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부문 구조조정에 맞서 공세적인 공동투쟁으로 생존권을 쟁취하자!
이명박 정권은 집권하자마자 공공부문에 대한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선포하고 나섰다. 경제를 살리기 위해,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공공부문을 민영화시키겠다고 하고 공공부문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강도 높은 구조개혁을 추진하겠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기 위해 공공부문의 각종 규제개혁을 철폐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그리고 그 구체적인 모습이 하나둘씩 드러나고 있다. 도시철도공사는 나이든 노동자 수백명을 창의시정단이라는 곳으로 몰아넣고 알아서 나갈 것을 강요하고 있고 서울메트로 이사회의 대규모 인원감축안 통과는 공공부문개혁이 결국 노동자에 대한 정리해고임을 보여주고 있다.
공공부문의 민영화와 통폐합은 대규모 인원감축이 그 내용의 핵심이고, 공공부문 효율성이란 노동자들을 극한 경쟁으로 몰아넣는 노동강도 강화임이 저들이 밝힌 구조조정 계획에서 드러나고 있다.
이러한 저들의 공세 속에서 과연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자본과 정권이 만들어 놓은 공공개혁 이데올로기의 희생양이 될 것인가? 아니면 노동자생존권 쟁취를 전면에 내걸고 공공부문 구조조정을 파탄내고 노동자가 주인 된 세상으로 한 발짝 전진할 것인가?
그 한 걸음을 공공부문 구조조정 투쟁의 계급적 성격을 명확히 하고 우리의 투쟁방향을 올바르게 세우는 것에서 출발하자.
1. 공공부문 구조조정은 노동자생존권에 대한
공격이다.
박정희 예속정권은 굴욕적인 대일수교의 대가로 받은 일본차관으로 포철을 세우면서 국가주도의 산업발전을 본격화하였다. 6,70년대 제국주의주도의 국제분업체제는 신식민지 남한의 공업화를 강제하였고 이러한 예속정권주도의 중화학공업의 육성은 전통적인 공공부문인 철도, 전기, 통신과 같은 네트워크산업과 함께 공공부문의 커다란 두 축을 이루었다. 전자는 예속적 국제분업체계로 편입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산업이지만 초기 투자비가 많이 들어 당시 영세했던 국내자본이 감당하기에 벅찬 경우이기에 국가가 그 역할을 대신했다. 하지만 초기투자가 마무리되고 어느 정도 이윤이 확보되면 이런 부문은 곧바로 민영화되었고 80년대 전두환, 노태우정권 시기 중화학공업재편을 하면서 대한조선공사가 한진으로, 대한석유공사가 sk로 민영화되었고, 포철은 대대적인 국민주 모집방식으로 민영화된 것이 대표적인 예일 것이다. 전통적인 공공부문인 철도, 전기, 통신과 같은 네트워크산업은 전자와 같이 엄청난 투자가 요구되지만 그 사회의 자본주의 생산 활동을 유지하기 위한 기간장치산업이란 특성상 이윤 확보가 힘들었다. 하지만 이것 역시 IT기술과 인터넷의 발전으로 자본의 새로운 이윤창출의 원천이 되면서 사적자본의 영역으로 끊임없이 넘어오게 된다. 또한 기술의 발전은 네트워크산업의 분할을 가능케 하면서 건설, 시설유지, 보수와 같이 비용이 많이 드는 부문과 판매와 같이 이익을 뽑아낼 수 있는 부문으로 분리하여 민영화를 추진하게 된다. 즉, 공공부문에서 이윤을 창출할 수 있는 모든 영역을 팔아넘기는 것, 이것이 자본과 정권이 추진하는 공공부문 구조조정의 첫 번째 의도이다.
