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2006-06-16 13:23:55 |
|
|
 대구건설노조 |
 [총파업16일차]아들아 내 딸들아 |
|
|
아들아 내 딸들아
너희들은 자랑스런 노동자의 아들 딸이다.
아들아 내 딸들아
잠든 네가 깰까봐 살며시 새벽길을 나서며
못난 애비처럼 살지 말라고
어떻게든 좋은 대학 가기를 바래는 간절한 마음뿐이었다.
임금을 삭감해도, 산재를 당해도
말 한 마디 못했던 것은
하던 일자리마저 빼앗길까봐
사장이 시키는대로 할 수 밖에 없었구나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데
몇 번이 강산이 변해도 건설현장은
더욱 팍팍해져갔다.
젊은 사람들은 하나 둘 떠나가고
지금 이일을 때려치운다고 해도
미련이야 없겠지만
몇 년은 더 공부해야 할 너희들이 눈에 밟혀왔다.
아들아
텔레비에서만 보았던 붉은 머리띠 질끈매고
투쟁조끼를 입고 수백, 수천의 동료들과 함께
거리로 나서 함성을 질러보았다
네 형 또래의 전투경찰을 보는 순간
죄인이라도 된 것처럼 덜컥 겁이 나기도 했다.
아들아 미안하다
그러나 이 애비는 부끄럽지 않다
그날도 경찰들은 마치 짐승몰이를 하듯이
곤봉을 휘두르고 소화기를 뿌려댔다
여기, 저기서 피투성이로 쓰러져
앰블란스에 실려 나가는 동료들을 보면서
아찔하고 까마득한 현기증을 느꼈다
“평생 빼앗기고, 매질을 당해온” 분노가 북받쳤다
이제까지 살아도 헛살았다고
송현동 사는 김씨가 말할 때
주름진 눈가에 눈물이 맺히더구나
답답한 가슴 소주를 마시고 고함만 빽빽 지를 줄 알았지
언제 한 번 노동자로 일어설 줄 몰랐구나
이번에 지고 나면 옛날처럼
노예로 살거라며 요지부동 한마음이다
너희들에게 자랑스러운 아버지로 돌아가고 싶다
부끄러웠던 노가다 인생에서
당당한 건설 노동자로 일 한 만큼 대우받는
그런 현장을 만들어 돌아가마
 <br>
[위원장의 편지]
조합원 동지들을 믿겠습니다.
우리에게 죄가 있다면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일하면서 하루 일당도 돌아가지 않는 강제도급에 하루 일당이라도 벌기 위해 발버둥친 죄밖에 없습니다. 인간으로서 가장 절박한 생계유지와 노동자로서 기본적인 권리를 요구하면서 단체교섭을 요구해왔으나, 건설업자들은 교섭을 회피하고 있습니다.
불법다단계하도급과, 불법용역, 불법파견을 건설현장의 관행이라며 범죄자들에게 관용을 배풀면서 인간으로서 최소한 요구를 내걸고 파업하고 있는 노동조합 지도부들에게 체포영장을 발부하고 노동조합의 중간간부인 대의원에게는 7-8명의사복경찰이 미행을 하고 집 앞에 상주하며 가족을 위협하고 불안하게 하여 우리들의 단결을 깨려 하고 있습니다.
지금 당장이라도 조합원 동지 곁으로 달려가 함께 투쟁하고 싶지만 이 파업을 승리로 이끌기 위해 조합원 동지 여러분 앞에 나서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 동지들이 경찰서로 연행되고 구속영장이 발부되고 부상당한 40여명의 동지들을 생각하면 견딜 수 없이 고통스럽습니다.
그러나 동지들 내 개인적인 고통은 고통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파업투쟁에 떨쳐 일어난 동지들의 고통에 비교할 수 있겠습니까? 수십 년간 억눌려온 건설 노동자들의 한 맺힌 고통에 비교할 수 있겠습니까? 이 파업투쟁 과정 속에서 크고 작은 희생이 없을 수는 없겠지만 아무리 작은 희생이라도 당하는 개인의 입장에서는 크고 아픕니다. 동지들의 희생을 헛되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저의 생각이자 동지여러분의 생각입니다.
반드시 이 투쟁을 승리하여 우리가 당한 고통의 천배 만배 되갚아 줘야 하지 않겠습니까? 파업 15일차를 넘어서지만 우리들의 대오는 줄어들지도 않고 흔들리지도 않습니다. 현장의 타워크레인은 멈추어 섰고 철근은 녹슬어 갑니다.
우리들의 승리는 결코 멀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상급조직인 건설산업연맹이 이 투쟁을 함께 할 것을 천명하고 나섰고, 민주노총도 이 투쟁을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습니다.
힘 있는 투쟁! 승리하는 투쟁! 동지들의 강고한 투쟁이야말로 가장 큰 힘입니다.
주저하지 맙시다. 건설업자와 경찰들의 유언비어나, 회유에 흔들리지 맙니다.
오늘 우리들의 투쟁은 200만 건설 노동자의 희망이 되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맙시다.
<br><table width="160" height="308" border=0 cellspacing=0 cellpadding=0 bgcolor=FFFFFF align=right style='margin-left:10px;margin-bottom:10px'><tr><td> </td></tr></table>
우리의 파업투쟁 소식이 언론에 보도되지 않아 속상하십니까?
많은 분들이 중앙언론에 우리의 투쟁소식이 나오지 않아 속상하실겁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언론은 우리의 파업소식을 보도하지도 않지만 혹여 보도한다 하더라도 화가 치미는 내용의 왜곡된 내용들입니다. 그 이유는 대다수의 언론회사가 건설자본의 광고수입으로 먹고살기 때문입니다.
우리에게는 투쟁하는 노동자들의 소식을 알려내는 공간이 있습니다.
건설노동자가 인터넷을 자유롭게 할 수 없는 조건이지만 집에는 인터넷이 가능한 자녀들이 있을 것입니다. 가족의 도움을 받아 조합원 동지들의 생각을 게시판에 올려주시기 바랍니다.
[앞면]<br>
 <br>
<br>[뒷면]
 <br> |
|
|
|
|
|
6499
325
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