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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9-02 12:03:5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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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동자살리기 |
 정리해고광풍_090902.hwp (1.25 MB), Download : 13 |
 [성명]정리해고 광풍에 맞서 투쟁의 전망을 새롭게 열어가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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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황기에 맞서 노동자살리기 투쟁을 전개하는 금속노동자들 성명>
쌍용차 직후 금호타이어 정리해고, GM대우차 희망퇴직 …
정리해고 광풍에 맞서 투쟁의 전망을 새롭게 열어가자!
쌍용차 노동자들의 77일간 점거파업에도 불구하고 자본가들은 정리해고를 관철시켰다. 득의양양해진 자본가들은 이제 다음 먹잇감을 물었는데, 이번에는 국내 타이어산업 대자본인 금호타이어를 선택했다. 그러나 쌍용차 투쟁 패배의 후유증으로 민주노조운동은 아직 금호타이어 사태에 집중하지 못하고 있다. 이 여세를 몰아 GM대우차는 9월 1일부터 10일까지 관리직, 사무직을 상대로 희망퇴직을 실시한다고 공고했다. 쌍용차에서 올해 4월 관리직, 사무직 상대 희망퇴직을 출발점으로 하여 2달 만에 정리해고 통보까지 갔던 점을 감안하면, GM대우 역시 정리해고의 첫 단계를 밟고 있음에 다름 아니다.
금호타이어 정리해고 사태를 두고 ‘제 2의 쌍용차 사태’라는 말이 나돌고 있는데, 물론 자본이 한치의 양보도 없이 정리해고와 노동조합의 양보를 밀어붙이고 있는 점에서 쌍용차 사태와 유사점이 있다. 게다가 위기의 근본적 원인은 노동자에게 있지 않으며, 대우건설 인수합병 등 문어발 확장과 차입경영을 주도해온 금호아시아나 자본가들에게 있다는 점도 동일하다.
그러나 이번 공격은 쌍용차 사태와는 또다른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파산기업이 아니라 얼마 전까지 흑자행진을 지속하다 이제야 적자로 전환한 대기업에서 정규직에 대한 대규모 정리해고를 밀어붙이려 하는 것이다. 쌍용차 사태가 파산에 임박한 정규직 대기업 노동자들에 대한 공격의 포문을 열었다면, 이제 자본가들은 그 범위를 (파산 여부와 무관하게) 모든 대기업 정규직으로 확산하고자 하는 것이다.
금호타이어 정리해고 사태는 2001년 태광산업·대한화섬 정리해고와 여러 면에서 닮음꼴을 보이고 있다.
당시 현장조직력으로는 전국에 내놓아도 최고를 자랑하던 태광산업·대한화섬노조 2천 조합원의 과반이 넘는 1천여 조합원들이 무려 83일간의 공장점거파업을 벌였지만, 끝내 500명에 달하는 정리해고·강제희망퇴직으로 구조조정을 당하고 민주노조마저 빼앗겨 잔인한 패배로 귀결된 바 있다.
태광 정리해고투쟁 패배가 가져다준 충격은 실로 엄청난 것이었다. 50년 연속 흑자행진, 부채율 0%를 기록하던 태광 자본이 정리해고의 명분으로 내세운 것은 “향후 경영악화가 예상된다”는 말 뿐이었다. 재무구조가 탄탄하다는 점 때문에 태광노조 활동가들과 선진적 조합원들 압도적 다수는, 83일간의 견결한 점거파업에도 불구하고 정리해고가 강행되는 바로 그 순간까지도 “설마 흑자기업이 정리해고까지 가겠는가” 하는 판단에 사로잡혀 있었다.
안타깝게도 그런 안이한 판단에 입각해 “정리해고 1개월 유보”라는 합의만을 한 채 83일간의 파업을 중단해 버렸고, 태광 자본은 파업이란 무기를 버리고 복귀한 조합원을 상대로 용역깡패를 투입하고 강제퇴직을 협박하며 1개월 뒤에 ‘그저 유보되었던’ 정리해고를 강행했다. 정리해고 명단에는 그동안 노조활동과 점거파업에 앞장섰던 동지들로 90% 이상 채워졌다. 잔인한 미국식 신자유주의에서나 볼 수 있었던 이른바 ‘흑자 정리해고’가 한국에서 최초로 현실화되며 노동조합이 완전히 박살나는 순간이었다.