두 번째는 제국주의독점자본의 요구때문이다. 공공부문에서 이윤확보가 가능해지고 IMF시기를 거치면서 남한에 대한 경제개방을 통해 제국주의독점자본의 직접적인 시장 장악이 가해지면서 공공부문은 제국주의 자본에게 엄청난 이윤을 가져다줄 매력적인 대상이 되었다. 그러한 공공부문은 어마어마한 규모 때문에 그것을 인수할 수 있는 여력을 사실 제국주의독점자본만이 가지고 있으며 공공부문인수에 뛰어든 국내대기업조차 그 지분의 과반수이상을 제국주의 독점자본이 장악하고 있기에 국내대기업이 공공부문을 인수한다고 할지라도 그것은 제국주의 독점자본의 영향력을 강화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그러나 제국주의독점자본은 공공부문에 대한 직접적인 인수뿐만 아니라 또 다른 의도를 가지고 있다. 그것은 제국주의독점자본의 화수분이 되어 버린 남한증시에 지금 세계유수의 규모로 적립되어 있는 국민연금, 퇴직연금과 같은 연기금을 끌어들이기 위한 미끼로 던져질 대상이 절실하다는 점이다. 세계경제의 동반침체와 전반적인 이윤율 하락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제국주의독점자본에게 남한증시로의 연기금 투입은 엄청난 호재임에 틀림없다. 제국주의독점자본이 공공부문의 민영화를 요구한 또 다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덩치 큰 공기업이 민영화되어 증시에 상장된다면 국내 연기금을 비롯한 국내자금을 끌어 모으는 블랙홀이 될 것이다. 최근 연기금의 고갈위험성을 부추기며 연금개혁을 이유로 연기금의 각종 투자제한규정을 풀어준 배경에는 바로 이러한 의도가 숨어 있는 것이다.
세 번째는 기업하기 좋은 나라로 대변되는 즉, 자본의 이해를 직접적으로 관철시킬 수 있는 구조로 공공부문을 재편하기 위해서이다.
이명박 정권은 집권하자마자 중앙부처통폐합을 통한 3000여명의 인원감축을 단행했다. 여기에 발맞춰 서울시를 비롯한 지방자치단체와 공공기관 역시 대대적인 인원감축을 중심으로 한 구조조정계획을 줄지어 시행하려 하고 있다. 이명박 정권이 노무현정권의 코드인사를 표면적 이유로 임기가 법으로 보장된 산하기관 기관장에 대해 노골적인 퇴진압박을 가하고 감사기관을 통한 집중감사로 구조조정의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으로 시작된 공공부문 통폐합과 인원감축은 도시철도공사와 서울메트로가 수천명에 달하는 인원감축을 선포하면서 그 뒤를 받쳐주고 있다. 또한 서울시가 앞장서서 인원감축에 더해 헤드헌팅 드레프트 제도니 하는 상시적인 경쟁시스템과 퇴출제도를 도입하려 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공공부문민영화와 함께 진행되는 통폐합과 인원감축은 이제 공공부문노동자들을 심각한 고용위기와 무한경쟁을 통한 노동강도 강화의 나락으로 몰아넣고 있다.
