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화의 전성기를 운운하는 요즘에도 영화 제작 현장에는 잔금이 지급되지 않는 등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는 일들이 빈번히 발생해왔다.
보통 영화 스탭은 팀 단위로 계약을 하든지 개별로 계약을 하든지 간에 계약시 선금을 받고 촬영이 종료되면 나머지 잔금을 받는 형태로 일하는 것이 관행이었다.
일부 영화사는 이를 악용, 잔금 지급을 최대한 미루고 극장 상영후 흥행 성적이 좋지 않을 경우 잔금을 지급하지 않는 것과 같은 비상식적인 행동을 해왔다.
이는 가뜩이나 열악한 처지에 놓인 현장 스탭에게 치명적인 이중고를 유발시켜 물질적으로나 심리적으로 심각한 부작용을 낳아온 것이 사실이다.
그간 이런 사실이 외적으로 많이 드러나지 않았던 것은 우선 대부분 소액이고, 영화계에 소위 가족적 개념이 강조되어 법적 대응에 거부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연 제작편수 대비 포화 상태인 스탭수는 상대적으로 제작사에게 유리한 위치를 점하게 해줌으로써 스탭들이 제작사 앞에서 큰소리를 치지 못하는 이유가 되어 왔다.
다시 말하자면 다음 작품을 하기 위해서라도 적당한 선에서 스탭들이 스스로 피해를 감내해 왔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은 하위 스탭으로 가면 갈수록 피해가 커지는데 핵심적인 문제가 있다. 예를 들자면 영화 한편에 300만원을 받고 6개월간 일을 한 어느 연출부 스탭은 잔금을 받지 못해 6개월간 150만원에 일을 한 꼴이 되었다.
이 스탭이 다음 작품에 바로 참여하지 못한다고 가정하면 이 150만원이 이 스탭의 연수입이 될 가능성이 높다.
누구도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현재도 한국 영화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실제상황이다.
이런 상황을 바꾸고자 한국 영화 4부연합(이하 4부연합)과 스탭커뮤니티가 두팔을 걷고 나섰다. 연출, 제작, 촬영, 조명스탭협회의 연합체인 4부연합과 국내 최대 영화 커뮤니티 필름메이커스, 그리고 비둘기둥지가 최근 "영화인 신문고"란 이름의 게시판을 공동 운용하기로 한 것이다.
이는 4부연합과 스탭커뮤니티가 준노조의 성격을 갖고 근절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비상식적인 행동에 대해 직접 철퇴를 가하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출이란 점에서 의의가 크다.
이 게시판의 공정은 일단 잔금 미지급과 같은 부당한 처우를 당한 스탭이 고발글을 게시하면 주관하는 4부연합이 사실 조사를 한다.
실사후 명백한 부당 사례라 판단되면 변호사(박형섭 변호사)와 함께 분석을 하고 소송전 원만한 해결을 위해 4부연합이 권고문을 제작사에게 발송, 또는 방문 전달한다.
여러 채널을 통한 권고가 수용되지 않을 경우 소송을 진행, 4부연합과 스탭커뮤니티가 공동대응하며 소송비용의 경우 4부협회가 모금등을 통한 자체 재원을 지원해 스탭 당사자는 부담이 거의 없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또한 "영화인 신문고"게시판을 운용함에 있어 소송을 두려워 하지 않는다는 기본 인식을 갖고 나아가 근래 낙선 운동과 비유할만한 명부 작성도 고려하고 있어 앞으로 안일한 자세로 영화 제작을 하다간 큰코 다칠 일만 남았다고 할 수 있다.
큰일을 하려는 듯 보이지만 실상은 너무도 소박하고 당연한 슬로건, 그래서 "영화인 신문고"게시판이 외치는 슬로건은 오히려 의아스럽기까지 하다.
"스탭에게 줄 돈 제때 지급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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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스텝에게 줄 돈 제때 안주면 영화 못만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