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울산과학대와 광주시청은
용역도급 노동자들의 고용승계를 보장하라!
- 정부와 국회는 원청 사용자성을 인정하는 법제도 정비하라! -
2007년 3.8 세계 여성의 날은 이 땅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들에게 다시 한 번 치욕과 분노로 얼룩진 투쟁의 날이었다. 지난 3월 7일과 8일, 울산과학대(이사장 정몽준)와 광주시(시장 박광태)가 생존권의 벼랑 끝에 매달린 채 절규하는 청소용역 여성노동자들을 폭력만행으로 짓밟았기 때문이다. 울산과학대는 재벌 국회의원이 이사장이고, 광주시청은 민선 시장이 행정 책임자라는 점에서, 이번 폭력만행은 비정규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거리낌 없이 박탈하는 이 땅 자본과 정권의 무자비한 본질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저들은 열흘이 훌쩍 넘은 지금까지 아무런 해결책을 내놓지 않고 나 몰라라 하면서 도리어 여론을 호도하기에만 전념하고 있다. 울산과학대는 1천여 명의 학생들이 지지 서명에 동참하고 있음에도 어용 직원노조와 학생회를 내세워 외부세력(민주노총)이 여성노동자들을 사주하고 있다고 몰아치고 있으며, 광주시는 기자회견을 통해 여성청소노동자들이 생떼와 억지, 과격시위가 광주의 명예를 더럽히고 투자유치를 어렵게 한다고 대 시민 호소문을 발표했다. 참으로 안하무인의 치졸한 처사가 아닐 수 없다.
도대체 이들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들이 무슨 죄를 지었기에 학교가 지어지고 시청건물이 들어서면서부터 시작해 지금까지 일 해온 일터에서 밀려나야 한단 말인가? 주면 주는 대로 시키면 시키는 대로 일하면서도 쥐꼬리만한 임금에 온간 멸시와 천대를 받아왔지 않은가? 그나마 노동조합을 시작하면서 조금씩 개선되는 노동조건에 보람을 느끼며 일해 왔는데 그것이 그렇게 잘못된 것인가?
울산과학대 청소노동자들은 하루 9시간씩 일하면서도 최저임금도 받지 못했다. 휴일과 명절에도 무보수 당직을 섰고 연월차 휴가 생리휴가 잔업수당은커녕 점심식사도 제공받지 못했다. “밥을 달라!” “최저임금을 달라!”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는 것이 노동조합을 만들어 요구한 내용이다. 광주시청 청소노동자들 역시 노동조합을 통해 “용역원가의 30% 이상을 쓸데없이 업체 사장들의 배만 불리며 예산을 낭비하는 외주용역제도 개선하라!”는 정당한 주장을 펼쳐왔다. 무엇이 그리 잘못된 요구이고 주장이란 말인가? 더구나 울산과학대 정몽준 이사장은 법을 만드는 국회의원이고 박광태 광주시장은 주민에게 봉사하는 단체장이 아닌가? 그렇다면 그들은 근로기준법을 준수하지 않은데 대해 그리고 주민혈세 낭비에 대해 사과부터 하고 여성 비정규 노동자들의 정당한 요구를 수용하고 합리적 개선 주장에 귀 기울이는 것이 자신들의 책무가 아닌가?
고용승계를 주장하는 여성비정규 노동자들의 요구에 대해 울산과학대와 광주시가 내세우는 대답은 한 가지다. 자신들은 계약기간 만료에 따라 용역도급 회사를 바꾸었을 뿐이며 노동자들의 문제는 자신들과 아무런 관계도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대답은 우리 용역도급 노동자들이 비단 이번 울산과학대와 광주시청에서만 들은 말이 아니다. 지난 1년간 대우빌딩, 경주 동국대, 원광대병원, 도시철도, 대구지하철, 롯데호텔, 르네상스호텔, 전북도청 등 노동조합이 있는 수많은 용역도급 사업장에서 노동조합을 와해하기 위한 탄압의 수법으로 용역도급 계약을 해지하면서 언제나 동원되어온 말이다. 최근 수원에 있는 경기대학교에서도 같은 이유로 3명을 해고하여 현재 총장실 점거농성 중에 있다. 그렇다. 울산과학대와 광주시청의 집단해고도 용역도급 계약기간 만료를 빌미로 용역업체를 앞세워 노동조합을 깨뜨리기 위한 노동탄압이다.
IMF 경제위기 이후 ‘기업 살리기’ 명목으로 공공기관과 대기업들이 앞장서서 용역도급을 급격히 확대함으로써 수많은 노동자들을 비정규직으로 내몰았다. 그 결과 대다수 용역도급 노동자들이 철저한 무권리 상태로 내몰린 채 상시적 고용불안과 저임금의 고통 속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는 근로빈곤층으로 전락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본과 정권은 기간제 악법 시행을 계기로 또 다시 더 많은 외주 용역을 만들어낼 준비를 하고 있을 뿐 우리 용역도급 노동자들의 처지 개선에는 아무런 관심도 없다.
그러나 최근 수년간 많은 사업장에서 갖은 탄압을 이겨내고 노동조합을 만들어 투쟁에 나서고 있는 용역도급 노동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제 우리 용역도급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으로 단결해 나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생존권 확보와 노동기본권 쟁취를 위한 용역도급 노동자들의 저항과 투쟁은 더욱 확대될 수밖에 없다. 인간답게 살기 위해, 노동이 존중되는 세상을 위해 떨쳐 일어서는 이 땅 수많은 비정규노동자들의 치열한 투쟁에 용역도급 노동자들도 함께 할 수밖에 없다. 고용승계와 노동조합 사수를 외치며 건물 밖으로 쫓겨난 채 비닐천막과 노숙으로 꽃샘추위와 탄압에 맞서고 있는 울산과학대와 광주시청 청소용역 여성노동자들의 투쟁은 노동기본권을 박탈당한 채 해마다 고용불안에 떨면서 절망의 삶을 버티고 있는 이 땅 전체 용역도급 노동자들의 투쟁이다.
우리는 노동조합을 깨뜨리기 위해 울산과학대와 광주시청이 청소용역 여성노동자들에게 행한 생존권 박탈하고 가증스런 폭력만행에 맞서 함께 투쟁할 것이며 이 땅 용역도급 노동자들의 정당한 생존권과 노동기본권을 짓밟는 용역도급제도를 근본적으로 뜯어고치기 위해 전국적 연대로써 투쟁할 것이다.
- 정몽준 의원과 박광태 시장은 울산과학대와 광주시청이 청소용역 여성노동자들에게 저지른 천인공노할 폭력만행에 대해 정중히 사죄하라!
- 울산과학대와 광주시는 용역도급 노동자들의 노동조합 활동 권리를 인정하고 고용승계를 보장하라!
- 정부와 국회는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위협하고 노동기본권을 박탈하는 용역도급제도를 근본적으로 뜯어고쳐 원청 사용자성을 인정하라!
2007년 3월 22일
용역도급 노동자 노동권 쟁취를 위한 대책회의(용역도급대책회의)
전국공공서비스노동조합 서울경인지역공공서비스지부,
전국여성노동조합, 전국여성노동조합연맹,
한국정보통신산업노동조합, 전국지역․업종일반노동조합협의회, 한국비정규노동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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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울산과학대와 광주시청은 용역도급 노동자 고용승계 보장하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