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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8-03 20:56:4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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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방연대(준) |
 민주노총 조직혁신 토론초안/직선제 관련 토론자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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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조직혁신 토론초안/직선제 관련 토론자료
※ 현재 민주노총에서는 조직혁신안 토론 초안을 채택하여 설명회를 진행하고 있고 이 과정을 통해서 8월 25일 대의원대회에 안건상정 할 예정입니다. 그러나 조직혁신 토론초안은 비민주적이고 퇴행적인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직선제의 경우에도 선거인단이라는 방식으로 회피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해방연대(준)은 이 조직혁신 토론초안의 문제점을 분명히 하고 직선제 도입을 위해 내부 회원자료를 작성하여 활용하고 있습니다. 민주노총의 조직혁신안과 직선제에 대한 고민이 있는 동지들을 위해 회원 토론자료를 공개하니 많은 동지들이 활용하실 수 있기 바랍니다..
민주노총 조직혁신 토론초안 비판
노동해방실천연대(준)
7월 13일 민주노총 17차 중앙집행위원회에서는 조직혁신 토론초안과 진보진영 상설연대체 건설방침을 채택했다. 그 후속조치로 민주노총 전 조직 토론을 진행한 후 8월 중앙위를 거쳐 8월 25일 대의원 대회에 안건을 상정한다는 방침이다. 조직혁신 토론초안의 핵심은 선거제도 및 대의체계 혁신방안과 재정구조 혁신방안이다. 혁신안이 나오게 된 배경을 보면, 2005년 조직혁신위에서 9월 23일 대의원 대회에 대의원 선거제도 개선 등의 조직혁신안을 상정했고, 회의 결과 혁신안에 대해 추후 논의를 거쳐 각 의결기관에 안건상정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그러나 강승규 수석 비리 사건 등으로 지지부진하다가 2006년 1월 11일 제1차 중앙위원회 의결로 대의원-중앙위원에 대한 비정규노동자 할당제 도입, 의무금 완납을 위한 제도개선 등의 조직혁신안을 마련하여 2006년 2월 10일 제36차 정기대의원대회에 안건을 상정하였으나 다루지 못한 채 폐회했다. 그 후 2월 23일의 37차 대의원 대회에서 4번 안건으로 채택되었으나 임원선거만을 마친 후 38차 대회에 안건이 이월된 상태다.
토론초안에서 밝히는 선거제도 혁신방안의 내용은 크게 두 가지로 첫째는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대의원 수를 축소하여 선출하겠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임원선출에 관한 사항으로 조합원 100명당 1명씩 총 8000명 규모의 선거인단제를 도입하여 2007년 임원선출을 한 뒤, 2009년에 가서야 직선제를 할지 말지를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재정문제에 대해서는 2007년 1월부터 현행 조합원 1인당 1000원의 의무금을 2000원으로 인상하고 2008년 상반기까지 정률제로 전환하며, 정부예산과 지방정부예산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방안 등이 토론초안에 포함되어 있다.
1. 혁신은 조합원의 참여 속에서만 가능하다.
토론초안은 토론에 부치는 과정부터 내용에 이르기까지 조직을 혁신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방식으로 일관하고 있다. 위에서 말한대로 이 초안은 전 조직 토론을 거친 후 중앙위에서 검토 후 대의원대회에 안건상정하기로 되어 있다. 그러나 ‘전조직 토론’이라는 방침은 어느새 ‘단위노조대표자 설명회’로 바뀌어서 진행되고 있다. 각 지역별 설명회도 지역본부장과 상근자를 포함해서 불과 10여명이 모여서 진행한 지역본부도 있다. 설명회 공지에서도 조합원은 참가대상에서 제외하고 있을 뿐 아니라, 조합원이 일하고 있는 시간대에 설명회를 진행한다는 것 자체가 조합원의 참여를 원천적으로 배제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식이라면 앞으로 혁신안을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과정에서도 조합원은 철저히 배제될 것이다. 이처럼 초안은 혁신을 말하고 있지만 그 토론과정부터 오히려 혁신으로부터 멀어지는 행동을 보이고 있다. 민주노총 혁신은 조합원을 혁신의 주체로 세워 직접 참여하고 토론하는 과정을 거친 혁신안이 실행될 때 가능하다.
2. 대의원 수 축소는 문제에 대한 해답이 아니다.
