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우진교통, 노동자 기업으로 재탄생
169일만에 극적 협상 타결…노조가 부채 떠안고 경영권 행사키로
체불임금 청산 등을 요구하며 지난해 7월24일부터 장기파업이 계속돼온 우진교통 사태가 10일 오전 청주시청에서 노조의 경영권 인수 등을 골자로 하는 합의안에 노사가 조인하면서 169일만에 마무리됐다.
노사가 이날 합의한 주요 내용은 노조가 임금·퇴직금(65억원)을 포함해 회사부채 전액(137억원)을 승계하는 대신, 회사는 이 회사 전체 주식(29만주)의 50%를 노조에 무상양도하고 대표이사 선임권, 이사 3명의 선임권을 노조에 넘기기로 했다.
또한 노사는 파업 기간중 발생한 고소고발사건에 대해 모두 취하하고, 관리직 40여명과 비조합원 17명에 대해서도 본인이 희망할 경우 선별고용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사쪽이 마지막까지 요구해 온 민아무개 대주주의 어음채권 11억5천만원에 대해서도 원금은 물론 이자도 포기하기로 하고 노조가 개인보증으로 대체하기로 최종 결론지었다.
이번 협상 타결로 청주지역 최대 버스업체인 우진교통은 노동자 자주관리 회사로 재탄생하게 됐다. 현재 청주지역의 6개 업체에 소속된 버스는 438대이며 이 가운데 우진교통이 117대를 보유하고 있다.
노조는 이번 달 말까지 경영권 인수에 따른 모든 법적 절차를 마무리짓고 정상 운행을 재개한다는 계획이다. 노조 조합원 230명은 당초 3자매각이 진행될 경우 임금채권과 부채를 인수할 업체가 없을 것이라고 판단해 노동자 자주관리 회사설립을 위한 기초운영자금으로 조합원1인당 500만원씩을 내기로 결의해 현재까지 10억원을 모금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는 지난해 7월24일 임단협이 결렬되자 체불임금 14억8천만원 청산을 요구하며 파업에 들어갔으며, 회사는 8월25일 직장폐쇄를 단행했다. 이에 청주시는 11월16일 사업면허 취소를 통보하고 이에 필요한 청문 절차에 들어갔으며, 12월6일에는 노사간 자율교섭에 의한 타결을 전제로 사업면허 취소를 유예하면서 오는 10일까지 회사가 사태해결 방안을 마련할 것을 요구해왔다.
노동자 자주관리기업, 경영 정상화에 관심
노조 "투명성과 경영혁신, 질 높은 서비스로 승부"
우진교통 사태가 노사간에 극적 타결로 일단락됨에 따라 수많은 부채를 떠안고 출발하는 노동자 자주관리 회사가 경영정상화에 성공할 지 여부에 관심의 초점이 모아지고 있다.
노조는 우선 노동자 자주관리기업의 최대 장점으로 '투명경영'을 내세우고 있다. 그동안 회사가 지자체 보조금으로 연간 14~15억원을 받아왔고, 버스 1대당 운송수익금이 월 50~80만원으로 안정적인 수입이 발생하고 있다며, 운영적자가 발생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 노조쪽의 주장이다.
우진교통의 운영적자는 엄청난 부채를 떠안고 인수한데다, 친인척 등 관리직 40여명, 비상임 이사 임금지급, 이사들의 투자금에 대한 고율이자 지급, 과도한 조직운영비 등 투명하지 못한 경영에서 발생했다며, 앞으로 모든 자료를 이사회와 노조에 투명하게 공개하고 경영상의 문제점이 발생할 경우 신뢰를 기초로 공동으로 해결을 모색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일부 업체들은 노조가 경영권을 인수할 경우 그동안의 회사 자료가 공개될 수밖에 없고, 이에 따라 지자체 보조금 과다 청구, 운영적자 주장의 허실 등 경영실태가 드러날 것으로 우려해 노조의 회사인수를 반대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는 앞으로 5년 이내에 경영을 정상화한다는 계획인데, 노조가 떠안은 부채는 현재 체불 등으로 인한 임금채권 65억원과 은행부채 34억원, 유류대및할부대금 등 11억2천만원, 주주채권 11억5천만원, 회사운영비와 공과금 16억3천만원 등 모두 137억원이나 된다.
이번 협상 과정에서도 노조는 부채 문제를 집중 검토, 우선 은행채권은 차고지부지 2개중 1곳을 매각해 변제하고, 미지급금과 주주채권, 공과금 등을 분할상환 등의 방법으로 우선 변제하거나 장기로 전환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와 함께 임금체계를 개편하고 경영이 정상화될 때까지 긴축경영, 노선통합, 차고지 통합 등 관리비 절감에 만전을 기해 4~5년 후에는 정상궤도에 도달한다는 계획이다.
노조는 "앞으로 청주시민과 충북도민들에게 주인의식과 친절봉사 정신으로 무장해 질 높은 교통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노동자 자주관리기업의 성공모델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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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태일 열사의 뜻이 35년이 지난 이제사 이루어 지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