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랑스런 민주노총 조합원 및 대의원 동지들께
동지들,
비록 짧은 임기이지만 이번에 뽑히는 지도부는
내년 초에 선출될 3년 임기 지도부보다 그 역할이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투쟁 사안의 막중함으로 보면 오히려 더 중요한 투쟁 지도부일 수도 있습니다.
내년에 선출될 지도부가 제대로 된 역할을 할 수 있느냐 여부는
이번 지도부가 올 한 해 투쟁과 조직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판이하게 달라질 것입니다.
임기 첫 날부터 끝나는 날까지 투쟁으로 밤낮을 지새는 지도부가 될 것이기에 더욱 그렇습니다.
그리고 공무원 노조 동지들까지 포함하면
80여만 조합원들의 대표 9명을 뽑는 중차대한 선거이기도 합니다.
비록 930여명의 대의원들만이 투표권을 가지고 있어
대다수 조합원들의 의사가 반영될 수 없는 큰 문제점을 안고 있지만
현재로선 대의원 동지들이 전체 조합원의 대표로서 올바른 계급적 관점을 가지고 올 한 해 사업을 성실하게 잘 해 낼 수 있는 임원 후보에게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할 수 있도록 기대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지만 이런 제도적 문제점을 탓하기만 해선 문제가 개선될 수 없습니다.
무엇보다 선거가 끝나고 나면 후회해도 말짱 도루묵이기 때문입니다.
조합원 동지들,
발언해야 합니다.
제안해야 합니다.
호소해야 합니다.
요구해야 합니다.
특히 투쟁사업장과 중소영세비정규 사업장 동지들의 목소리가 흘러넘치고 수렴되어 공약에 반영되는 선거가 되어야 합니다. 안타깝게도 아직까진 현장 조합원들의 관심이 심각할 정도로 저조하고 어디에서도 조합원들의 진솔하고 절박한 요구와 호소가 잘 보이지 않습니다. 이래선 안 됩니다. 민주노총의 주인은 80만 조합원입니다. 조합원 동지들, 의무금을 낸 만큼(의무금을 낼 수 없는 동지들이라도) 권한을 행사해야 합니다. 제약된 조건에서라도 홈피 자유게시판이나 선관위 토론 게시판을 통해 적극적으로 실명이나 익명으로 현장의 생생한 의견을 전달해줘야 합니다.
대의원 동지들께 어떤 의견이든 자신의 생각을 주장하고 전달해야 합니다.
출마한 후보 중 누가 당선되더라도 “정말 정신 바짝 차리지 않으면 안 되겠구나”라고 사심 없이 결의를 드높게 가다듬을 수 있도록 촉구해야 합니다. “그저 임기만 채운다면 조합원 동지들로부터 엄청난 질책과 비판을 받겠구나, 잘못하면 불명예 퇴진할 수도 있겠구나”라고 신경이 날카롭게 곤두설 만큼 팽팽한 긴장감을 가지도록 압박해야 합니다.
투쟁사업장 동지들은 하루 하루 숨막히는 한계선을 오가는데
80만 조직의 지도자를 자임하는 후보들이 무사안일해서야 되겠습니까.
무엇보다 먼저 투쟁사업장 동지들의 처지를 가장 앞장서 공감하고 이기는 투쟁을 조직하는데 신명을 바칠 수 있어야 합니다. 반드시 그런 후보를 이번에 선출해야 합니다.
대의원 동지들,
간선제라는 제도 속에서 동지들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막중합니다.
자신이 대표하는 조합원 동지들의 의견을 꼭 물어보고 한 표를 던져야 합니다.
그 한 표는 최소한 수 백 명을 대신해 던지는 한 표이기 때문입니다.
민주노총 한 해 예산이 수 십 억입니다.
80만 거대조직의 예산 규모로는 그리 많다고 볼 수 없지만
현장에서 해고되고 구속되고 병들고 손배 가압류로 고통받는 동지들께는 엄청난 거액입니다. 조합원들이 낸 조합비인 이 예산을 한 해 동안 집행할 지도부이기에 잘 뽑아야 하는 것입니다.
제 솔직한 심정으론 비정규 개악안 저지 투쟁이 아니더라도
조합원들의 관심을 모아내고
최소한 대의원들에게 후보간 쟁점이 명확히 인식될 수 있도록
선거 기간은 연장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현재 선거는 80만 조합원들로 구성된 대중조직에서 이뤄지는 선거라고 보기엔
지나치게 상층 중심으로 골방에 갇힌 선거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다시 한 번 호소합니다.
비정규개악안 저지와 권리보장입법쟁취투쟁에 적극 동참하는 과정을 통해
투쟁하는 지도부
혁신하는 지도부
책임지는 지도부
일 잘 하는 지도부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계급적 단결을 일보 전진시킬 지도부를
가리고 검증하고 판단해 주십시오.
동지들
투쟁의 현장에서 뵙겠습니다. 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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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조합원 동지들께 호소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