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교섭을 분쇄시키고 2월총파업 전선으로 나가라
민주노총 지도부가 노동자 다 죽이는 ‘사회적 교섭’안을 끝까지 관철시키려고 하고 있다. 대의원대회에서 정족수 미달로 거듭 유회되었고, 특히 2월 1일 임시대의원대회에서는 현장 조합원들의 결사적인 반대투쟁에 부딪혔음에도 또 다시 대대를 소집하여 노사정위 복귀를 강행하려 하고 있다.
98년에 민주노총 지도부가 노사정위원회에서 정리해고제에 합의해 줌으로써 수만, 수십만 명의 노동자가 구조조정으로 잘려나가고,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임금삭감, 노동강도 강화로 고통 받아 왔다. 60%가 넘는 비정규직의 양산도 여기서 본격화되었다.
목숨 걸고 사회적 교섭안 관철시키려는 민주노총 지도부
그런데도 민주노총 이수호 집행부가 ‘사회적 교섭기구’라고 이름만 바꾼 노사정위에 복귀하겠다니, 98년 이후의 그 처참한 기억을 떠올리는 노동자라면 마땅히 반대하고 저지투쟁에 나서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이수호 집행부는 새로운 사회적 교섭틀은 과거의 노사정위와는 다르다고 강변하며, 정권과 자본이 노동자에게 불리한 것들을 강요하면 언제든 박차고 나오면 된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단위노조 임단투에 빗대 ‘투쟁과 교섭의 병행’을 말한다. 단위노조 임단투에서 교섭 결렬시 박차고 나와서 투쟁에 돌입하는 것처럼 그렇게 간단히 전국 단위에서도 가능한가? 정권이 온갖 자본가 매체들을 동원해서 모처럼 조성된 대화틀을 일방적으로 깼다고 이데올로기 공세를 융단폭격 하듯이 가해올 것이다. 여론에 민감한 민주노총 지도부들이 설사 박차고 나온다 하더라도 곧바로 이런 ‘여론’을 거슬러서 단호히 투쟁을 조직할 것인가.
그리고 그 같은 ‘사회적 대화’ 국면으로 이미 들어가버린 이상 전선의 긴장은 이완될 대로 이완되고 현안 사업장들의 투쟁동력도 가라앉아 버릴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박차고 나오면 된다는 이야기는 얼마나 안이한가. 아니, 단순히 지도부의 안이한 현실인식이라고 치부하기에는 너무도 위험한 태도가 아닐 수 없다. 노동자의 생존권은 안중에도 없고 오직 제도권 내에서 자본과 정권의 공인된 교섭 파트너로서의 지위를 확보하기만 하면 된다는 노사협조주의적 지향을 노골화하는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제2의 정리해고제’ 통과시킬 사회적 교섭기구
정권과 자본이 사회적 교섭기구라는 이름으로 그토록 민주노총을 이 제2의 노사정위에 끌어들이려고 애쓰는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비정규직 개악안과 로드맾 같은 ‘제2의 정리해고제’를 관철시키는 데 무언가 ‘합의’의 포장을 두르기 위해 민주노총을 끌어들이려고 한다는 것쯤은 그간 정권의 행태를 보면 누구나 알 수 있는 일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이미 연두 기자회견에서 비정규 개악안 강행처리 방침을 밝혔고, 김대환 노동부장관은 거듭 개악안 임시국회 통과와 로드맵 추진 방침을 공격적으로 천명하고 있다.
자본과 정권이 하려고 하는 것은 이렇게 너무도 분명한데, 이수호 집행부가 거의 목숨을 걸다시피 노사정위에 들어가려고 하는 것을 보면 민주노총을 노무현정권의 2중대로 만들려고 작정한 것이라고 보지 않을 수가 없다. 이것을 막지 못한다면 비정규 개악안을 저지하기 위한 2월 총파업은 없다. 그리고 노동자의 생존권은 98년 이상으로 벼랑 끝에 내몰릴 것이고, 정규직 조직노동자 운동은 무력화, 해체될 것이며, 비정규직은 지금보다도 더 급속히 확대될 것이다.