또한 당시 태광 창업주 이임용 회장의 셋째 아들 이호진이 태광산업·대한화섬 사장으로 부임하면서 경영 스타일이 완전히 바뀌며 구조조정·정리해고를 밀어붙인 바 있다. 이호진 사장은 이윤율이 높지 않은 제조업 중심을 벗어나 케이블TV(미디어산업)과 금융산업 중심으로 태광그룹을 재편하려는 야망을 갖고 있었다. “경영 악화가 예상된다”며 정리해고를 밀어붙인 그는 정작 그해 케이블TV 사업 진출을 위해 무려 100억의 신규투자를 단행하기도 했다. 화학섬유 생산과 공장 유지에 절실한 이해관계가 없었던 신임 사장은, 처음부터 노조에 아무런 양보를 할 의사도 없었으며 계획대로 정리해고를 강행했다.
그 결과는 어떻게 되었는가? 전체 조합원의 1/4, 그것도 가장 선진적인 조합원이 학살당했고 어용노조가 들어섰다. 흑자 정리해고의 부당성을 호소하면 복직 소송에 도움이 될 것이라 기대했지만, 투쟁력을 잃은 노동자들이 제기한 해고무효소송은 모조리 패소했다. 구조조정이 완료되면 제조업 투자와 회복이 있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2004년 태광그룹 회장으로까지 올라간 이호진은 자신의 뜻대로 금융산업과 케이블TV산업 중심으로 그룹을 완전히 재편했다. 정리해고 후에도 변함없이 태광산업·대한화섬은 엄청난 흑자행진이 지속되었지만, 현장은 암흑이 되었고 신규 일자리는 모조리 비정규직으로 채워졌다. 2004년에는 금융계열사인 흥국생명에까지 흑자 정리해고를 단행하며 노조 말살 공격을 지속했다. 어용노조가 들어선 후에도 구조조정은 중단되지 않았으며, 끝내 새 집행부의 사무국장이 2003년에 “사측의 부당노동행위에 죽음으로 맞설 것이다”는 유서를 남기고 투신자살하는 사건까지 발생했다. 정리해고 공격이 노조 말살에 얼마나 훌륭한 도구와 수단을 제공하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지 않는가!
금호타이어 역시 지난해까지 흑자를 기록하다 이제 적자로 전환했다는 사실이 정리해고의 명분이 되고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 “임금·단체협약 양보가 목표이지 정리해고까지 가지는 않을 것”이란 얘기도 떠도는데 이는 명백한 오판이다. 흑자 상태에서 강행된 태광산업·대한화섬 정리해고 경험에서 보이듯이 자본의 당면한 목표는 노조 말살에 있다. 민주노조 역사를 노동자들 손으로 반납하지 않는 이상, 금호아시아나 자본은 반드시 정리해고까지 강행하려 할 것이다.
자본은 “6개의 개악안을 받아들이지 않는 한 정리해고는 불가피하다”며 한치의 양보도 없는 상황 아닌가! 이를 두고 “결국 개악안 관철이 목표이지 정리해고까지 가진 않을 것”이라 해석하는 것도 오판이다. 자본이 요구하는 6개의 개악안을 다 받아들이는 것은 사실상 민주노조를 포기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그러나 6개 중 어느 하나라도 수용하지 않으면 금호아시아나 자본은 절대로 타협하지 않고 정리해고를 단행할 것이다. 개악안을 다 수용하거나 정리해고에 무너지거나 모두 노조 무력화로 이어지게 되어 있다.
