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철폐운동본부]무엇을 할 것인가?
글쓴이 : 낮은목소리
등록일 : 2005-01-16 22:00:32 조회 : 51 추천 : 4 반대 : 0
비정규직철폐운동본부의 원안이 부결되고 수정안이 가결된 이유의 두번째가 바로 비정규직운동본부의 역할, 즉 어떠한 사업내용을 가질 것이며, 이에 따라 어떠한 조직체계를 갖출 것인가?에 대한 이견이다.
추측컨데(추측할 수밖에 없는 것은 수정안을 제출했던 이용식최고위원을 비롯한 집행부-노동위원회 포함-에서는 이견이 존재한다는 내용을 밝힌 바가 없기 때문이다) 아마도 직접적인 조직화는 민주노총에 맡기고 그 이외의 역할을 하겠다는 것으로 추측된다. 그리고 그 이외의 사업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다. 왜냐면 어떠한 사업을 할 것인지에 대한 내용을 스스로 가지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아쉽게도(?)아무런 내용도 없는 수정안이 가결된 것이다. 그저 본부를 설치하지만 내용에 대해서는 나도 잘 모르겠지만 어찌되었든 원안은 아니다. 그러니 의견을 조금더 수렴해야겠다는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이다.
비정규직철폐운동본부가 무엇을 할 수 있으며, 무엇을 하여야 하는지. 사업의 집행을 위해서는 어떠한 체계를 갖추어야 하는지 민주노총 주진우 비정규사업실장의 진보정치 기고문을 소개하면서 시작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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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노동자들의 당 지지율은?
국회에 상정된 정부의 비정규관련법안의 국회 처리가 실질적으로 유보되면서 연말을 달구었던 비정규 투쟁이 일단 숨을 고르고 있다. 민주노총의 총파업과 비정규 노동자들의 국회의 총파업과 비정규 노동자들의 국회 타워크레인 농성이 치열하게 전개되던 때, 민주노동당이 팔짱을 끼고 있었을 리 없다. 민주노총과 함게 비정규관련 정부 개악안의 철회와 권리보장 입법 쟁취를 위해 한 몸으로 싸워왔다. 비정규 관련 집회에는 어디서곤 민주노동당의 깃발이 휘날렸고, 당대표와 의원단, 피로를 모르는 수많은 당원들이 이 투쟁을 함께 했다.
그런데 과연 이것으로 충분한 것인가. 당의 활동이 비정규노동자들에게 감동을 주고 자신들을 대변하는 정당이라고 생각하게 만들었을 가. 아마 그랬을 것인다. 그러나 확신이 가지 않는다. 그 답의 단초는 스스로를 한번 객관화 해보는 일에 있을 것이다. 당이 비정규 문제를 '자신의', '핵심적' 사업 과제로 하고 있는가.
이는 당의 지지기반은 무엇이고 앞으로 어떤 층을 지지기반으로 삼을 것인가 하는 문제와 연관되어 있다. 민주노동당은 이 사회구조의 모순 속 제일 밑바닥에서 짓눌려 살아가는 사람들, 노동자와 민중을 대변하는 정당이다. 지금 시기 그이들은 누구보다 비정규 노동자라는 사실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비정규 노동자를 대변하는 것은 민주노동당의 정체성과 지지기반을 규정하는 기본 사업이다. 이를 환기한다면 비정규사업의 위상이 지금보다 질적으로 한 단계 끌어 올려져야 하지 않을까.
그 핵심은 비정규 투쟁에 대한 지원과 엄호를 넘어서 당의 주인들, 혹은 잠재적 주인들인 비정규 노동자 문제를 당의 주요 전략 차원으로 끌어 올리고, 비정규 노동자들을 당 활동에 주체적으로 참여하게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비정규 관련 사업이 당의 모든 사업에 일관되게 관철되야 한다. 당의 중장기적 전략과제 속에, 의정 활동의 주요 전략을 채택할 때, 핵심 슬로건이나 홍보 전략을 만들 때, 조직 전략을 세우고 지구당별 당원조직화 사업을 진행할 때 항상 비정규 노동자 문제를 주요하게 고려해야 한다. 비정규 사업의 위상을 강화할 수 있도록 당의 체계를 변화시키고, 당이 비정규 노동자들에게 뿌리 내리도록 하기 위한 지구당 비정규 사업을 강화하는 일도 절실하다.
민주노동당이라면 응당 비정규노동자들의 대다수를 자신의 지지층으로 해야 한다. 최소한 비정규노동자들에게 당 평균 지지율을 훨씬 상회하는 지지율을 얻어야 한다. 지금 당은 비정규노동자들로부터 몇% 지지율을 얻고 있는가. 이것을 정확하게 아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할 지도 모르겠다. 하기로 하면 어려운 일은 아니다. 당 지지율 관련 설문에 응답자의 고용형태를 묻는 문항을 추가하기만 하면 된다.