바로 이러한 인원감축과 상시적 퇴출제도와 경쟁시스템 도입 속에는 공공부문노동자에게 살아남기 위해서는 자본의 이해에 전적으로 복무하는 자본의 공복이 되도록 강제하고자 하는 의도가 녹아 있다. 이러한 경쟁 속에서 노동자민중에게 그나마 보장되었던 최소한의 국가지원조차 삭감해야만 세금을 절약한 모범공무원이 될 수 있고 기업하기 좋은 나라와 지자체를 만들기 위해서 각종 환경, 노동, 건강을 위한 규제를 철폐하는 것이 인사고과에서 좋은 점수를 받는 지름길이 될 수밖에 없다. 이제 근로복지공단이 산재당한 노동자에게 불승인을 남발해도 그것은 자본의 산재보험료 부담을 경감하는 경제를 살리기 위한 당연한 것이 된다. 비정규직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실업이 일상화되어 있는 지금 노동자민중의 처지를 이용하여 자본과 정권은 일자리창출을 위해 자본의 투자를 유도해야 한다는 이유를 들어 공공부문에 자본의 직접적 이해를 관철 시키려 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위해 공공부문노동자를 무한경쟁으로 몰아넣어 자본의 충실한 노예로 만들고자 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사회전체에 구조조정을 강제하기 위해 공공부문에서부터 그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데에 있다. 80년대 초 영국 대처정권이 작은 정부를 내걸면서 제일 처음 추진한 것은 국영광산에 대한 대대적인 감원이었다. 탄광노동자의 저항을 온갖 수단을 통해 탄압하고 성과를 거두자 대처정권은 거침없이 대대적인 개혁(?)작업을 진행하여 노동자의 기본적인 권리를 제한하고 복지비용을 삭감하면서 그 유명한 대처리즘을 여지없이 보여주었다. 같은 시기, 미국의 레이건 정부 역시 집권초기 관제사 파업에 대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며 진압하면서 대처정권과 그 길을 함께하며 레이거노믹스를 완성해 갔다. 이후 미국과 영국은 이러한 공공부문 구조조정의 승리를 바탕으로 민간부문에서 대대적인 구조조정과 감원을 감행하였다. 하지만 이미 오래 전 투쟁성을 거세당한 미국과 영국 노동운동은 어떠한 저항도 제대로 해보지 못한 채 일방적인 양보와 후퇴만을 되풀이했고 결국 미국과 영국의 노동자들은 서구제국주의국가 가운데에서도 가장 열악한 노동환경에 직면하게 되었다. 반면 자본에겐 정리해고의 무한자유가 주어지면서 자본만의 천국이 되었다. 이후 수많은 나라들이 미국과 영국의 모범(?)을 따라 공공부문개혁이란 명분으로 구조조정을 강행하고 있다. 즉, 공공부문 구조조정은 전국적, 전산업적 파급력을 가지고 있기에 그 효과가 단지 공공부문에 제한되지 않고 민간부문까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기에 자본과 정권은 선제적인 공공부문 구조조정을 통해 전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하고자 하고 있다.
2. 공공성 강화 투쟁, 과연 올바른 방향인가?
현시기 대부분의 민운진영은 공공부문 구조조정 반대 투쟁의 주요 명분으로 공공성 강화를 내세우고 있다. 과연 공공성 강화가 현 시기 공공부문 구조조정투쟁의 핵심이 되어야 하는가? 고용안정과 정리해고 분쇄, 임금인상, 노동시간 단축, 노동강도 강화 반대라는 노동자의 정당한 요구는 공공성 강화라는 주장 뒤에 숨겨야만 하는 내용일까?
자본주의 사회는 상품사회이기 때문에 공공부문 역시 상품화되어 있다. 통신과 운수, 병원과 같이 가장 기본적인 기간산업들조차 죄다 경영의 효율성을 내세우며 민영화와 구조조정, 정리해고로 나아가고 있지 않은가? 따라서 자본주의사회에서 공익, 즉 공공의 이익이란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다. 그것은 가진 자들의 이익을 은폐하는 것에 불과하다. 공권력이 가진 자들의 폭력적 권력을 은폐하기 위한 수사에 불과하고, 공교육이 지배계급의 이데올로기를 주입하는 교육의 계급적 성격을 은폐하기 위한 언어에 불과하듯, 공공성이란 단지 자본주의 사회를 지탱할 수 있도록 하는 국가의 계급적 역할을 말할 뿐이다. 결국 노동력재생산과 자본의 이윤창출 또는 계급갈등을 완화하려는 것이다. 어차피 자급자족 사회가 아니라 노동의 사회화와 생산의 사회화가 이룩되어 있는 자본주의 이후 사회에서는 모든 노동은 공익적 성격을 지니게 된다. 그런데 자본주의 사회에서 공익이란 가진 자들의 이익을 위한 것일 뿐이며 진정한 공익성은 상품사회가 철폐된 이후에 비로소 가능한 것이다. 능력에 따른 노동과 필요에 따른 분배가 이룩되는 사회가 되면 우리가 다른 사람들을 위해 만드는 망치나 옷들도 모두 공익을 위한 것이 된다.
