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비연 집행위원장입니다.
엊그제 보호소, 아니 정확히 말하면 강제수용소에 구금되어 있는 까지만 위원장으로부터 전화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어제는 마숨 사무국장 동지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모두 한결같은 목소리로 "우리는 절대 범죄자처럼 끌려서 출국당하지 않을 것이다. 목숨걸고 싸울테니 밖의 동지들, 우리 걱정 마시고 힘차게 투쟁을 조직해 달라"는 요청이었습니다.
눈물이 핑그르~ 돌았습니다. 이 X같은 세상! 어찌 대명천지에 이런 일을 벌일 수가 있단 말인가! 아니, 더 화가 나는 것은 당장 우리 투쟁을 힘있게 조직하지 못하고 있는 스스로에 대해서였습니다.
머리를 맞댑시다. 그리고 실천으로 나섭시다! 이주노동자에 대한 단속/추방을 막아내고 끌려간 동지들을 석방시키기 위해 행동합시다! 작은 것이면 어떻습니까? 시작하고 행동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전비연 정의헌 부의장 님께서 동지들이 잡혀가신 다음날(11월28일), 전국의 비정규직 노동자 동지들에게 보내는 호소문 하나를 보내주셨습니다. 아래 그 전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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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곳곳에서 혼신의 힘을 다해 투쟁하고 계시는 비정규직 동지들! 수고 많으십니다.
어제(27일)부터 대선투쟁이 본격적인 막을 올렸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너무나 가슴아픈 현실도 함께 보았습니다.
대선이 시작되는 첫 날 이른 아침부터 이주노조 임원들이 모두 잡혀갔습니다. 까지만 위원장, 라쥬 부위원장 겸 서울지부장, 마숨 사무국장 등 3명의 이주노조 동지들이 출입국관리소의 기획 침탈에 의해 길거리에서 사냥당하듯 체포되어 청주 출입국보호소에 갇혔습니다. 서울본부 한 사무실에 있으면서 늘 잡혀가는 동료들을 위해 불철주야 뛰어다니는 모습을 보면서도 아무런 힘도 되지 못하는 저 자신과 일반노협의 처지가 늘 부끄럽고 안타깝기만 했는데 또 다시 이런 일이 일어나고 말았습니다.
지금 이 시간 전국의 뜻있는 이주노조 조합원들이 옆 강당에 모여 슬픔과 분노의 가슴을 안고 대책회의를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전국의 출입국관리소 앞에 나가서 1인 시위라도 해야 하지 않을까요? 그리하여 이역만리 남의 나라에서 일시에 이 나라 정부의 야만적 폭력으로 일시에 지도부 동지들을 잃고 슬픔에 젖어 있는 이주 조합원 동지들에게 작은 위로의 몸짓이라도 전해야 하지 않을까요?
사랍답게 살아보겠다고 큰 용기를 내어 민주노총 조합원이 된 그들입니다. 우리 비정규직 보다 못하면 못했지 우리와 조금도 다르지 않은 처지의 노동자들입니다. 생각해보면 지난 봄 여수 화재참사로 쇠창살 안에서 불길에 휩싸여 불귀의 객이 된 이주 노동자들에 대해서도 그저 바라만 보고 있었던 것이 내내 회환으로 남아 있는데 또 다시 바라만 보고 있는다면 민주노총은 무엇이며 또 같은 민주노총 조합원으로서 우리들 자신은 무엇겠습니까?
전국의 투쟁하는 비정규직 동지들, 그리고 간부 동지들! 또 비정규 노동사회단체 동지들!
우리 지역 일만 해도 아니 우리 사업장, 우리 단체 일만해도 어렵고 힘들고 바쁜데 우리가 더 이상 무엇을 할 수 있다는 말인가? 굳이 힘도 없는 우리 비정규노조가 먼저 나서야 하는가? 라고 생각하지는 맙시다. 동지들! 이주 동지들이 슬픔과 혼란을 수습하고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작은 힘이라도 보탭시다. 이주노조 동지들이 비상 지도부를 구축하고 목숨을 걸고 투쟁할 결의를 다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들 비정규직 동지들은 비록 힘은 약하지만 누구 보다 헌신적으로 전국 곳곳에서 이랜드 비정규동지들의 투쟁에 앞장섰습니다. 그리하여 이랜드 동지들이 투쟁을 결의하고 싸워나가는데 용기를 북돋우는 역할을 하였습니다. 우리가 했던 이랜드 연대투쟁을 생각하면 훨씬 작은 헌신과 실천으로도 이주 동지들에게 큰 용기를 줄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이주 동지들이 요청하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알아 보겠습니다. 동지들 조만간 다시 연락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아닙니다. 동지들께서 전국 곳곳에서 우리 보다 더 많이 죽어가고 끌려가는 이주 동지들에게 어떻게 하면 작은 힘이라도 될 수 있을까 머리를 맞대로 의논해 주시길 바랍니다. 대선투쟁도 힘차게 합시다. 대선승리로 정세반전의 작은 기틀이라도 만들어야 이와 같이 계속되어온 야만적인 인간사냥이 이 땅에서 사라지는 날이 앞당겨질 것입니다. 간곡한 심정으로 호소합니다.
- 전국비정규노조연대회의 부의장 정의헌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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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의 투쟁하는 비정규직 동지들에게 호소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