대의원대회 단상점거는 노동자 생존권을 지키기 위한 정당한 투쟁이다
그래서 이 노동자 다 죽이는 사회적 교섭방침은 끝까지 막아야 하며, 또 다시 소집되는 대의원대회에서는 어떠한 희생을 감수하고서라도 완전히 폐기시켜야 한다. 다수 대의원들이 조합원 대중의 생존권 사수 의지를 받들어야 할 의무를 내팽개치고 자신들의 상층관료적 이해관계에 따라 움직이는 이상 형식적인 민주적 절차에 우리의 생존권을 내맡길 수가 없는 상황이다.
사회적 교섭안 강행처리를 저지하기 위한 단상점거 투쟁을 폭력, 난동이라고 매도하며 미친 듯이 저주를 퍼붓고 있는 자본가 언론들이 이수호 집행부의 강행처리 방침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그래서 지난 2월 1일 대의원대회 때보다 더 많은 동지들이 더 큰 힘을 집중해서 저지투쟁에 나서지 않는다면 상황이 매우 어려워질 수 있다. 우리의 생존권은 우리가 지켜야 한다. 노동자의 생존권 보다 더 중요한 민주주의는 없다.
사회적 교섭 저지와 총파업 조직은 맞물려 있다
일각에서 사회적 교섭이 통과되더라도 2월 총파업만 조직할 수 있으면 된다는 견해들을 유포하고 있다. 이는 허황된 생각이다. 민주노총이 노사정 ‘사회적 대화’에 들어가는 것을 막지 못하면, 총파업은 불가능하지는 않더라도 수십 배 더 조직하기 어려워진다. 이는 너무도 분명하다. 자본과 정권뿐만 아니라 민주노총 지도부도 대화 국면 조성에 힘 쓸 것이다. 현안 사업장들의 투쟁조차 자제시킬 것이다. 사회적 대화에 대한 기대를 한껏 부풀려놓을 것이다. 투쟁을 조직하려는 입장에서는 훨씬 더 불리한 여건인 것이다. 단순히 민주노총 지도부가 총파업 투쟁을 회피하고 조직하지 않는 것을 넘어 사회적 교섭의 정착에 자신들의 정치적 생명을 걸고 총파업 조직을 억누르고 나설 것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2월 총파업을 성사시키고 승리를 쟁취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사회적 교섭을 저지해야 한다. 결코 별개가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2월 총파업을 공세적으로 전개하자!
2월 총파업은 단지 비정규 개악안 철회만으로 목표가 한정될 수 없다. 2월 투쟁의 양상이 어떤가에 따라서 05년 전체의 상황이 판가름 날 것이고, 이후 노사관계, 노정관계의 힘의 우위가 어떻게 형성될지 결정될 것이다. 따라서 2월 총파업은 단지 비정규직 개악안 철회를 넘어 공세적인 비정규 요구안 쟁취로 나아가야 한다.
그러나 민주노총은 총파업 투쟁의 목표를 여전히 개악안 문제로 한정하고 있다. 총파업의 상으로 결정된 것은 ‘비정규 노동법 개악안을 법안심사소위에서 강행처리 시 총력투쟁본부 대표자회의의 결정에 따라 총파업에 돌입한다’이다. 이 입장은 여전히 소극적이고, 자본의 교란전술에 말려들 가능성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 분명 2월 투쟁안에 투쟁기조에서 목표에는 ‘개악안을 반드시 저지하고 권리보장 입법을 최대한 쟁취한다’고 언급하고 있다. 권리보장입법이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파견법 폐지, 동일노동 동일임금, 특수고용노동자의 노동 3권 보장 등이다.
이미 민주노총 이수호 위원장은 지난 04년 하반기 투쟁을 마무리하면서 ‘2월 권리보장 입법 쟁취투쟁’으로 나아가자고 했다. 그러나 총파업의 상에는 전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요구는 여전히 담겨 있지 않다. 이런 어정쩡한 요구안을 가지고서는 2월 총파업을 위력적인 투쟁으로 만들어 갈 수 없다.
파견법 폐지 요구는 현대자동차, 하이닉스-매그나칩 등에서 전개되고 있는 불법파견 정규직화 투쟁 등과 연결되어 보다 강력한 투쟁으로 전개되어야 하고, 각급 대공장의 사내하청 노동자들에 대한 불법파견 진정과 조직화, 투쟁사업으로 확대되어야 한다. 이 물결이 기아자동차를 비롯한 대공장 등으로 확대되는 것은 전선의 성격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것이다.