그런 이유로 지금 공공부문 구조조정투쟁이 공공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전개되는 순간 공공부문의 계급적 성격은 은폐되어지고 공공부문의 파업은 공공의 이익에 어긋나는 행위로 매도되어질 것이 뻔하다. 자본과 정권이 먼저 공공부문의 효율성을 들먹이며 구조조정의 명분을 삼고 있는 것에 대해 민운진영이 공공성 강화나 민영화저지로 대응하는 것은 비록 민영화는 막을 수 있는지 몰라도 공공부문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인원감축과 노동강도 강화라는 후 폭풍에 직면할 것이 명백하다. 또한 민영화 저지라는 구호로 민중들에게 공공부문구조조정으로 야기될 가격폭등과 서비스부재의 위험성을 부각하여 투쟁의 파고를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이는 부분적인 진실만을 담고 있을 뿐이다. 민영화가 자본의 이해를 더 강화시키는 것임이 분명하지만 그에 대한 대안이 결코 공공성인 강화인지 다시금 생각해 봐야 한다. 주택공사가 택지분양을 하면서 엄청난 이윤을 취하고 있다는 것이 분양가원가공개논란에서 밝혀진 바 있으며 가스, 전기, 철도 등의 공공요금 역시 수익자 부담원칙이라는 명분 하에 지속적으로 가격을 올리고 있다는 사실을 볼 때 공공부문이 역시 이윤추구의 논리에서 자유로울 수 없음을 분명히 알 수 있다. 공공성이 과연 누구의 이익을 대변하고 있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공공성이 있으면 민중들에게 모든 혜택이 돌아갈 것이라는 생각은 환상일 뿐이다.
사실 공공부문은 개별자본이 감당하기에는 초기 투자에 엄청난 돈이 들어가는 네트워크 산업 같은 부문이나 투자에 비해 이윤이 적은 부문에 노동자민중의 세금으로 운영해 왔다. 하지만 IT산업의 발전과 자본의 이윤율 저하는 이런 부문까지 끊임없이 사적자본의 영역으로 확장하고 있다. 하지만 자본주의는 끊임없이 새로운 산업을 만들어내고, 또 유지하기 위해 필수불가분하게 이윤에 상관없이 운영해야 하는 기간산업이 존재하므로 공공부문이 항시적으로 존재할 수밖에 없다.
또한 IMF직후 수많은 개별기업이 부도상황에 처해져 있을 때 공적자금을 투입하여 공기업(?)화 시켰던 사실을 기억한다면 공공부문이 자본의 필요에 따라 축소되기도 하고 때로는 확장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공공부문 구조조정 투쟁을 공공성 강화라는 몰계급적 방향으로 맞추는 게 아니라 그것의 계급적 성격에 대해 폭로하고 공공부문 구조조정이 야기할 정리해고와 노동강도 강화 반대 등 노동자의 계급적 이해를 명확히 걸고 투쟁해야 한다. 민영화저지나 공공성강화가 아니라 노동자계급의 생존권과 노동의 권리 쟁취임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
공공성 강화를 위해 또는 공공의 대의를 위해 파업을 전개한다며 공공부문 파업의 정당성을 노동자의 생존권과 노동권 쟁취가 아닌 공공성에서 찾는 순간 공공성과 상관없는 민간자본에 대한 노동자들의 투쟁은 집단이기주의가 되어 버리고 이는 전체노동자투쟁으로 공공부문투쟁을 발전시키는 것을 제한시킬 것이 분명하다. 반대로 공공부문노동자 투쟁 역시 공공성강화로 무게중심이 옮겨진다면 고용안정과 임금인상, 노동조건 개선과 같은 지극히 정당한 생존권과 노동권의 요구조차 같은 이유로 매도당할 수밖에 없다. 정권과 자본은 이 점을 이용하여 공공부문의 파업이 공공의 이익을 침해 할 수 있다며 공무원 노조와 전교조의 노동3권을 심각히 제한하고 있고 공익사업장이니 필수유지업무제도니 하며 공공부문 노동자들의 발목에 족쇄를 채워놓고 있다. 공공성을 공공부문구조조정투쟁의 대의명분으로 삼는 것은 바로 우리 스스로가 우리 무덤을 파는 것이기에 결코 올바른 방향이 될 수 없음을 위 사실이 분명하게 보여준다.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또 하나가 있는데 그것은 바로 공공성강화를 주장하는 민운진영 대부분이 현실적 모델로 유럽사민주의 국가들의 높은 복지 수준과 공공성을 예로 들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제국주의에 의한 신식민지에 대한 초과착취를 그 물적 기반으로 해서 그마저 20세기 초중반 자국 내 사회주의세력의 성장과 노동자민중의 처절한 투쟁이 있었기에 가능했음을 반드시 인식해야 한다.