혁신토론 초안 ‘3. 선거제도 및 대의체계 혁신방안’에서 말하는 “혁신”의 내용을 보면, ‘대규모 사업장에 편중된 파견대의원 배정’, ‘의무금 납부율 저조로 파견대의원 숫자가 언제나 부족한 문제점’, ‘반복되는 성원미달’, ‘과도한 정파적 대결로 인한 민주노총 갈등의 대명사’, ‘토론이 불가능한 규모’, ‘시간에 쫓기는 회의시간’, ‘결정권한은 크고 집행책임은 전무한 대의원 대회’ 등의 이유를 들어 현재 조합원 500명당 1명으로 선출하고 있는 대의원 숫자를 1000명당 1명으로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줄이겠다고 한다. 대의원 직선제에 대해서는 지역설명회를 하는 과정에서 “집행부의 의지는 대의원직선제를 하겠다는 것”이라고 밝혔지만, 초안에서 대의원 직선제에 대한 계획은 보이지 않는다.
파견대의원 수를 줄여 조합원 1,000명당 1명으로 파견대의원을 선출하게 되면 대규모 사업장으로의 대의원 편중이 없어지는지에 대한 비판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중소영세사업장 노동자와 비정규직노동자, 이주노동자에 대한 과감한 할당제의 도입으로 대규모 사업장으로의 대의원 편중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이 함께 제출되지 않았기에 편중은 오히려 심해질 것이다. 대의원 수 축소의 근거로 들고 있는 ‘의무금 납부율 저조로 파견대의원 숫자가 언제나 부족한 문제점’과 ‘반복되는 성원미달의 문제’는 대의원 숫자가 과도하게 많아서 발생하는 문제가 아니라, 간선제에 기인한 파견대의원의 책임성 부재와 총연맹 집행부의 적극적인 회의조직 노력부재로 온 결과다.
‘과도한 정파적 대결로 인한 민주노총 갈등의 대명사’라고 하는 지적도 일면 맞는 것일 수 있지만, 파견대의원의 숫자를 줄이는 것으로 해법을 제시하는 것은 ‘머리 아픈데 소화제 주는’ 처방이다. 오히려 현행 대의원 수를 획기적으로 늘리는 것이 조직적으로 논의되어야 한다. 대의원대회의 중요한 문제 중 하나가 조합원과 민주노총간 의사소통이 동맥경화되는 구조이고 이를 단절하는 것이 혁신이라면 이에 대한 처방은 민주노총 파견대의원에 대한 조합원 직접 선출과 일정규모 대의원에 대한 할당제의 실시, 대폭적인 대의원 수의 확대가 되는 것이다.
‘결정권한은 크고 집행책임은 전무한 대의원 대회’라는 규정도 문제가 있는 발상이다. 대의원 대회는 의결권한이 있을 뿐 집행책임을 지는 기관이 아니다. 대의원 대회에 집행책임까지 물을 수는 없다는 것은 대부분의 대중 조직에 관철되는 원칙이다. 굳이 책임을 묻고 싶다면 의안에 대한 의결을 얼마나 책임 있게 했는가? 또는 그 결의사항에 대해서 현장조합원으로부터 얼마나 정확한 의견을 취합했으며 그 결과에 대해 얼마나 정확하게 전달했는가가 될 수 있을 뿐이다. 때문에 토론초안에 나와 있는 대의원 수 축소는 전혀 문제의 해결방식이 아니라, 기존의 문제를 심화시키는 결과만을 초래할 뿐이다.
3. 즉각적인 임원직선제가 혁신의 해답이다.
임원직선제를 선거인단 제도를 두어 선출한다는 내용에 대해서 보면, 자료는 성공적인 사례인 울산과 인천본부의 사례는 언급하지 않고 시종일관 실패한 직선제 사례만을 들고 있다. 더군다나 ‘직선제 도입 지역본부는 총 15개중에서 4개(울산, 인천, 대전, 경남 등)’라고 언급하고 있다. 그러나 충남지역본부와 대구지역본부 역시 조합원 직선제로 임원을 선출하고 있다. 이처럼 초안은 사실관계에서부터 왜곡하고 있다. ‘정파적 대결의 전국화와 정파적 대결의 확대가능성’, 그리고 ‘정권과 자본의 지배개입 가능성’, 직선제 실시를 위한 전제조건 4가지 (조합원 명단확보, 의무금과 선거인명부 통일성확보, 직선제 관리체제 구축, 총연맹의 지도력과 현장조직력 강화)를 들어 대의원 대회와 선거제도를 분리한 후 조합원 100명당 1명씩 총 8,000명의 선거인단을 선출해 2007년 임원선거를 치루고 2009년에 직선제를 할지 말지 결정하겠다는 것으로 결론을 맺고 있다.