태광 사태와 닮음꼴은 또 있다. 지난 수년간 노사관계를 주도해온 오세철 사장이 경질되고 김종호 신임 사장이 4월에 취임했는데, 그 역시 국내공장 유지에 절실한 이해관계를 갖고 있지 않으며 오로지 구조조정·정리해고·노조말살의 길을 향해 한치의 양보도 없이 강공 드라이브로 일관하고 있다. 아래의 기사는 금호아시아나 자본이 노동자 죽이기를 위해 어떤 길까지 구상하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김종호 사장은 …… “중국 베트남 등 해외의 5개 공장은 점점 경쟁력이 올라가는 와중에 한국 공장은 제품을 만들수록 적자가 나는 구조로 가고 있다”며 “현재 노조가 주장하고 있는 무노동 유임금 문화를 이번 기회에 바꾸지 못하면 수년 내에 국내 공장은 문을 닫아야 할 상황”이라고 밝혔다. (헤럴드경제 8월 27일자)
사실상 국내 공장 폐쇄를 협박하고 있는 이 발언은, 금호아시아나 자본이 향후 해외공장을 중심으로 한 재편을 염두에 두고 있음을 시사해준다. 태광산업·대한화섬의 경험에 비추어보면, 노동조합이 아무리 양보하고 구조조정안을 수용한다 하더라도 해외공장 중심의 재편이라는 상시적 구조조정은 중단되지 않을 것이다. 결국 정리해고에 맞선 결연한 투쟁이 아니고서는 양보와 타협을 기대할 수 없다!
한가지 더 중요한 점을 짚어야 한다. 김종호 사장의 위 발언은 매우 의미심장한데, 향후 현대기아차 자본이 노동자를 공격할 때 써먹을 논리를 미리 앞당겨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미 현대기아차 자본은 국내생산을 축소하고 해외로 생산기지를 옮기고 있으며 올해에만 20만대 가량의 생산이 소리소문없이 해외로 옮겨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따라서 금호타이어에 대한 국내공장 폐쇄 협박은, 향후 GM대우를 거쳐 현대기아차 구조조정이 확대될 때 자본가들의 공격양상을 보여주는 만큼, 금호타이어 투쟁에서 자동차산업 전체 노동자들의 공동투쟁/연대투쟁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알 수 있지 않는가!
이러한 상황인식에 비추어볼 때, 현재 금호타이어 정리해고 분쇄투쟁이 어떠한 전망을 향해 가야 할 것인지 분명해진다.
첫째, 양보안 제시는 단결과 투쟁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지금까지 교섭에서 노동조합은 임금동결·성과급유보 등의 파격적 양보안을 제시했으나, 사측은 노조가 양보를 할 때마다 항상 “아직 불충분하다. 더 양보하라”는 단호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아니, 오히려 조업재개가 선언되자 한술 더 떠 2차 명예퇴직을 공고하며 더욱 공세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노동조합이 양보안을 던지는 때가 바로 현장조직력과 투쟁력이 결정적으로 흔들리는 순간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 것이다. 이는 대규모 정리해고를 경험해온 대기업 노동자투쟁의 역사적 경험에서 확인할 수 있다. 1998년 1만명 정리해고를 밀어붙인 현대차 자본은, 현자노조가 파업을 잠시 중단하고 무려 5천억에 달하는 임금 양보안을 제시한 7월 16일, 바로 그날 저녁부터 정리해고 명단 개별 통보를 단행했다. 77일간의 점거파업으로 맞섰던 쌍용차 투쟁에서도, 6월 1일 기자회견을 통해 이른바 ‘쌍용차 모델’로 불리는 노동조합의 양보안·자구안이 발표되자 바로 다음날인 6월 2일 정리해고 명단 우편발송을 단행했다. “노동조합이 알아서 기는 순간이 바로 철저히 짓밟아야 할 때이다!” - 이것이 바로 정리해고를 강행해온 한국 대자본가들이 가진 철학이다.
따라서 양보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진리는, 어려운 이론과 사상으로부터 나오는 것이 아니라 냉정하게 전개되는 현실의 필요로부터 나오는 것이다.
둘째, 상황에 대한 안이한 판단은 자칫 잔인한 결과로 귀결될 수 있다는 점을 직시하고, 아래로부터 평조합원의 역동적 자발성이 최대한 발휘될 수 있는 결연한 투쟁에서 전망을 열어가자.
금호아시아나 자본은 민주노조를 포기하지 않는 이상 반드시 정리해고를 강행하려 할 것이다. 이점에 대한 냉철한 판단 부족이 태광산업·대한화섬의 운명을 어떻게 만들었는지, 쓰라린 패배의 경험으로부터 철저히 교훈을 배워야 한다. 금호타이어가 몇 년 전까지 태광산업·대한화섬과 함께 화학섬유연맹에 속해있었던 점을 기억하자. 자본가들 역시 동종업계의 과거 정리해고 경험을 연구하고 적용하려 하지 않겠는가!
