례를 들먹이며 경영위기를 돌파하기위해서는 정리해고가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경영위기는 그것이 진실이냐와 상관없이 노동자들을 해고하기 위한 명분으로 자본가들이 가장 애용하는 수단이다. 98년에도 현대차 자본은 경영위기를 운운하면 정리해고를 단행했지만 그것은 단지 비정규직으로 재고용하기 위한 해고였고 97년 입법된 파견법을 악용하기 위한 구실이었을 뿐이었다. 그리고 실제로 경영위기가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노동자가 희생되어야 할 티끌만큼의 정당성을 부여하지도 않는다. 경영과 관련한 정보와 자료는 언제나 자본가들이 독점하고 있으며 경영에 대한 어떠한 접근과 개입도 허락되지 않는 노동자들은 언제나 열심히 노동하고 부를 창출할 뿐이다. 따라서 세상에서 경영위기에 대해 노동자에게 책임을 묻거나 희생을 요구하는 것만큼 파렴치한 짓은 없다.
자본은 툭하면 기업이 살아야 노동자도 사는 것이라며 기업을 위해 노동자가 희생할 것을 요구하지만 노동자들의 생존을 위해 기업이 희생하겠다고는 단 한번도 말하지 않는다. 오히려 자본은 호황이거나 불황이거나 때를 가리지 않고 자신의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해 노동시간을 늘리고 노동강도를 강화하며 임금을 삭감하는 등 언제나 노동자의 희생을 요구하고 노동자의 생계를 위협한다. 다시 말해 언제나 그리고 항상 기업을 살리기 위해 노동자를 희생시키려 하고 있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노자간의 문제는 언제나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서로의 이해의 차이에서 발생하며 서로의 투쟁을 통해서만 그것을 해결할 수 있다. 따라서 노동자는 자신의 고용과 생존을 기업경영의 운명에 맡기거나 자본의 이해 속에서 자신의 이해를 실현시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독자적 이해를 스스로의 단결과 투쟁을 통해 실현시켜야 한다.
이 세상에 노동자의 희생을 통해 지켜야 될 기업이란 단 하나도 없다. 설령 현대차가 파산한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정몽구가 걱정할 일이지 우리 노동자가 걱정할 일은 아니다. 대우차가 파산할 때 노동자들은 말도 못할 고통을 겪고 있었지만 김우중과 그 일가는 아직도 풍요로운 생활을 하고 있다. 자본가들은 단 한순간도 노동자들을 걱정하지 않으며 노동자들이 걱정해 주지 않더라도 자신의 재산을 악착같이 지켜낸다. 따라서 현대차가 파산하게 된다면 우리 노동자들은 정몽구와 경영진의 현대차 자본에 대한 모든 권리를 박탈해야 하며 자본을 정리할 경우 가장 우선적으로 노동자들에게 임금과 퇴직금 그리고 새로운 일자리를 구할 때까지의 생계비를 지급할 것을 요구하고 현대차 자본이 다른 자본에게 인수될 경우 노동조건의 후퇴 없는 고용승계를 요구로 투쟁하여 우리 노동자의 생존을 지켜내야 하는 것이다.
자본은 전체 노동자의 고용을 위해 몇몇 노동자의 희생이 불가피하다며 노동자들을 이간질한다. 저들은 악랄하게도 고용이 노동자들의 생계가 걸린 문제라는 것을 악용하여 그렇게 노동자들을 분열시키고자 한다. 하지만 오늘 동료의 해고를 받아들이는 것은 곧 내일 자신의 고용을 불안하게 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동료의 해고를 통해 자신의 고용을 보장받으려 한다면 그는 더 이상 인간이기를 포기했으면 자본에 의해 길들여진 짐승에 불과하다. 물량확보를 통해 고용을 보장받으려는 시도 역시 마찬가지다. 그것은 물량을 확보하지 못하는 다른 노동자들의 해고를 모른체하는 것이며 물량이 많으면 고용을 보장하고 없으면 해고해도 좋다는 자본의 논리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하지만 노동자는 물량의 많고 적음이라는 우연이나 경기의 좋고 나쁨에 따른 자본의 운명에 자신의 운명을 맡겨서는 안 되며 자신의 단결된 힘을 통해, 투쟁을 통해 자신의 고용을 지켜야 한다.
5. 비정규직 스스로의 단결과 투쟁이 필요하다
올해 임단투는 이미 시작됐다. 우리 비정규직 노조는 독자적 임단투를 모토로 내걸었다. 하지만 현대차와 각 하청업체는 벌써 두 차례나 우리 노조의 교섭요구를 거부했다. 우리 노조는 다시 28일에 교섭에 사측이 응하지 않을 경우 합법적인 쟁의권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비정규직 노조의 독자적 임단투는 쉽지 않다는 것이 임단투의 초반부터 드러나고 있다. 작년처럼 정규직 노조의 비정규직 처우개선 요구에 기대는 것이 쉽고 또 임금 인상에 있어서 더 많은 이득을 가져다줄지도 모른다. 그런데도 우리가 독자적 임단투로 나아가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첫째, 비정규직 노동자의 고유하고 독자적인 이해와 요구는 우리 스스로의 투쟁이 아니고서는 그 누구도 실현시킬 수 없기 때문이다. 정규직 노조의 처우개선 요구는 기껏해야 약간의 임금 인상이다. 그것도 물가인상률을 고려하면 거의 생색내기에 불과하며 정규직이나 업체별 차별을 피할 수 없다. 하지만 우리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정말 필요로 하는 것들은 약간의 임금 이상이 아니다. 현장에서 벌어지는 온갖 차별과 비인간적 대우를 바로잡는 것, 상시적 고용 불안으로부터 우리의 생존을 지켜내는 것, 그리고 근본적으로 불벌적인 파견 고용을 철폐하고 정규직화를 쟁취하는 것이야말로 우리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절실히 필요한 것들이다. 그리고 이 모든 것들은 현장의 사안 하나 하나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것을 필요로 하며 이것은 우리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자주적 단결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그리고 이러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고유한 요구는 아무도 대신 이뤄주지 않으며 우리 스스로의 힘으로
싸워 획득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들이다.
