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시민의 예술단체 발전은 일방적 법인화가 아닌 공공성 확대이다!
서울시의 밀실행정, 서울시향 법인화 반대한다!
우리 전국문화예술노동조합 세종문화회관지부는 시민의 문화향유권을 보장해야 할 책임자인 서울시가 문화예술과 예술단체의 발전을 꾀하려는 의욕에 대하여 긍정적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시민의 문화적 권리를 올바르게 보장하지 못하는 서울시의 일방적 문화정책에 반대하며, 2004년 12월 28일 입법예고한 서울시출연예술단체설립운영조례 제정안 입법예고와 서울시 예술단체 중 1차로 서울시교향악단 법인화를 밀실에서 추진하며 2005년 1월 21일, 비밀리에 발기인대회까지 행하는 처사를 즉시 철회할 것을 요구한다.
서울시는 이제까지 서울시 예술단체가 소속된 세종문화회관 내에서 교향악단 단원은 물론 세종문화회관 주체들과 단 한 번도 공식적으로 예술단체 법인화에 대해 논의한 바도 없으며, 예술단체 법인화에 대한 어떠한 사회적 논의나 의견수렴 절차조차 거친 바 없다.
서울시 조례에 의거하여 시민의 문화예술을 위해 일할 소임을 맡고 있는 세종문화회관은 서울시의 지나친 개입과 통제, 빈약한 지원으로 인해 시민의 문화향유권을 제대로 보장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그런데 이러한 상황에서 난데없이 서울시가 예술단체 법인화를 언론에 공표하고, 심지어 서울시 교향악단 단원조차도 모르는 시향법인화 발기인대회라니 우리는 분노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문화예술은 공공재이다.
따라서 공공의 문화예술을 서울시민이 향유할 수 있도록 서울시가 이를 책임지되, 그 접근과 방법은 서울시민과 문화예술을 담당하는 주체들의 적극적 의사반영을 민주적으로 구현하며 예술작품, 제공기회, 행정서비스 등 종합적 측면에서 공공적 가치 확대라는 목표에 도달해야 한다.
그러나 서울시는 예술단체 발전이라는 목표의 방법을 단 하나, 법인화로 규정했다.
예술단체를 세계적 수준의 단체로 발전시킨다,
시민에게 사랑받는 단체로 만든다,
전문적으로 경영하겠다며 독단적으로 ‘법인화’를 강행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까지 세종문화회관에서 시민의 문화예술서비스를 담당하고 있는 주체들은 공공성과 민주성 증진, 전문적 예술경영과 예술의 질적 향상을 위한 많은 요구들을 했지만 서울시는 무시했다.
오히려 수익성과 관료적 통제만 강화해왔다.
예술단체의 발전을 위해 기간 어떻게 지원하고 노력해 왔는지를 평가하고, 도출된 방안을 시도하며 계속 채워나가야 함이 마땅함에도 어떠한 태도의 변화 없이 막무가내로 예술단체를 하나씩 도려내어 독립된 법인으로 다시 시작하라는 것은 이제까지 쌓은 문화적 토대와 공연예술의 핵심인 지원이 축소되고 시장경제의 논리로 운영될 공산이 크다.
또한 법인화에 소요되는 경비도 시민의 혈세인데 수익보다 지원이 클 수밖에 없는 공연예술분야에서 다시 수십, 수백억대의 예산을 들이면서 개별 법인으로 새 출발해야 할 이유는 없다.
예술단체의 발전을 위해 그 만큼의 공과 예산을 들인다면 지금의 상태에서 충분한 지원정책을 펴는 것이 현명하지 않은가.
서울시가 ‘문화도시’를, ‘서울시민에게 사랑받는 세계적 예술단체’를 진정 원한다면 이미 재단법인인 세종문화회관이 공연장과 전문인력, 서울시 예술단체를 포함한 복합문화예술기관으로서 부여받은 임무와 문화가치를 십분 발휘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시민들에게 교향악, 국악, 연극, 뮤지컬, 무용, 합창, 오페라 등의 장르별 예술작품과 공연장, 문화예술교육과 정보 등 그야말로 종합적이고 복합적인 문화예술서비스를 제공해야 할 수 있도록 예산과 전문경영시스템 운영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
서울시는 문화예술계의 우려와 걱정에도 불구하고 밀실에서 서울문화재단을 설립했다.
연초에 서울 오페라극장건립계획을 밝혀 또 다시 서울시민과 문화예술계의 우려와 반대의 목소리를 자아내고 있다.
문화적 가치와 본질을 깊이 이해한 문화예술마인드와 공공성과 민주성에 입각하여 펼치는 장기적 지원정책이 아니라면 서울시의 일방적 문화정책은 마치 모래성을 쌓는 일과 같을 것이며, 그 책임은 시민들에게 전가되고 말 것이다.
우리는 세계적 문화도시를 자처한 서울시가 같은 문제를 더 이상 반복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우리는 서울시가 현재 있는 문화공간과 문화예술단체들의 작품조차도 시민들이 제대로 이용하고 관람하고 있지 못한 현실을 직시하기 바라며, 세종문화회관 등 문턱 높은 문화예술기관들이 문턱을 낮추어 시민을 위한 문화저변확대, 수준 높은 작품생산, 전문적 예술창작시스템을 갖출 수 있는 문화정책을 마련하기 바란다.
따라서 우리 전국문화예술노동조합 세종문화회관지부는 세종문화회관과 서울시 예술단체의 공공성과 민주성을 훼손하는 예술단체 개별법인화에 반대하고, 밀실에서 진행한 서울시 교향악단 법인화추진 발기인 대회는 서울시민의 문화예술향유권을 무시한 처사이기에 전면 무효임을 선언한다.
또한 우리는 서울시가 시민의 문화향유권을 훼손하는 예술단체 법인화와 제반 문화정책에 반대하며 시민의 문화향유권과 예술의 공공성을 위하여 투쟁할 것임을 밝히는 바이다.
2005년 1월 21일
민주노총 / 공공연맹 / 전국문화예술노동조합 세종문화회관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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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공공연맹 문화예술노조 세종문화회관 지부 성명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