따라서 현장 조합원들부터 먼저 상황을 냉철하게 인식할 수 있도록 교육과 선전·선동의 방향이 정확하게 설정되어야 하고, 평조합원들 스스로 냉철한 인식과 결의를 하기 위해 분임조 구성과 분임토론을 활성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쌍용차 투쟁이 보여준 긍정적 교훈이 있다면, 자본의 공격에 맞선 전면전 속에서 그동안 기대할 수 없었던 평조합원들의 자발성과 역동성이 비로소 역사의 무대 위로 등장한다는 사실이다. 특히 지금과 같은 세계대공황 시기에는 그러한 역동적 자발성이 더욱 빛을 발휘하게 되며, 전면전 속에서 노동자들의 직접민주주의가 활짝 꽃을 피우기 마련이다.
그저 지도부의 지침으로서가 아니라 현장의 평범한 노동자 대중들이 아래로부터 결연한 투쟁을 결의하기 위해서는, 평조합원들 스스로 상황에 대한 냉철한 인식이 필요하다는 것은 자명하지 않은가!
셋째, 쌍용차 정리해고가 파산기업을 향한 공세였다면 금호타이어 정리해고는 그 공세를 일반 대기업으로 확대하려는 자본의 전략인 만큼, 단위사업장의 투쟁만으로 완전한 승리의 전망을 열어내는 것은 대단히 어렵다. 따라서 투쟁의 전망을 열기 위해서는 반드시 전선의 확대·확장을 만들어야 한다. 현재 전선의 확대·확장을 위해서는 2가지 중요한 방향을 잡는 것이 필요하다. 한가지는 타이어산업의 전후방 노동자들을 조직하며 연대하는 길이고, 나머지 하나는 조직된 금속노동자 전체에 연대를 호소하는 길이다.
우선 원·하청 공동투쟁의 깃발부터 부여잡자. 금호타이어 사내협력업체 노동자들은 오래 전부터 노동조합으로 조직되어 있었지만, 이번 투쟁에서 중요한 주체로 떠오르지 못하고 있다. 정규직에 대한 대대적인 공격은, 비정규직도 공격에서 결코 비켜날 수 없다는 점을 말해주는 것이다. 당장 정리해고라는 명확한 공격이 보이지는 않지만, 지금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이 투쟁에 당당한 주체로 서야만 자신에 대한 공격도 함께 막아낼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사내협력업체 노동자들만이 아니라 금호타이어와 연관있는 부품사 혹은 외주협력업체 노동자들로까지 단결과 연대를 확장하는 것이 필요하다. 자동차산업의 특성상 완성차(대기업) 정규직과 사내하청, 부품사 전체가 단결하지 않으면 공황기에 자본의 분할통치에 당하고 만다. 이러한 토대를 견실히 쌓지 못하고 시작된 쌍용차 투쟁에서 부품사 노동자들은 자본이 동원한 구사대로 조직되고 말았다.
물론 정리해고가 임박한 상황에서 도대체 어떻게 외주협력업체 노동자들과 연대의 끈을 만들 것인가 하는 의문도 있겠지만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특히 주요 기계설비를 납품하고 유지·보수를 담당하는 외주업체 노동자들과 연대의 끈을 만드는 것으로부터 시작하자. 비록 소속은 외주업체이지만 기계의 유지·보수를 위해 그들은 주로 광주·곡성·평택의 금호타이어 공장 안에서 작업을 하고 있다. 따라서 멀리 있는 노동자들이 아니라 함께 일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며, 아주 극소수이긴 하지만 과거에 비정규직분회 가입을 시도한 사례도 있었다. 그들과 연대의 끈을 만들지 않는다면 자칫 정리해고 국면에서 자본의 분할통치로 인해 파업파괴에 동원될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하자.
