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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2-13 19:34:3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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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하이스코비정규직 |
 [인터뷰] 현대하이스코비정규직지회 김종안 수석부지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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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투쟁사업장 문제 해결이 양극화 해소 지름길"
[인터뷰] 현대하이스코비정규직지회 김종안 수석부지회장
박경철 기자 >
지난 7일 휘몰아치는 눈바람 속에서 확약서 이행을 촉구하며 삼보일배를 진행한 현대하이스코비정규직지회 조합원들.
한 겨울 함박눈으로 완전히 젖어버린 아스팔트 바닥을 “확“, ”약“, ”서“, ”이“, ”행“이라는 박자에 맞춰 아스팔트 바닥에 엎드리며 절을 하는 이들의 모습을 먼발치서 지켜본 시민들은 무슨 이유에서 이들이 삼보일배에 나섰는지 의문을 품을 수밖에 없었다.
일부 시민들은 주변에서 나눠주는 유인물을 받아 유심히 들여다보며 고개를 끄덕였고, 일부 시민들은 관심도 없다는 듯 휙하니 지나갔다. 하지만 대부분의 시민들은 날씨 때문인지는 몰라도 걱정스런 눈빛으로 이들을 지켜봤고 비정규직 문제라는 사실에 더욱 관심을 가졌다.
삼보일배가 진행되는 가운데 틈틈히 현대하이스코비정규직지회 김종안 수석부지회장으로부터 삼보일배에 나설 수 밖에 없었던 자세한 상황과 조합원들의 현재 상황을 들을 수 있었다.
△폭설을 뚫고 삼보일배를 진행 중인 현대하이스코비정규직지회 김종안 수석부지회장 ⓒ민중의소리 맹철영 기자
"노동자의 품이 넓어도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지난 해 11월 3일 현대하이스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목숨을 건 크레인 점거 농성으로 결국 순천시장, 지방노동사무소장, 공장장 등이 참여해 확약서를 체결할 수 있었고, 노동자들은 자진해서 크레인을 내려와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킨 바 있다.
“사측은 2월 2일자로 확약서를 성실히 이행하고 있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지역언론사에 배포했습니다. 사측이 보도자료에서 7명을 채용했다고 했지만 예전에 탈퇴한 비조합원을 채용하고 마치 현재 조합원을 채용한 것처럼 언론플레이를 한 것으로, 그런 행위를 보고 노동자의 품이 아무리 넓어도 인내할 수 없다는 판단을 했습니다. 더 이상 참을 수 없었지만 최대한 평화적으로 우리의 요구를 알려내기 위해 삼보일배를 진행하게 된 것입니다.”
김종안 수석부지회장은 삼보일배에 대해 “저희들 스스로가 지금까지 많이 참고 수많은 어려움과 고통을 당했음에도 오히려 땅에 머리를 숙이면서 성실한 확약서 이행을 촉구하는 것”이라며 “75명의 조합원과 투쟁을 지지하고 연대하는 시민사회 대표가 함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큐베이터의 아기와 암에 걸린 노모, 벼랑 끝에 내몰린 삶
“한 달 벌어서 한 달 먹고 살았던 월급쟁이, 그 중에서도 비정규직 하청노동자인데, 지난 해 4월 폐업한 구 태광계전에서 근무하던 조합원들은 길거리로 쫓겨난 지 1년이 되가고 있죠. 생계문제로 인한 여러 어려움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어요”
“한참 출산하고 건강해야할 산모가 남편의 해고에 따른 부담으로 인해 아기를 건강하게 출산하지 못해 지금도 아기가 인큐베이터에 있고, 노모가 암에 걸렸는데도 병원비가 없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조합원도 있죠. 손배가압류에 대한 법정 판결이 나진 않았지만 그나마 있는 재산도 다 팔고 빚을 내서 살아가고 있는 상황이에요”
투쟁이 길어지면 극단적 상황에 몰릴 수밖에 없는 현실. 김종안 수석부지회장이 설명한 현대하이스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처한 바로 그 현실이었다.