최근 당의 생산직 노동자로부터 매우 낮은 지지를 받는다는 한 통계가 당 내외에서 얘깃거리가 된 적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춤추는 지지율 통계에 일희일비하는 것이 꼭 바람직한 일은 아니라는 생각이지만, 오히려 이참에 지지층에 대한 꾸준한 점검을 통해 당의 전략을 수립하고 보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국회에서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보수 지역정당들은 지역에 기반한 전략을 적극적으로 구사한다. 그 합리성 여부를 떠나 여당의 행정수도 이전 카드도 기본적으로는 지역 전략에 기반한 것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민주노동당은 이런 지역 전략을 혐오하는 정당이다. 우리가 사랑하는 전략은 땀흘려 정직한 노동을 하면서도 우리 사회의 밑바닥에서 고통받는 다수 대중을 끌어내기 위한 전략이다. 언젠가 어떤 이가 명명한 "아래로 흐르는 물의 연대"를 위한 당의 적극적 전략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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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이 비정규직사업에서의 핵심은 '조직화'이다. 어떠한 조직이든 지지를 받고자하는 단위가 있으며, 당연히 그 단위를 조직하여 자신의 든든한 지지자로 만드는 것은 이견이 존재할 수 없는 가장 기본적인 사업이다. 그렇지만 이용식최고위원의 발언을 해석하자면 '조직화'는 당의 몫이 아니며 민주노총의 몫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용식최고위원의 인식이 심각한 것은 여기에 있다. 조직화의 주체가 당이냐? 민주노총(노동조합)이냐 하는 이분법적인 잣대 자체가 문제인 것이다.당이 계급대중의 이해를 대변하고 새로운 세상을 건설하기 위해서는 계급대중을 당의 주체로 우뚝세워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당원으로..당 사업의 주체로 세우는 조직화가 최선의 과제가 될 수밖에 없다. 그것 이외에 어떠한 조직방침이 있을 수 있는가? 집회에서 당의 깃발이 나부끼고, 성명서를 내고 대표단이나 국회의원이 연대사를 하는 것을 뛰어 넘으라는 주진우실장의 비판은 왜 강조되었을까?
조직화 사업은 당과 민주노총의 긴밀한 협조와 연대로, 당의 조직화사업이 민주노총의 성과로, 민주노총의 조직화사업은 노동자의 정체세력화라는 정치방침에 당의 성과로 귀결될 수 있다. 모든 것을 논외로 하고 도대체 당이 조직하면 잘못되는 것이라도 있는가? 당이 그로인해 심각한 타격을 받는가?
4.15총선 이후 당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각 지역위원회로 노동자들의 상담이 끊이지 않고 있다. 대부분 미조직노동자로 고용형태는 말할 필요도 없이 비정규직노동자들이다. 이러한 과정과 의식적인 조직사업의 결과 당의 지역조직은 비정규직노동자들의 조직화사업을 핵심적인 과제로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중앙당의 조직실은 지역위원회의 조직화 사업을 지원하는 임무를 당연히 부여받는다.
조직화와 더불어 같이 가야할 사업이 바로 법률지원, 상담, 교육선전, 그리고 노동행정 감시활동과 전당적인 또는 전국적인 투쟁 등을 지지,지원하고, 조직하며 이를 위해 새로운 프로그램 등을 개발하는 것이다.
이러한 사업의 집행을 위해서 '당원모임'에서는 정책기획실과 조직실을 둘 것을 제안하고 있다.
정책기획실은 노동위,조직실,정책위,의정지원단과 전문위원(비정규조직 및 화동가로 구성)으로 구성하여 사업을 기획하고 배치하는 역할을 수행한다.즉 비정규직 의제와 투쟁전술을 개발하고 기획하여 전당적인,전국적인 투쟁으로 배치하는 것이다.
조직실은 고용형태별로 담당자를 두어 현장의 목소리를 즉각적으로 수렴하고 현장의 조직(활동가)과 긴밀한 연대와 협조로 투쟁을 지지하고 조직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고용형태별 담당자는 직접고용(계약직 임시직)/간접고용(사내하청,용역,파견)/특수고용/여성 담당자를 선임하되, 현장활동의 경험이 있는 활동가를 선임하여(비정규직노동조합의 추천이 가장 바람직한 선임의 절차하고 판단한다.) 비정규직노동자가 비정규직사업의 주체가 되도록 하는 것이다.
그리고 각 시도당과 지역위원회에 비정규직철폐운동본부를 건설하여(가급적 별도의 조직을 건설하되 역량을 타산하여 지역조직의 노동위원회의 핵심과제가 될 수 있도록 한다.)당의 방침이 전당적,전국적으로 집행될 수 있도록 한다.
위와 같은 사업내용을 집행하기 위해서 본부는 자기완결적인 집행체계를 갖추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지금처럼 연대사나 성명의 발표로 자신의 임무를 한정지은다면 본부의 구성은 불필요하다. 그저 실무자 1~2명을 더 두는 것으로도 충분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러할 경우 당은 비정규직노동자들의 지지를 포기하여 자유주의적 개혁세력만으로 만족하여야 하며, 이것은 당의 강력적 선언인 '노동계급의 중심성'을 스스로 포기하고 개량주의정당이라는 것을 선언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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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당게] [비정규직철폐운동본부]무엇을 할 것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