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이상선 입니다.
지난 12/6(화) 국회 앞 시위혐의로 갑자기 구속되어 이제서야 소식 전합니다.
모두들 잘 계신지요?
당일 124명 연행자중 집해유예기간과 경찰폭행혐의로 구속자를 만든 검찰은 어떻게해서든 기소를 시키고자 여러 사유를 들고 있으나 구체적으로 이를 입증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시위혐의 증거에 있어 채증사진이 있으나, 자신들의 위법행위가 사실인지라 이후 재판과정에서 그 진위가 가려질거라 생각합니다.
이곳 구치소 생활은 작년 8월에 한달여간 지내다가 간곳이라 그리 낯설지가 않고 담당교도관도 여러모로 신경써주고 있어 그럭저럭 지낼만 합니다.
단지 갇혀있다는 답답함과 개인 행동에 대한 제약이 있기에 불편함을 느낄뿐이며 밖의 제법 추운날씨에도 견딜만 합니다.
그동안 조합일로, 바쁘다는 핑계로 불규칙적인 생활로 일관했는데 독거방에서 시간데로 일어나서 운동도하니 적응하기 나름인것 같습니다.
가족들의 우려가 있기에 가족에게 보내는 편지에도 밝혔는데 작년 구속때와는 달리 단식같은것은 않하고 있으며 주는밥 잘 챙겨먹고 몸 잘 챙기고 있으니 그리 걱정들은 않하셔도 좋을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국회 상황이 나빠지면 단식으로라도 "비정규권리입법"을 요구하려 했으나 저녁에 시청하는 T.V를 보니 그정도 상황은 아닌것 같기에 저 또한 무리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그저 몸건강히 잘 챙기다가 나갈 예정입니다.
동지여러분!
현재 정부와 자본이 합작되어 입법예고하고 있는 법안의 허상을 올바르게 지켜보고 진정으로 이땅 비정규직노동자들을 위한 "비정규직권리보자입법"을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보호입법이라는 미명하에 재벌의 무한 착취의 수단으로 공공연하게 하고자 비정규직확산법을 만드는데 노무현정권은 혈안이 되어 있습니다.
쌀개방으로 농민을 때려 죽이고 비정규직 확산으로 더욱 고통으로 허덕이게 하고자 하는 정부여당과 노무현정권은 더이상 국민들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자본의 비용부담으로 기간제사유제한,고용의제도입을 반대하고 있고 2002년 대선공약의 주요 사항이었던 "동일노동,동일임금"은 자취를 감추었습니다.
또한 특수고용노동자 노동3권은 마치 구렁이 담넘어 가듯이 법안으로 다루지도 않고 있습니다.
3백50만 농민의 생존권을 말살하는 쌀개방비준안을 강행통과시키고 새만금간척사업으로 농사가 아닌 투기사업에만 열을 내고있는 이나라 ,8백60만 비정규직 노동자도 모자라서 더욱 이을 옥죄이고 쥐어짜고자 전체 노동자를 비정규직화 하겠다는 이나라,
거꾸로만 가는 이 나라는 과연 누가 주인이고 누가 책임져야 할 것인지 후대에게 부끄럽기만 합니다.
진보를 꿈꾸고 뭔가 바뀌어야 한다는 것을 아는 이들이 먼저 한발 나서서 더욱 노력해야 할 것 입니다.
저는 2002년도에 법원 파업으로 해고된지 만 3년여가 넘었습니다.
당시 법원은 시설물용역관리인 명호개발(주)를 앞세워 마실물좀 사달라는 단순한 요구로 출발한 우리들에게 온갖 탄압과 회유,협박으로 일관했습니다.
파업 첫날부터 끌려갔을때 철저하게 모순된 법의 모습을 겪게 되면서 지루한 법정싸움이 시작되었습니다.
그 재판을 3년여가 이리저리 미루어오던 법원은 2005.12.15 단 한차례의 심리만으로 다가오는 2006.1.5 오전 10시에 종결한다고 합니다.
당시 사건으로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우리들에게 1심에서는 벌금형 100만원에서 얼마씩은 깎아줄지는 모르지만 그 결과는 그리 낙관적이지 않습니다.
있는자들을 위한 법을 만드는 국회에서 법을 폐지하지 않는 한 80년도 전두환정권이 만들었던 "집시법"은 언제든지 노동자,민중을 짖밟고 탄압하는 수단으로 쓰여질 것 입니다.
법적으로는 합법파업이지만 하필 법원에서 파업하였기에 괴씸죄로 끌려가고 이의 정당성을 다투고자 재판을 청구해도 3년여간 미루어오다가 최근에 헌법재판속에서 4:5로 현재의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이 합헌이라는 판결을 이용해서 정치적으로 빠져나갈 구멍만 찾는 이나라 사법부 그사법부에 부당성을 주장하니 현행 법률은 입법부인 국회에서 만들고 있으니 그리 알아보라는 무책임성 발언, 그 국회마저도 최근 사립학교법 반대한다하여 동원조차 하지 않으며 불법파업(?)중인지라 도대체 어디에서부터 잘못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이 불합리하고 잘못된 세상 각자의 자리에서 조금씩이라도 바꾸어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결코, 말이 아닌 실천이 담보된 행동과 남이아닌 내일같이 고민하고 생각했으면 합니다.
구실과 이유를 찾다보면 아무것도 할수없을 것이며 또한 평가를 두려워한다면 발전할 수 없을 것입니다.
차별받지 않고 사람이 사람답게 살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가는데 동지들과 언제까지고 함께하고 싶습니다.
몇일전 일반노조 면회시에 이곳에 갇혀있는 강승규를 보고 서로 아는체는 했으나 영 기분이 찜찜했습니다.
그간 각종 집회와 통일사업한다고 민주노총 이름으로 방북도 하였던 그가 한낮 비리협의로 구속되어 항소까지 한다고 하기에 짧게나마 해왔던 본인의 운동상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부끄럽지 않게 앞으로도 활동하려면 그 모습을 타산지석으로 살아야 할 것 같습니다. 또한 노동운동한다면서 공조운운 한국노총의 본 모습이 극명함은 현재 이용득이나 전위원장이었던 이남순의 이곳 생활을 알기에 더욱 바짝 정신 차리고 운동해야겠다는 것을 다짐하게 됩닌다.
그들이 수많은 대중과 노동자들에게 운동의 정당성을 이야기할때 한편으로는 개인 치부에만 급급했던 이중성에 초심의 마음을 잃는게 한순간이겠구나라는 생각을 합니다.
대중은 결코 어리숙하지 않다라는 명제가 있습니다.
그말은 대중을 선도하고자 하는이는 자신을 낮추고 헌신하는 솔선수범의 모습과 이를 절제하는 언행일치에서 그를 믿고 지지할것입니다.
쉽고도 간단한 명제이지만 끝까지 이를 실천하는것이 그리 녹록하지는 않지만 항상 자신을 돌아보고 주변을 정리해야 할 것 입니다.
먼저가는 사람은 외롭고 힘들다 하지만 그 길에 다수의 많은 사람들이 지나갈때 작게나마 흔적으로 남아 길을 밝히는 이정표가 될 것 입니다.
함께 만들어 갑시다.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한다면 많은 이들이 함께 할 것을 믿기에 항상 당당하고 힘차게 활동하겠습니다.
2005년 12월 18일 영등포구치소에서 이상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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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선동지 편지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