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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2-17 11:32:3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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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동자의힘 |
 [성명서][민주노총 대의원대회 무산에 대한 노동자의힘의 입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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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대의원대회 무산에 대한 노동자의힘의 입장]
친자본적, 관료적 운동에 대한 혁신투쟁 없이, 민주노총의 위기 극복할 수 없다!
- 예고되었던 대의원대회 파행, 도려내야 할 것은 무엇인가?
민주노총은 지난 10월 강승규 비리사태로 불거진 민주노조 내부의 부정비리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더불어 민주노조운동의 자주성, 민주성, 도덕성에 대한 근본적 훼손에 대한 ‘경각심’은 확산되지 않고 있다. 이수호집행부 총사퇴를 둘러싸고 보여진 ‘정파간 구도’라는 주장이 바로 그 단면이다. 그리고 이 ‘정파간 갈등과 대립으로 치닫는 민주노총의 내홍’이라는 민주노조 일부의 주장은 민주노총의 처한 위기를 외면한 채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한 것일 뿐이다. 비리사태가 터진 후 4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민주노총에 뼈를 깎는 고통을 감내한 혁신의 노력은 고사하고 변화의 가능성조차 보이지 않고 있는 결과가 이를 말해주고 있다.
강승규 비리사태가 터지고 난 후 민주노총 내부에서는 자성의 목소리가 높았다. 민주노총 지도부의 책임있는 자성을 촉구하는 단위현장의 목소리들이 올라왔고 ‘혁신’문제는 전면적 화두가 되었다. 그러나 당면한 비정규개악 공세는 민주노총이 조직혁신에 집중할 수 없는 불가피한 상황을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투쟁 때문에 민주노조운동의 혁신과제가 없어진 것이 아니다. ‘제대로 된 투쟁’을 위해서라도 혁신은 더욱 긴요하고 중요한 문제이다. 이는 민주노조운동의 기본 이념과 원칙을 재정립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지난 10월 이후 적어도 현재까지 민주노총을 비롯한 노동운동진영은 본질적인 문제에 접근하지 못한 채 시간을 거꾸로 돌리고 있다.
12월 비정규개악저지투쟁이 마무리되기도 전에 민주노총은 급격히 선거 국면으로 전환되었다. 민주노총 중집회의에서 제기된 수십 건에 달하는 비리사건은 수면 아래로 잠겼으며 규율위원회는 구성만 했을 뿐 단 한 건도 처리하지 못하고 ‘유령위원회’가 되어있다. 민주노총 지도부 총사퇴를 촉구하며 사직한 민주노총 상근활동가들의 복직은 ‘인사권’ 시비에 놓여 있고 급기야는 급조된 대의원 선거명부로 인해 2.10대의원대회가 무산되는 상황까지 이르고 있다. 대의원대회 무산을 책임지고 사퇴한 비대위원이 다시 비대위원장이 되고, 전민주노총 위원장이라는 자는 경총이 주최하는 대담에 나가 “깽판 칠 준비를 하고 있는 사람이 있어 문제”라는 망언을 서슴없이 하고, 이를 받아 어용의 상징인 KT노동조합집행부는 ‘깽판세력(?)의 징계’를 요구하고, 민주노총 지도부와 중앙집행위원회는 이를 수용하였다. 그야말로 민주노총이 과연 ‘혁신’이 가능한 조직인지를 의심케 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매우 혼란스러워 보인다. 그러나 한 겹만 거두어내면 민주노조운동에서 도려내야 할 것이 무엇인지는 너무도 명확하다. 그것은 애초 강승규 비리사태로 불거진 민주노조운동 내부의 각종 비리와 노사담합, 조합원 대중의 통제 밖에 놓여 있는 관료적이고 형식적인 민주노총의 의사결정 구조 문제이다. 즉 민주노조운동의 자주성과 민주성의 위기, 친자본적 노조운동이 불러온 위기이다.
- 대의원대회 무산의 책임공방, 본질은 은폐!!
2005년 초 사회적 교섭을 둘러싼 민주노총 내부의 논란과 대립양상은 겉으로 드러나 것만 보면 사회적 교섭에 반대하는 소수세력이 민주노총의 노사정위원회 복귀를 막기 위해 물리력을 동원해 민주노총 대의원대회를 무산시켰다는 것이다. 보수언론과 민주노조운동 일부세력은 이 사실에 초점을 두었을 뿐 민주노총 지도부가 추진하려고 하는 사회적 교섭의 의도와 본질이 무엇인지는 보지 않았다. 지도부를 장악한 세력의 패권적 조직운영, 형식을 앞세운 노동자민주주의 파괴는 애써 외면했다. 친자본 논리에 포섭되어 있는 사회적 교섭의 결과가 가져다 줄 재앙에는 관심도 없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지도부에 의해 일방적으로 추진된 ‘사회적 교섭’은 파탄선고를 받았다. 사회적 교섭을 통해 해결된 것이 단 한가지로 있던가. 결국 사회적 교섭을 추진했던 지도부는 노사정대표자회의 중단, 노동위원회 등을 탈퇴하며 노동부장관 퇴진투쟁으로 하반기 투쟁을 마무리했다.