심지어 그런 유럽 사민주의국가조차 최근 급속도로 복지가 축소되고 노동자민중의 경제적상황이 악화되고 있다. 제국주의가 신식민지민중에 대한 착취로 만든 초과이윤을 자국민중들을 제국주의정책에 순응시키기 위한 개량의 떡고물로 보장해주었던 그 달콤함은 노동자민중의 투쟁성이 퇴보한 지금 독약이 되어 자신들을 갉아먹고 있는 현실, 그것이 현재 유럽사민주의의 현실이다. 제국주의자본의 각축장이 되어버린 남한에서 또한 정치․경제․군사적으로 종속이 강화된 지금 공공성 강화라는 주장은 개량의 떡고물조차 되지 못하는 그 실체조차 없는 한낱 구호에 불과할 뿐이다. 제국주의와 지배계급이 노동자민중에 대한 착취와 지배를 강화하고자 하는 일환으로 추진하려는 공공부문 구조조정에 맞서 우리는 공공성강화가 아닌 노동자민중의 생존권과 노동의 권리를 쟁취하는 투쟁으로 맞서야 한다.
3. 공공부문 구조조정 투쟁 정리해고분쇄, 노동강도강화 반대투쟁으로 전면화하자!
정권과 자본, 그리고 제국주의독점자본의 거대한 이해 속에서 전개되고 있는 공공부문 구조조정! 민주노총은 이명박 정권의 공격에 맞서 공공부분 공투본을 발족시켰지만 아직까지 공투본은 형식적인 체계만 갖추었을 뿐이다. 또한 6말7초 투쟁으로 기차를 멈추고, 발전소를 세우겠다고 했지만 그것이 어떠한 실천과 과정으로 현장의 조직력을 높여내고 투쟁력을 집중시킬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제시하지 못한 채 일정박기에 그치고 있다. 여기에 민주노총의 주요한 파업역량인 금속노조 정갑득 집행부는 금속만의 파업은 절대로 하지 않을 것이라 선포하면서 민주노총이 금속 임단협 파업대오에 기대어 전개하려는 6말7초 투쟁의 성사가 결코 순탄치 않음을 예고하고 있다.
기획재정부가 298개 공공기관에 대한 구조조정을 선포하고 그중 99개는 민영화, 매각, 통폐합을 하겠다고 이미 선전포고한 상황에서 구조조정의 핵에 놓인 공공연맹은 소속노동자의 사활이 걸려있기 때문에 투쟁을 선포하고는 있으나 그 시기를 올해 하반기 또는 내년 상반기로 정해놓고 올해는 산별교섭 및 산별완성에 초점을 두고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중앙의 투쟁계획 및 투쟁준비가 미흡한 가운데, 민중운동진영 일부는 “공공성 쟁취”라는 공허한 구호를 외치며 공공부문구조조정에 맞선 투쟁을 교육, 의료, 물, 사회서비스 등 영역으로 찢어버리고, 투쟁이 아닌 캠페인만을 진행하고 있다. 물론 영어몰입교육, 건강보험 완화, 물 민영화, 연금법개악은 이명박 정권의 본질을 폭로하고 민중들에게 투쟁의 정당성을 알려나간다는 점에서 유용한 기제이지만, 실제적으로 위력적인 투쟁을 만들어나가는 것은 공공부문구조조정에 의해 노동자들에게 다가올 통폐합, 민영화에 따른 대규모 정리해고와 효율성강화를 이유로 강화될 노동강도 등 생존권과 노동권 위기에 대한 투쟁을 조직하는 것에 달려 있다.