둘째, 우리 노동자와 노동조합은 투쟁을 통해서만 단련되고 성장할 수 있으며 그럴 때 비로소 자본의 노예이기를 멈출 수 있기 때문이다. 정규직 노조의 처우 개선요구만 바라보며 손가락만 빨고 있는 다면 우리 비정규직 노동자는 더욱 무기력해지고 침체될 것이며 우리 노조는 식물노조로 전락할 것이다. 그리고 비정규직 노동자 스스로 무너지고 결국 노조가 와해되는 것은 올해 초부터 우리들의 임원과 집행부에게 구속과 벌금을 부과하며 탄압으로 일관하고 있는 자본이 진정으로 원하고 의도하는 바이다. 노동조합이 없던 시절 아산에서는 한 노동자가 월차를 요구했다가 관리자로부터 구타당하고 병원에 입원해 있다가 심지어 식칼로 아킬레스건을 잘리는 참담한 사건이 있었다. 노동조합이 없다면 싸우기를 멈춘다면 우리를 기다리는 것은 바로 그런 현장이다. 자본의 무소불위의 힘이 지배하는 현장, 근로기준법에 보장돼 있는 권리에 대한 요구자차 식칼로 난자당해야 하는 현장, 그저 숨죽여 짐승처럼 일하고 비굴해져야 하는 현장 바로 그것이다. 오늘 우리가 싸우지 않는다면 우리는 내일 더 큰 희생을 치러야만 한다.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며 자신의 몸을 불살랐던 전태일 열사는 대학생 친구가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었다. 노동자이면서도 노동자를 위한 법이라는 근로기준법이 어떤 것이고 노동자들의 노동권이 무엇인지 몰랐기에 그것을 가르쳐줄 대학생 친구 하나가 그렇게도 절실했었다. 지금 우리에게는 법률 상담을 해 주고 자본의 불법적 행위와 탄압에 맞서 싸우고 노동자의 생존을 사수하는 노동조합이 있다. 그러나 이 모든 것들은 그냥 얻어진 것이 아니다. 우리 노동자들의 누리고 있는 하나하나 사소한 권리까지도 자본의 시혜가 아니라 전태일 열사를 비롯해서 자신의 권리를 위해 목숨까지 아끼지 않았던 숱한 열사들, 우리의 선배 투사들이 우리에게 물려준 유산이다. 그런데 지금 자본가들은 우리 선배투사들의 소중한 유산을 하나까지도 남김없이 빼앗으려 하고 있다. 온갖 불법 행위까지 일삼으며 비정규직을 확대하고 노동조합을 파괴하며 우리의 권리들을 짓밟고 있는 것이다.
이제 우리 노동자들이 말 할 차례다. 우리가 침묵한다면 근로기준법에 명시된 권리들은 문자에 지나지 않을 뿐 결코 우리의 권리가 되지 않는다. 우리가 싸우기를 멈춘다면 선배들이 남겨준 소중한 노동자의 권리들이 아니라 비정규직이라는 노예의 낙인과 살인적 현장을 우리의 후배와 후손에게 물려주게 될 것이다. 반대로 우리가 우리의 권리를 당당하게 말한다면 우리가 더 이상 자본에 순종하는 노예가 아님을, 우리는 스스로 생각하고 일하고 싸우는 노동자임을 알리게 될 것이다. 열 명이 백 명이 되고 천 명이 되고 만 명이 되어 우리 비정규직 노동자 전체가 단결한다면 자본의 똥개들인 구사대도 감히 우리를 넘보지 못할 것이다. 우리가 파업을 조직하고 생산을 멈춘다면 이 사회를 움직이는 진짜 주인은 우리 노동자들이며 자본가들은 그저 우리가 생산한 부를 강탈하고 그것에 기생하는 도둑놈들일 뿐이라는 것을 증명하게 될 것이다.
노동자는 투쟁할 때 비로소 살아있는 진짜 노동자이다. 이제 투쟁의 깃발을 치켜세우자. 자본의 갈라놓은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업체와 업종과 인종의 구분을 넘어 하나 되어 나아가자. 우리 노동자의 진정한 단결과 연대의 힘을 보여주자. 비정규직 철폐의 깃발을 높이 들고 찬란한 승리를 향해 힘차게 힘차게 나아가자. 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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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노동자 스스로의 투쟁으로 임단투 승리하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