2006년 정기대의원대회 무산을 둘러싼 논란 역시 대의원대회 자격논란과 파행책임 공방으로 쟁점이 형성되어 있다. 이전과 동일하게 보수언론과 일부 운동세력들은 ‘무산’이라는 결과에만 주목한다. 그러나 그 뒤에 감추어져 있는 문제는 보지 않고 있다. 지도부 선거를 하게 되었던 이유, 바로 강승규 비리사태로 시작된 민주노총 지도력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서 핵심은 ‘민주노총을 어떻게 혁신할 것인가’이다. 그리고 사태의 발단은 그 혁신과제를 외면하는가 아니면 대의원대회부터 이를 시작할 것인가를 둘러싼 대립과 충돌이다.
- 절차와 형식에 숨지 말고 노동조합운동의 노선과 전망에 대한 입장을 표명하라!!
2006년 정기대의원대회는 지도부 선거라는 계기를 통해 제기되고 있는 혁신과 투쟁과제에 대한 입장과 태도를 중심으로 쟁점이 형성되지 않고 있다. 현재 민주노총이 처한 ‘위기’가 단순히 몇 가지 제도를 만드는 수준으로 해결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면, 노동자들은 바로 이 점에 주목해야 한다.
노연-전국회의 연합으로 표현되는 세력들은 이수호 집행부의 사업기조를 계승하는 것을 전제로 ‘안정’을 강조한다. 대의원대회 절차를 통해 지도부를 선출하고 집행의 안정성을 담보하는 것으로 출발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KT노조집행부가 어용이던 아니던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선관위가 확정한 대의원 명부대로 선거를 해서 지도부를 선출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들이 ‘대의원대회 사수’를 그토록 외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따라서 대의원 자격논란과 파행의 책임 공방은 그들에게 매우 중요한 쟁점이 될 것이다.
그와 반대로 혁신과 투쟁과제에 주목하고 있는 세력들도 있다. 직선제 추진으로 표현되는 제도 혁신의 문제나 KT노조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는 것 등이다. 그러나 이 역시 현재 민주노조운동이 처한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출발점의 의미는 있으나 무너지고 있는 민주노조운동의 이념과 운동전망을 제대로 세우는 근본대책이 아님은 분명하다. 그런 점에서 우리는 지난 2월 13일 열린 민주노총 중집회의의 ‘산별집단탈퇴 무효’라는 결정에 주목한다. 이는 민주노총 대의원대회 무산보다 더 중요한 문제이다. ‘산별집단 탈퇴 무효’라는 결정은 산별노조의 원칙과 운영에 대한 전면적 논쟁이 불가피함을 보여준다. 그리고 이는 민주노총의 혁신과제가 단순히 제도 혁신에만 머물러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현재 전개되는 산별운동에 대한 전면적 문제제기 없이는 19대 0(중집투표 결과)이라는 거대한 벽을 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제 노동(조합)운동은 지금이야말로 ‘위기’극복을 위한 노동조합운동의 노선과 전망을 둘러싼 내용적 논쟁을 본격화해야 한다. 이 속에서 친자본의 논리가 깊숙하게 스며들어 있는 현재의 민주노조운동 상태를 객관적으로 드러내야 한다. 정파구도라는 본질을 흐리는 논란을 만들지 말고 자신들의 입장을 과감하게 드러내야 한다. 일차적으로는 작년 한해 제기되었던 노사담합의 결과인 비리문제, 사회적 교섭에 대한 태도에 대한 매듭을 져야 한다. 그리고 민주노총 지도력을 책임지고자 한다면 이제 절차와 형식에 숨는 행위는 중단하고 민주노조운동의 노선과 전망에 대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 그것이 ‘민주노총 혁신은 과연 가능한지’를 회의하는 계급대중에게 민주노총이 보여야 할 태도이다.
노동자의힘은 민주노총이 당면 투쟁과 혁신과제를 외면하는 한 민주노총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단초조차도 마련하기 어렵다고 판단한다. 동시에 여러 운동진영 또한 당면투쟁과 혁신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임해야 한다. 노동자의힘 역시 민주노조운동의 민주적 계급적 발전을 위한 ‘혁신’투쟁에 선도적으로 임할 것이며, 당면한 비정규개악안 저지투쟁에 앞장서 투쟁할 것이다.
2006.2.17
노동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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