△폭설을 뚫고 삼보일배를 진행 중인 현대하이스코비정규직지회 김종안 수석부지회장 ⓒ민중의소리 맹철영 기자
"존경하는 서울 시민여러분, 우리 얘기 좀 들어주소"
“존경하는 서울 시민시민여러분. 우선 먼저 저희들의 투쟁으로 인해 교통에 일정부분 방해를 드린 점 대단히 죄송합니다. 저희는 전라남도 순천에 위치한 현대자동차 계열의 현대하이스코에서 일하던 비정규직 노동자입니다. 비정규 노동자들이 헌법에 보장된 노동조합 만들었다고 어느 날 갑자기 150여명의 해고자가 발생했습니다”.
“그래서 저희들은 노동조합을 만들고 이후에 모든 법적인 절차에 따라서 전혀 위법하지 않게 현대하이스코에서 왜, 우리가, 과연 무엇을 잘못해서 공장에서 쫓겨나야 했는지 그 이유를 물어봤습니다. 그러나 사측은 단 한 번도 성실한 답변을 주지 않았고, 오히려 추가적인 조합원 해고와 아울러 노동조합을 깨기 위한 탄압을 가해왔습니다”
“참고 또 참았지만 지난 해 10월 24일 공장을 점거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결국 확약서를 받고 공장 크레인에서 내려왔습니다. 분명히 확약서에서는 원청인 현대하이스코 순천 공장장의 서명이 들어가 있습니다. 우리는 순천시장, 광주지방노동청장이니 하는 사람보단 우리가 일을 해왔던 순천공장 공장장의 서명이 들어간 것을 믿고 내려왔습니다”
“그러나 추가적인 조합원 해고와 아울러 점거 참여 조합원에 72억 4천만원이라는 어처구니 없는 금액의 손배가압류가 떨어졌고 다시 투쟁의 깃발을 들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자본의 심장부라는 강남대로에 비장한 각오로 삼보일배를 진행하기 위해 새벽 5시에 순천에서 올라왔습니다”
"양극화해소는 비정규 장기 투쟁 사업장 해결이 지름길"
하이스코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평화적 삼보일배에도 목숨을 걸어야 했다.
이들은 목숨을 걸고 올라왔고 이들이 하는 모든 투쟁은 이들의 목숨과 직결된다는 것이 김 수석부지회장의 설명. 이들의 투쟁은 바로 생존권 사수를 위한 투쟁이다.
김 수석부지회장은 “지난 해 늦여름에 순천에서 1.5km에 달하는 구간에서 이미 삼보일배를 진행해 궂은 날씨지만 전혀 힘들지 않다”며 “자본가, 소위 부자가 모여 있는 강남대로에서 하는 삼보일배는 단순히 현대하이스코 비정규직 노동자만의 투쟁이 아니라 투쟁을 진행 중인 정규, 비정규 노동자를 포함, 모든 노동자의 선봉에서 싸움을 전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지금 현재 정부차원에서 양극화 해소를 사회적 의제로 대두시키고 있어요. 사회 양극화의 가장 큰 문제는 비정규직 문제로. 비정규 문제 중에서도 노동조합 만들었다고 노동3권도 보장 못받고 쫓겨난 노동자들의 문제가 가장 심각합니다.”
김 수석부지회장은 무엇보다 사회양극화가 주요 사회의제로 부각되는 가운데 장기 투쟁 사업장 문제의 해결이 사회양극화 해소의 지름길임을 강조했다.
언제까지나 참을 수만은 없다는 걸 명심하길
그는 마지막으로 “사회양극화 해소를 위한 사회적 합의를 이루기 위해서라도 현대하이스코의 확약서 이행이 필요하다”며 “평화적 요구를 묵살한다면 평화국면은 없을 것"이라고 정부와 자본에 경고했다.
“저희는 이미 지난 해 11월 2일 지역에서 지역 차원의 사회적 합의를 이뤘습니다. 그러나 전혀 이행되지 않고 있죠. 목숨을 걸고 얻어낸 소중한 확약서를 자본은 휴지조각으로 취급했고 이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었죠. 확약서가 이행하지 않는다면 정부에서 주장하는 사회적 합의는 한낮 공염불에 지나지 않아요.”
“벼랑 끝에 몰려 더 이상 물러설 곳도 없는데 언제까지나 참을 수만은 없습니다. 자본과 정권에 분명히 경고하지만 하청노동자라고 무시하지 말고 절박한 심정으로 평화적 대화요구에 성실하게 나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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