더 나아가 ‘조합원 명단확보’와, ‘의무금 납부율 문제해결’과 ‘선거인명부 통일’, ‘선거관리체계구축’ 등에 관한 실무적인 문제는 선거인단제를 실시하나 임원직선제를 실시하나 동일하게 나타나는 문제이며 동일하게 해결돼야 할 문제다. 오히려 선거인단제를 도입할 경우는 이 이런 문제 외에 선거구획정 등의 문제가 추가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 임원 선거인단제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임원직선제로 가는 길이 훨씬 수월한데도 굳이 선거인단제를 고집하는 이유가 무언지 알 길이 없다. 초안은 이처럼 쉬운 길로 갈 수 있는 임원직선제의 경로를 선거인단제를 제시하면서 문제를 더욱 더 어렵게 꼬고 있다.
직선제를 하면 정권과 자본의 지배개입이 이뤄진다는데, 그런 종류의 개입은 현재의 구도상 상층 지도부에 대해서 집중되고 있다. 오히려 정파적 대결과 정권과 자본의 지배개입이야말로 민주노총 상층집행부에 집중되었고 조합원이야말로 이런 자본의 지배개입에 대해서 온몸으로 투쟁해 왔다는 것은 98년 배석범 직무대행의 직권조인, 강승규수석의 비리문제 해결과정에서 보듯이 역사가 증명하는 바다. 또한 조합원을 정권과 자본의 지배개입 시도에 대해서 쉽게 무너지는 나약한 존재로 바라보는 것은 아닌가는 의문을 갖게 하는 대목이다. 직선제를 실시하면 이같은 지배개입은 지금보다 현저히 줄어들 수 밖에 없다. 토론 초안은 민주노총을 더욱 더 경직되고 관료주의로 기울게 하는 방안을 담고 있다. 다른 한 편에서 이 초안은 마치 혁신을 열망하는 것처럼 포장되었지만 실제에 있어서는 현재의 과두제적 구도를 그대로 가지고 가려는 의도하에 작성된 것 아닌가 하는 의혹을 갖게 하기에 충분하다.
결론적으로 토론초안은 직접 참여의 수단으로 직선제를 하고자 하는 조합원의 의사와도 전혀 맞지 않고, 온통 대의원대회와 조합원에 대한 왜곡된 사실과 원인진단에 근거한 해결책을 조합원 앞에 들이밀고 있다. 그마저도 대의원 대회에서 부결되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면 중차대한 민주노총 혁신과제를 이런 식으로 제출하고 졸속으로 설명회를 진행해서는 안된다. 정확하고 솔직한 진단과 함께 전면적인 임원-대의원 직선제를 비롯한 혁신안을 조합원에게 제출하고 토론되는 과정을 거친 후, 최종적인 판단은 조합원에게 직접 묻고 혁신과제를 조합원의 힘으로 돌파해 나가는 방법만이 노동해방의 전망을 열어나가는 민주노총을 건설할 수 있게 할 것이다.
민주노총 임원-대의원 직선제 반대주장에 대한 반론
노동해방실천연대(준)
1. “직선제가 되면 관료주의, 노사협조주의가 해결되나?”
현재의 민주노총은 노사협조주의 세력에 의해 관료주의가 활용되고 있으며, 좌-우파를 막론하고 상층관료들은 관료주의를 적극적으로 옹호하고 활용하고 있다. 관료주의를 가능케 하는 핵심원인은 조합원의 직접참여와 통제를 배제하며 졸속으로 구성되는 ‘간선제 대의구조’와 간간선제로 집행기관인 임원진을 구성하는 것에 있다.
일례로 이번 6.23일 민주노총 대의원 대회는 민주노총 중앙집행위원회에서 무기한 연기를 결정했다. 이 결정과 동시에 노사정위원회 참여를 결정했고 불과 4일만에 노사정위원회 운영위원 간담회에 참가하는 기민함을 보여줬다. 조합원의 직접참여 없이 간선제로 민주노총 대의원이 선출되면 대의원은 대의제에 입각하여 조합원에 대해 책임지는 것이 아니라, 선출기관인 산별노조의 지부대의원 대회나 단위노조 대의원대회에만 책임지게 된다. 때문에 대의원 대회 불참과 그로 인한 관료주의의 일방적인 독주가 가능한 것이다. 그리고 그 결과 민주노조운동의 역사에서 보듯이 항상 노사협조주의와 비리로 얼룩져 올 수 밖에 없었다. 민주노총 직선제가 관료주의와 종파주의 나아가 노사협조주의와 비리를 한꺼번에 해결할 수는 없지만 조합원의 참여와 통제에 의해 민주노총 혁신의 첫걸음이 될 것은 명확한 사실이다.