따라서 민주노총의 2월 총파업은 대의원대회의 결정사항과 무관하게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요구쟁취 투쟁과 긴밀히 결합되고 확대되어야 한다. 전국 비정규직연대회의의 2월 하루 총파업 계획을 받아 안아 확대시켜야 하며,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이 전국적인 투쟁으로 확대될 수 있는 지원과 연대의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또 다른 사업장에서 불법파견 정규직화 투쟁이 벌어지는 것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현안들과 결합시키자!
2월 투쟁은 단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 혹은 개악 저지 투쟁만은 아니다. 이미 많은 사업장에서 ‘로드맵’은 관철되고 있다. 로드맵이 무엇인가? 쉽게 말해서 ‘노조를 아작 내겠다는 것’이지 않는가? ‘마음대로 짜르겠다는 것’아닌가? 이것이 먼 미래의 일인가? 노사관계 로드맵에 대한 정책적 대응을 준비하는 것보다 더 시급한 것은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노조 말살, 고용파괴에 맞서 반격을 하는 것이다. 사회보험노조는 노조를 아예 말살하려는 공단의 공격에 비틀거리고 있다. 공단은 노조 지부 사무실을 전격적으로 폐쇄하는 조치를 취했다. 이 같은 일은 공무원노조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나고 있다. LG정유에서 벌어지는 탄압은 파업에 참가한 조합원들에게 거의 인간성을 포기하라는 것이다.
노조 탄압만이 벌어지는가? 그렇지 않다. 일자리에서 우리는 쫓겨나고 있다. 코오롱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작년 8월 공권력 침탈 직전까지 가서야 합의한 합의서는 휴지조각이 되었고, 희망퇴직과 구조조정의 칼바람을 맡고 있다. 작년 임금동결을 조건으로 하여 고용보장을 약속받았으나 그것은 한낱 거짓에 불과했다. 금강화섬의 투쟁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으며, 철도현장에서도 외주화 공격이 진행되고 있다.
이른바 ‘잘 나간다’는 대공장도 탄압과 고용불안의 무풍지대는 아니다. 현대·기아차 판매조합원의 전직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문제다. 엔진의 역수입과 이에 따른 고용불안, 해외 공장의 가동과 설비의 증가로 인한 고용불안이 현장에서 계속 번져가고 있다. 금호타이어도 연간 생산량을 축소하고 중국 공장의 설비 증설이 이루어지고 광주 공장에 대한 설비투자 없음을 사측은 강변하고 있다. 조만간 잘 나간다는 대공장도 고용불안에 대한 투쟁을 전개할 날이 멀지 않았다고 현장의 동지들은 이구동성으로 말하고 있다.
파견법 개악이 미루어진다고 해도 자본과 정부의 파상적인 공격에 대응하지 못하면 올 상반기 투쟁은 있을 수 없다. 상반기 임투 전에 노조와 현장이 거덜나고 어떻게 싸울 것인가? 이렇게 되면 상반기 투쟁은 없다. 그리고 06년 세상을 바꾸는 투쟁은 꿈도 꾸지 못하게 될 것이다.
주요 현안사업장 연석회의를 구성하고 투쟁의 구심으로 나서자!
그렇다면 투쟁의 요구를 어떻게 모아갈 것인가? 답은 간단하다. 주요 현안사업장 연석회의를 구성하고, 이 연석회의가 2월 투쟁의 중심에 서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자. 2월 파업의 중심을 금속연맹의 대공장에서 더욱 확대하기 위한 필수적인 조치이며, 투쟁의 전선과 요구를 확대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이다.
연맹별로 나뉘어 연맹의 사업으로 문제를 풀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총연맹에서 조율해서 해결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현안 사업장들이 모이고, 스스로 투쟁의 구심으로 나서야 한다. 특히 주요 노조에서 현안문제가 발생하고 있고, 그 규모가 적은 숫자가 아니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얼마든지 투쟁의 구심은 형성될 수 있다.
자! 2월 투쟁의 시동을 힘차게 걸자! 올해 투쟁만이 아니라 향후 수년 계급투쟁의 지형이 이 투쟁에서 판가름 난다. 선제공격으로 과감히 나서자!
|
|
|
6499
325
27
민주노총 사회적교섭을 분쇄시키고 2월총파업 전선을 조직하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