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노동자를 분신으로 내모는 노무현정권은 더 이상 국민의 정부가 아니다.
죽음으로 비정규직의 굴레를 벗고자 했던 고 류기혁 열사를 떠나보낸지 불과 며칠 지나지 않아, 우리는 또다시 9월 10일 사경을 헤매고 있는 화물연대 조합원 김동윤 동지의 분신 소식을 접하고 있다. 그간 정권과 자본의 신자유주의 공세로 얼마나 많은 노동자 민중을 죽어왔는가! 노동자 민중의 피와 땀을 빨아먹고, 그것도 모자라 죽음을 강요하는 이 더러운 세상은 언제까지 지속되어야 하는가!
노부모님과 부인, 그리고 두 딸을 둔 김동윤 동지가 담요를 뒤집어 쓰고, 스스로의 몸에 신나를 부을 수 밖에 없도록 만든 것은 과연 누구인가! 그동안 화물운송 노동자들은 특수고용직이라는 이유로 최소한의 노동기본권조차 박탈당했다. 그리고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 유가로 인해 적자운송을 감당해야만 했다. 그런데 이 모든 어려움을 노동자에게 전가하고, 그나마 정부가 화물연대에 약속한 유류보조비 조차 미납세금을 이유로 압류한 행태는 결국 화물노동자들에게 죽음을 강요한 것과 무엇이 다른가!
고 김태환 열사가 ‘특수고용직 노동권 쟁취!’를 요구하다 비참한 죽음을 맞은지 벌써 석달이 되어가고 있다. 그럼에도 노무현 정권은 눈하나 깜짝하지 않고, 특수고용직의 문제를 방치하고, 오히려 ‘유사근로자’ 운운하며, 노동자성을 인정하지 않으며, 생존권을 위협하고 사지로 내몰고 있다. 도대체 얼마나 많은 이들을 죽이려 하는가!
출범 초기 보수언론이 친노동자 정부라고 호들갑을 떨고, 일부 시민운동 진영의 개혁정부가 될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노무현 정권은 집권 이후 계속적으로 충실한 자본가의 대변인 역할을 해왔다. 작년 궤도4사와 보건의료, LG 칼텍스 투쟁에 대한 직권중재, 울산 플랜트 노동자들과 하이닉스 매그나칩 동지들에 대한 폭력 도발, 아시아나 조종사 노동조합 투쟁에 대한 긴급조정권 발동이 이를 잘 말해주고 있다. 또한 하반기 개악을 예고하고 있는 비정규직 법안과 노사관계 로드맵을 통해 노동자 민중을 고통과 비탄으로 몰아가고 있을 뿐이다.
김동윤 동지의 분신은 특수고용직 노동자들의 노동기본권 박탈, 살인적인 유가와 정부의 대책에 근본적인 책임이 있다. 때문에 노무현 정권의 이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노동자들을 죽음으로 내모는 정권은 더 이상 국민의 정부가 아니다. 노동자의힘은 노무현 정권의 반노동자 행태에 맞서 힘차게 투쟁할 것이다. 단결 투쟁만이 노동자들이 죽음으로 내몰리는 현재의 상황을 타개하는 유일한 길이다.
2005년 9월 11일
노동자의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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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 노동자를 분신으로 내모는 노무현 정권은 더 이상 국민의 정부가 아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