2. “민주노총은 산별연맹의 연합체이기 때문에 조합원이 직선으로 임원을 선출하는 것보다 가맹단위인 산별연맹(노조)에서 파견대의원을 선출해서 임원을 선출하는 것이 타당하다. 그렇지 않으면 총연맹의 역할이 혼란스러워진다. 그런 이유로 총연맹 임원을 직선하는 경우는 해외 어디에도 없다?”
이런 식의 인식에는 총연맹은 연맹의 연합체 또는 결사체로서 ‘연맹간 이해관계를 조율하고 운동이념을 정립하고 정치활동을 하는 것’으로 국한되어 있다. 대정부, 대자본간 투쟁에서 총연맹이 노동자 대중을 조직하고 투쟁을 지도하는 역할은 고스란히 빠져 있다. 민주노총의 역사적 과정을 보면 총연맹의 실질적이고 고유한 역할은 대 자본, 정부와의 투쟁에서 일사불란하게 투쟁을 지도하는 데 있다. 그러기 위해서 전체 조합원이 참가하는 선거 속에서 투쟁의 지도부를 구성하자는 것이다. 또 우리의 노동조합운동은 외국의 사례와는 달리 산별노조가 완성되고 나서 그 연합체로서 총연맹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총연맹이 조직되고 난 후에 각 산별노조가 만들어지는 순서를 밟고 있다. 투쟁의 구심점으로서 민주노총이 기능하고 있기 때문에 모든 노동자의 생존의 문제와 투쟁의 문제가 민주노총의 투쟁지도력과 떼려야 뗄 수가 없다. 이 총연맹이 비민주적으로 운영되어 관료주의로 흐르거나 결정적으로 노동자를 배신할 때 입는 노동계급의 타격은 그 어떤 것보다 크다. 98년 배석범 직무대행의 노사정위 합의를 상기해 보라. 따라서 전체 노동자의 투쟁을 조직하고 지도하고 있는 민주노총 임원과 그 핵심 의사결정체인 대의원에 대해서 직선제를 혁신운동의 최우선적인 내용으로 진행하자는 것이다.
또한 민주노총 재정의 주된 수입이 조합원들이 내는 조합비라는 사실과 민주노총 총파업지침에 의해 파업대오에 투쟁에 참가하는 조합원들은 도대체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가? 이런 빈약한 상상력은 반동적이기까지 하다. 이런 인식대로라면 미국같은 연방제 국가의 국민은 국회의원과 주지사만을 선출할 수 있고 대통령은 국회의원들이 선출해야 한다는 주장도 가능해진다. 각 나라마다 고유한 정치-선거제도가 있듯이 각 나라의 노동조합 총연맹의 임원선출방식도 각기 자신들의 조건에 맞게 운영해 나가면 되는 것이다.
3. “직선제를 하려면 실무적으로 선거관리에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실무적인 뒷받침이 안 되면 부정선거가 되는 것 아닌가?”
이제까지 부정투표나 대리투표가 가능했던 것은 그동안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민주노총 임원직선제를 한 번도 해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선거의 부정은 선거감시와 실무적으로 제대로 한다고 해서 해결될 것이 아니라, 선거에 참가하는 사람 모두가 선거문화를 바로 세울 때 해소될 수 있는 것이다. 직선제와 관련하여 잡음과 실무적인 어려움이 있을 수 있지만 그런 어려움이 현재의 관료주의와 노사협조주의, 패거리주의를 극복하고자 하는 민주노조운동의 시대적 요구보다 앞설 수 없다. 조합원들의 민주적 소양을 강화하고 훈련하는 과정 속에서 선거실무상의 어려움들도 해결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런 방식으로 실무적인 문제들이 해결되는 과정까지가 직선제 운동의 내용을 이루는 것이다.
전국조직인 민주노동당 당 대표 선출과정이나 전국공무원노조와 전교조의 직선제 실시경험을 보면 이미 민주노총에서도 직선제를 실시할 충분한 실무적 역량을 갖추고 있다. 민주노총에서 정히 직선제를 실시할 실무적인 여력이 안 된다면 이들 조직에서 도움을 받아 직선제를 실시할 수도 있다.
4. “직선제가 간선제보다 더 민주적이라고 할 이유가 없다. 선출제도상의 문제일 뿐이다?”