한 가지만 더 짚어보자면 가장 최근에 지어진 평택공장 노동자들에 대한 조직화 문제이다. 신규공장인 평택공장 노동자의 노조 조직률은 매우 낮은 수준이다. 정리해고 국면이야말로 그들을 노동조합으로 조직할 수 있는 기회가 아닌가! 이렇게 함으로써 금호타이어를 둘러싼 전·후방 노동자들 전체의 투쟁전선으로 확대하는 것이 절실히 요구된다.
다음으로 조직된 금속노동자들을 향한 연대 호소이다. 물론 금속노조는 현재 선거 국면이며, 본조와 지부·지회 전체가 선거에 돌입하기 때문에 금속노조의 총력투쟁을 기대하기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과연 그것 때문인가? 금속노조가 선거 국면이 아니었다면 더 나은 연대투쟁을 기대할 수 있는가? 쌍용차 투쟁에서 우리는 그 힘의 한계를 분명히 보지 않았던가? 현재 지도부 후보로 나선 이들에게서 뭔가 기대하는 것이 가능이라도 한가?
따라서 연대 호소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전개되어야 한다. 본조와 지부·지회 지도부에게 호소하는 길이 아니라, 평범한 조합원들, 민주노조를 사랑하고 사수하려 하는 노동자들을 상대로 직접 호소하는 길이어야 한다. 쌍용차 투쟁에서 주체들에게 부족한 무엇이 있었다면 그중 하나가 바로 이 부분이었다. 아울러 태광산업·대한화섬 투쟁에서도 마찬가지였는데, 상황에 대한 냉철한 인식이 부족했던 만큼 파업노동자들이 직접 다른 사업장을 돌면서 노동자들을 향해 연대파업과 연대투쟁을 호소하는 과제를 거의 수행하지 않았던 것이다.
올초부터 일각에서 ‘9월 대란설’이 얘기된 바 있는데, 그것은 9월에 금속노조 전체가 선거에 돌입하는 바람에 조직력·투쟁력이 약화되는 틈을 타 자본의 공격이 거세질 것이라는 우려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그런데 그 우려는 금호타이어 사태에서 현실화되고 있다. 금호타이어 투쟁이 가장 중요한 국면을 맞이하는 바로 그순간에 금속노조 공식 체계는 모조리 선거에 몰두하게 되니 말이다.
따라서 자본의 공세에 맞서는 유일한 길은, 공식 지도부와 공식 체계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투쟁 주체들이 직접 금속사업장의 평조합원들을 상대로 연대를 호소하는 것이다. 의무감으로 떠밀려나온 1천명의 연대보다 자발적으로 달려나온 500명의 연대가 훨씬 위력적인 것 아닌가!
게다가 국내공장 폐쇄 협박이 진행된다는 점에서 향후 구조조정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GM대우와 현대기아차 등 완성차 대기업 노동자들이 연대투쟁의 주체로 서야 한다. 아니, 사실은 연대가 아니라 자신들의 미래를 위해서 스스로 일어서야 하는 싸움이다! 국내공장 폐쇄 협박에 무너지고 만다면 GM대우와 현대기아차 자본은 손 하나 대지 않고 노동자들을 짤라낼 수 있지 않겠는가!
77일간의 처절한 투쟁에서 쌍용차 투쟁에 함께 한 이들은 “쌍용차에서 막지 못하면 정리해고 광풍 온다”며 전국적 연대를 호소한 바 있다. 어느새 금호타이어에서 조합원 20% 가까이를 짤라내려 하고 있고, GM대우차는 관리직, 사무직을 상대로 희망퇴직을 실시하며 정리해고의 첫 단계를 지나고 있다. 정리해고의 광풍은 이미 몰려오고 있으며, 그것도 금속산업의 조직노동자가 선거에 열중하는 9월에 터져나오고 있다!
과거 투쟁의 경험, 특히 쓰라린 패배의 역사로부터 교훈을 도출함으로써 투쟁의 전망을 새롭게 열어가자! 투쟁의 전망만 분명하다면 그동안 숨죽이던 평조합원들은 역동적인 진출을 통해 역사의 무대 전면에 서게 될 것이다! 우리 또한 그러한 전망을 열어나가기 위해 분투할 것을 약속한다.
2009년 9월 2일
공황기에 맞서 노동자살리기 투쟁을 전개하는 금속노동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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