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 나간' 청구성심병원 인권침해 그대로 놔둘건가?
정부기관이 나서서 근본적인 대책방안 내놓을 때
청구성심병원이 10년째 정신 나간 노조탄압과 인권침해를 자행하고 있다.
서울 은평구 청구성심병원은 지난 98년 조합원들에게 식칼테러와 똥물투척으로 악랄한 노동탄압을 자행해 세간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후 계속된 노조탄압으로 조합원들은 우울증을 앓기 시작했다.
급기야 2003년 청구성심병원 조합원 8명은 정신질환으로 집단산재를 인정받았다.
산재 제도가 생긴 이래 처음 있는 일이었다.
6년이 지난 지금, 청구성심병원의 노조탄압과 인권침해는 개선되었을까?
지난 17일 37개 인권단체가 모인 인권단체연석회의 주최로 청구성심병원 인권침해 진상조사 발표회가 열렸다.
최근 이 병원 노동자 60명을 조사한 의사 이상윤씨는 "60명 중에 반수가 넘는 58.3%가 정신질환 가능성이 있는 의심군이다"라며 "일반인을 대상으로 조사했을 경우 정신질환 의심군이 11%에서 15%가 나오는 것에 비하며 거의 4,5배에 가까운 결과다"라고 말했다.
조사결과가 말해주듯 올해 조합원들은 다시 우울증을 앓기 시작했다.
2003년 우울증으로 치료를 마치고 복귀한 한 간호사 조합원은 지난 3월 19일 6년 만에 똑같은 이유로 또 산재판정을 받았다.
이 조합원은 병원 측의 인권침해로 올해 1월 자살을 두 번이나 기도했다.
일상적인 인권침해와 부당한 배치전환까지 당한 3명의 조합원이 최근 추가로 우울증 판정을 받았다.
그 중 한 조합원은 나무를 보면 목을 매는 생각을 할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다.
인권침해 진상조사 발표회에서 알려진 청구성심병원의 노조탄압과 인권침해는 한마디로 '정신 나간' 수준이다.
병원은 비조합원에게는 조합원과 어울리지 말라, 수간호사에게는 조합원에게 인사고과에서 무조건 꼴지를 줘라, 심지어 조합원 한 명을 탈퇴시키는 데 포상금 100만원을 내걸 정도였다.
군대에서나 이뤄질법한 잔반검사와 청소검사도 행행했다.
간호감독에 의한 사내전화망을 이용한 전화도청도 예사로 이뤄졌다.
전 노조 위원장에 대해서는 암이 왜 재발하지 않느냐는 병원 측 관리자의 폭언에 이르면 모골이 송연해질 정도다.
전 노조 위원장은 지난 2006년 암으로 결국 운명을 달리했다.
인권단체연석회의는 17일 인권침해 진상조사 발표회를 마치고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냈다.
10년째 병원 노동자를 우울증을 앓게 만들고, 자살로까지 내모는 청구성심병원의 노조탄압과 인권침해를 더 이상 해당노동자의 문제로만 내버려둘 수 없다.
인권단체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섰지만 근본적인 개선방안은 이제 정부 기관의 노력에 달려있다.
국가인권위원회의 철저한 조사와 함께 노동부는 근절대책방안을 내와야 한다.
피해자의 증언이 조사결과 사실로 확정된다면 가해자들은 폭행, 폭행방조죄,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등으로 사법처리를 받아야 한다.
청구성심병원 문제는 이제 우리 사회가 최소한의 문명사회를 유지해나갈 것인지, 아닌지를 알아볼 수 있는 리트머스 시험지가 됐다.
<덧붙임 자료: 한겨레신문 4월 18일자 기사>
청구성심병원 10년째 '정신 나간 노조탄압'
식칼테러 · 똥물투척 등 정신질환 집단산재 초래
황예랑 기자
"노조원들이 겪는 집단 따돌림, 욕설, 폭력, 감시, 차별은 10년째 그대로입니다."
권기한 청구성심병원 노동조합 위원장은 17일 10년 간의 설움이 북받친 듯 말을 잇지 못했다.
37개 인권단체가 모인 인권단체연석회의 주최로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열린 '청구성심병원 인권침해 진상 발표회'에 나와서였다.
서울 은평구 갈현동 청구성심병원의 노조 탄압이 알려진 것은 노조원들을 겨냥한 '식칼 테러'와 '오물 투척' 사건이 있던 1998년이었다.
이후 병원 쪽의 노조 '탄압'으로 노조원들은 우울증 등에 시달리기 시작했다.
2003년 근로복지공단은 "노조 탄압으로 우울증 등 정신질환에 걸렸다"는 노조원 8명의 '집단 산업재해' 신청을 인정했다.
노조 활동 때문에 정신질환을 앓게 된 이들에게 집단 산업재해자로 인정하기는 처음이었다.
치료를 마친 이들이 업무에 복귀한 뒤에도 병원의 탄압은 마찬가지였다고 했다.
권 위원장은 "간호사 ㅇ씨는 임신 중에 병원장한테 '배때기를 쑤셔 버려'라는 폭언을 듣고, 당직의사에게 한 시간 동안 욕설을 들은 충격 등으로 지난 1월 두 차례나 자살을 시도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ㅇ씨는 2003년에 이어 '두번째'로 정신질환 산재 피해자로 인정됐다.
2006년 ㅇ씨의 수간호사였던 간호사 ㅎ씨는 "당시 상급자가 '한 달 안에 ㅇ을 쫓아내면 업무 능력을 인정해 주겠다', '수간호사는 간호 업무보다 노무관리가 중요하다'고 하는 등 노조원 감시와 따돌림을 강요했다"고 증언했다.
그 뒤 노조에 가입한 그는 지난달엔 간호 업무와 상관없는 곳에 배치됐다.
그는 "노조원들은 인사고과에서 무조건 꼴찌를 줘라, 노조원들과 어울리지 마라, 노조가 병원을 말아먹고 있다,
전임 노조 위원장은 왜 암이 재발하지 않는지 모르겠다는 따위의 부당한 업무 지시와 폭언이 일상적으로 오간다"고 말했다.
최근 이 병원 노동자 60명을 조사한 의사 이상윤씨는 "정신질환이 의심되는 비율이 58.3%이었고, 이는 일반인보다 4~5배 높은 수치"라며 "특히 노조원들이 더 위험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병원 쪽은 "인권침해 사실은 없다"며 인권단체연석회의 질의서에 답변하지 않았다.
인권단체연석회의는 "사태가 심각한데도 10년 간 사업주는 한 번도 처벌되지 않았다"며 이날 국가인권위에 진정서를 냈다.
우울증이 새로 확인된 노동자 3명의 산재 신청도 곧 낼 예정이다.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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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노조 서울본부 성명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