결정적으로 직선제든 간선제든 대의제 하에서 그 대표를 선출하는 ‘방법과 절차’에 불과하다고 말하고 있는데, 바로 그 ‘방법과 절차’가 민주주의의 요체를 이루는 것임을 애써 부정하려 든다. 민주주의라고 하는 것은 어떤 객관화된 정형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그 절차와 방법에서 최대한 다수의 사람들이 함께 참여하고 토론되어서 결정해 나가는 과정을 말하는 것이다. 분명히 직선제는 간선제보다 많은 조합원이 선거에 참여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민주노총의 여러 어려움과 극복방안 나아가 발전에 대한 전망을 함께 토론해 나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것은 지금의 간선제 또는 간간선제보다 훨씬 민주적이다. 이런 식의 주장이라면 가장 기본적으로 직선제 하의 대통령제와 간선제 하의 대통령제가 어떤 정도로 민주주의의 발전을 이뤘는지부터 다시 한 번 검토해 볼 일이다. 만일 이것을 알고서도 이런 식의 주장을 한다면 그는 직선제에 대한 악의적인 선동을 하고 있는 것에 다름 아니다. 과거 대통령직선제 쟁취투쟁 당시의 관변 학자 같은 주장이다. 게다가 선거를 하게 되면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문제들과 그 해결방법들이 공론화되고 논의-소통될 수 있다. 이런 주장은 대중과 조합원의 창의적인 활동과 의식까지도 무시하는 것이다.
5. “직선제를 하면 상층부의 종파주의가 조합원들에게까지 확대된다?”
조합원들의 민주주의에 대한 기본적 소양과 훈련을 완전히 무시하고 있다. 그 동안의 투쟁과 역사적 경험에서 부족한 면이 있더라도 직선제는 몇 명이 관리하는 과두제나 관료주의에 비할 바가 아니다. 오히려 종파주의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이야말로 직선제다. 종파주의와 과두제, 관료주의는 공통으로 소수의 의사결정과정에 기반하고 있다. 소수의 의사결정과정이 전체의 의사인양 포장되고 있는 것이 문제가 되는 것이다. 이를 척결하기 위해서라도 다수의 참여가 가능한 방향으로 임원-대의원 선출제도를 혁신해야 한다.
6. “민주노총에 관료주의는 없다. 있다 하더라도 직선제로 해결할 수 없다. 민주노총의 관료제는 더 강화돼야 한다?”
관료제와 관료주의를 혼동하고 있다. 관료제는 조직의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전문화된 영역에서의 대중에 대해 책임지는 선에서 대중으로부터 업무를 위임받아 조직의 업무능력을 고양하기 위해 도입된 것이지만 관료주의는 업무를 위임한 대중에 대해 책임지지 않고 그 자체가 독자적인 의사결정을 하면서 전체의 의견을 묵살하고 관료 자신의 이익과 기득권만을 위해 행동하려는 경향을 말한다. 그런 의미에서 민주노총에는 관료주의가 만연해 있다. 이런 관료주의를 통제할 수 있는 방법이 단지 운영의 묘를 살리는 것에 있지는 않다. 현재 민주노총의 관료주의를 분쇄할 수 있는 힘의 원천은 조합원에게 있다. 이런 주장은 민주노총을 조합원의 것이 아닌 상층관료들의 전유물로 만들어 버리는 논리로 귀착된다.
7. “직선제를 하면 의결단위와 집행단위가 분리된다. 그리되면 집행이 어려워진다?”
조직의 운영에 있어 의결과 집행은 당연히 분리되는 것 아닌가? 여기서 정확히 할 것은 임원은 집행단위라는 사실이다. 현재 그 집행의 근거가 되는 대의원 대회는 최고의 의결단위가 되는 것이다. 자신이 사업을 집행하고 그 감사를 받는 조직이 어디에 있으며 스스로 예산을 짜서 스스로 승인을 받는 조직이 어디에 있는가? 임원은 조합원에게서 부여받은 집행권한을 행사하면 되는 것이고 그에 대한 총체적인 사업계획의 승인과 최종 결정은 대의원 대회에서 하면 되는 것이다. 지금의 승자독식 구조도 집행과 의결단위가 혼재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집행과 의결이 혼재되는 상황은 필연적으로 상급기관에서의 의사결정을 효율성의 이름으로 하부기관에서 뒤집기 할 수 있다. 그런 과정을 통해서는 제대로 된 각종사업을 수행할 수도 없다. 바로 그런 행태가 ‘소수의 의사로 다수의 의사결정을 묵살’하는 관료주의의 요체를 이룬다. 그렇기 때문에 의사결정과정의 민주성과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서도 임원-대의원 직선제는 하루 속히 관철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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