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장·민노총위원장 두번째 만남
민주노총 이수호 위원장이 11일 서울 미근동 경찰청사를 방문, 허준영 경찰청장과 만나 반갑게 악수했다. 두 사람의 만남은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다.
노동현안이 불거지면 언제고 ‘적’이 될 수 있는 두 사람. 그러나 이날만큼은 ‘노동운동과 적절한 경찰력 행사는 어디까지인가’에 대해 흉금을 터놓고 이야기를 나누는 ‘동지’가 됐다.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이위원장이 청사에 들어서면서 “방문요청을 받아들여줘 고맙다”고 인사하자, 허청장은 “삭발한 모습을 보니 그동안 노고가 많으셨던 듯하다”고 화답했다. ‘노동운동가다운 모습’이라는 치켜세움에 이위원장도 싫지 않은 얼굴이었다.
그러나 경찰의 과잉대응 등에 대한 이야기가 오갈 때는 긴장된 분위기가 연출됐다. 이위원장이 “노사관계에 중립적이어야 할 경찰의 모습이 아직 부족한 것 같다”고 말하자, 분위기는 일순 냉랭해졌다. 이어 이위원장은 “노사관계는 법에 의한 처벌보다는 노사가 자율적으로 해결해나가는 게 바람직하다”며 경찰의 개입을 가능한 한 자제해줄 것을 당부했다.
이에 허청장은 “어느쪽에도 치우치지 않으려고 노력하지만 법질서 유지와 인권존중을 모두 신경쓰다보니 양쪽으로부터 원망을 들을 때가 많다”고 경찰의 입장부터 호소했다. 그러면서 “노동계 문제는 언제나 대화로 풀도록 심혈을 기울이겠다”고 화답했다.
두 사람의 대화는 ▲경찰청 비정규직 노조문제 ▲현대차와 울산 플랜트 노조문제 등 노동계 현안으로 이어졌고 하나 둘씩 해법을 찾아가는 모습이었다.
민주노총 강철웅 대외협력실장은 “이번 만남이 노동계와 경찰이 서로 신뢰를 쌓아가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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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흉과의 악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