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청사용자책임 부정하며 공안탄압만 일삼는
노무현 정부와 검찰을 강력히 규탄한다!
지난 11월2일, 검찰은 대구경북지역건설노조 조기현 위원장을 비롯한 7명의 노조 간부들에게 소환장을 보내 또다시 공안탄압의 망령을 깨우려 하고 있다. 노조 간부들이 받고 있는 혐의는, 기가 막히게도 “시공사인 원청건설사를 상대로 단체교섭을 요구하고 단체협약을 체결한 죄”라는 것이다. 이미 2003년에도 검찰은 대전지역건설노조 5명, 천안아산지역건설노조 2명을 똑같은 혐의로 구속기소했고, 지난해에는 경기서부건설노조 3명을 구속한 바 있으며, 이제 그 탄압의 마수를 대구경북지역으로 확대하려 하고 있는 것이다.
검찰은 “건설일용 노동자들은 하도급업체에 고용된 자들이므로 아무런 법적 책임도 없는 원청사를 상대로 협약 체결을 요구하는 것은 공갈협박”이라고 한다. 또한 “단체협약을 통해 노조 전임자를 두어 활동비를 지원하도록 합의한 것은 금품갈취”라고 한다. 단체협약을 수차례 체결해왔기 때문에 공갈협박과 금품갈취를 ‘상습적으로’ 일삼아왔다고 한다. 그야말로 검찰의 논리는 너무나 허무맹랑할 뿐이다.
건설현장은 불법 다단계 하도급 구조로 인해 대부분의 현장 노동자들이 간접고용에서 노동하고 있다. 수주산업이라는 건설산업 특성상 현장에서 원청사와 시공사의 지위와 권한은 절대적이다. 업무에 대한 지휘감독 모두 원청사가 행사하고 있으며, 하도급업체들은 출퇴근관리만 할 뿐 아무런 권한을 행사하지 못한다. 고용보험. 산재보험. 퇴직공제수청등 직접적인 관리통제의 많은 부분이 원청회사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다. 따라서 지역건설노조가 임금 및 노동조건과 관련하여 원청사와 단체협약을 체결하려는 것은 너무나도 상식적이다. 실질적 권한을 가진 원청사의 의지없이 하도급업체들과 맺는 단체협약은 한낱 종이조각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검찰의 허무맹랑한 논리는 보수적인 사법부조차 손을 가로젓고 있다.
대전건설노조 간부들의 구속사건에 대한 항소심에서 대전고등법원은 “원청회사와 건설일용노동자가 직접 근로계약관계를 맺고 있지는 않더라도 노무제공, 작업환경, 근무시간 배정등을 결정하는,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지배를 하는 지위에 있는 경우 단체교섭 의무가 있는 사용자에 해당할 수 있다”고 판시했으며, 단체교섭에 대해서도 “노조 전임에 관한 사항은 일용노조에 대한 편의제공의 형태이기 때문에 의무는 없지만 원청 사용자가 협약을 체결할 수 있다”고 밝히면서 일부 무죄를 인정하였고, 현재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경기서부건설노조 간부들의 구속사건에 대해서도 구속된지 한달도 되지 않아 안산지법이 보석결정을 내려 불구속 상태에서 아직까지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검찰수사가 너무나도 무리하다는 것을 법원이 인정하기 시작하자, 대검찰청도 건설일용노조에 대한 수사를 다른 지역으로 확대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대구경북지역건설노조 간부들에 대한 소환장 발부는, 노무현 정부와 검찰이 또다시 공안탄압의 망령을 깨워 건설일용노조를 모조리 말살하겠다는 선전포고에 다름아니다. 스스로의 약속조차 번복하고, 사법부의 판단조차 비웃는 검찰의 행태는 누구에게도 설득력을 갖기 어렵다.
전국비정규노조연대회의는 이번 사건이 단순한 검찰수사의 확대 내지 대구경북지역건설노조에 대한 탄압이라고만 보지 않는다.
최근 비정규법안이 재논의되면서 ‘특수고용 노동기본권 보장’과 함께 가장 첨예한 쟁점으로 떠오른 ‘원청사용자책임 인정’이라는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절실한 요구를 짓밟으려는 사전포석에 다름아니다. 특수고용 노동자성과 원청 사용자성을 쟁취하기 위해 비정규노동자들이 전국순회투쟁에 나서며 공동행동을 조직하려 하자, 이러한 흐름을 차단하기 위한 비상식적 탄압에 불과하다.
불법파견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원청 사용자책임 인정투쟁이 꾸준히 전개되고, 중앙노동위와 국가인권위원회가 원청사가 교섭에 응할 책임이 있으며 교섭불응은 부당노동행위라는 주장을 펼치게 되자, 검찰이 직접 나서 건설원청사인 재벌들을 비호하기 위해 취하는 조치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그래, ‘타락한 노무현 정권과 검찰’이여! 그렇다면 모두 잡아가두라!
최근 수백억 비자금 조성으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처벌조항 : 단기 5년 이상의 징역형)을 어긴 두산재벌 박용성 일가 전원을 불구속 기소하고, 정치권 전방위 로비혐의와 불법세습 혐의가 포착된 삼성재벌 이건희·이재용 일가에 대한 수사의지조차 보이지 못하는 ‘타락한 검찰’의 수사를 그 누가 인정할 수 있단 말인가!
대구경북건설노조에 가해지는 노무현 정부와 검찰의 탄압은, 우리 사회가 “가진 자에게는 한없이 관대하고 가지지 못한 자에게는 없는 죄까지 뒤집어씌워 감옥에 쳐넣는 사회”라는 사실을 여실히 입증해줄 것이다. 탄압의 강도만큼 비정규노동자들의 단결이 강화될 것이고, 부패하고 타락한 노무현 정부와 검찰을 심판하기 위한 투쟁 역시 거세질 것이다.
이미 국회 앞에 특수고용에 이어 사내하청·공공부문 비정규 노동자들이 천막농성에 돌입하였고, 어제부터 총파업 조직화를 위한 전국순회투쟁에 돌입하였다. 전국비정규노조연대회의는 검찰의 탄압을 강력히 규탄하며, 사내하청·건설일용 등 간접고용 노동자들과 함께 원청사용자책임을 인정받기 위한 하반기 총력투쟁에 나설 것이다.
2005년 11월 15일
민주노총 전국비정규노조연대회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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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건설일용 공안탄압 일삼는 노무현 정부와 검찰을 규탄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