공공부문 노동자들의 고용안정과 노동조건 향상을 위한 투쟁은 굳이 “공공성쟁취”라는 말을 끼워 넣지 않아도 충분히 정당하다. 따라서 공공부문 노동자들의 투쟁요구는 “공공성쟁취, 사유화저지”가 아닌 “구조조정 분쇄”가 되어야 한다. 또한 전교조, 공무원처럼 노골적으로 노동1.5권밖에 없는 조직뿐만 아니라 공공부문 대부분의 노동자들의 행동에 대해 필수유지업무, 대체근로 도입 등으로 단체행동권을 원천적으로 박탈하는 것에 대항해 “노동3권 쟁취”투쟁을 전개해야 한다.“구조조정 분쇄”, “노동3권 전면쟁취”가 현시기 공공부문구조조정투쟁의 핵심 요구가 되어야 한다.
공공부문 노동자들의 투쟁은 정권과 자본에 의해 시작부터 “공공의 이익”에 위해를 가하는 것으로 악선동 되면서 여론의 집중포화를 받아왔다. 공익사업장이라는 이유로 파업권은 원천적으로 봉쇄되고 공권력의 직접적인 공격을 받으며 제대로 투쟁을 펼치기도 전에 무너져 내리곤 했다.
하지만 공공부문투쟁은 오히려 여론의 포화를 비타협적인 투쟁을 통해서 돌파해야만 승리할 수 있다. 우리는 지난 2002년 발전파업이 초기 정권과 자본의 엄청난 여론공세에도 불구하고 한 달이 넘는 산개파업과 가족, 지역대책위의 눈물겨운 활동에 힘입어 김대중정권을 패배직전까지 몰아넣었고 결국 발전매각을 저지했던 경험에서 배워야 한다. 또한 여론의 포화를 공공성 강화라는 우회로로 비껴가려고 하는 시도는 결국 우리 투쟁의 발목을 잡을 수 있음은 앞서 말한 바 있다.
공공부문 구조조정을 통해 자본과 정권이 취하고자 하는 핵심이 바로 노동자에 대한 정리해고와 노동강도 강화이기에 공공부문투쟁의 요구는 전체 노동자투쟁과 결코 다를 수 없다. 2002년 발전노동자들의 선도적 투쟁이 총파업을 성사시켜 전체 노동자투쟁으로 나아갔던 것처럼 현 시기 공공부문투쟁 역시 비정규직 철폐, 생활임금 쟁취, 구조조정 분쇄, 노동강도 강화 반대를 내걸고 공동투쟁을 성사시켜야 한다.
이명박 정권이 노동자들에 대해 감행하고 있는 파상적 공격은 공공부문 민간부문의 구분이 없다. 그리고 그 내용 역시 정리해고와 노동강도 강화로 귀결된다. 지하철, 발전, 가스 등 대규모 공공사업장에 대한 구조조정이 목전에 다가오면서 최근 노조선거에서 투쟁적인 집행부가 선출되었다. 이는 조합원들의 위기의식의 표출인 동시에 투쟁으로 구조조정을 막아내겠다는 의지의 표현이기도 하다. 이제 물러설 수 없는 한판의 투쟁이 다가오고 있다.
자본가와 노동자에게 공동의 이익이란 없다. 노동자의 계급적 이해를 명확히 하고 우리의 투쟁을 올곧이 자본과 정권에 향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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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부문 구조조정에 맞서 공세적인 공동투쟁으로 생존권을 쟁취하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