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2006-03-25 18:59:54 |
|
|
 유재운 |
 [문화침략저지 및 스크린쿼터 사수] 영화인 대책위 긴급성명서 |
|
|
긴급성명서
2006년 3월 24일(금)
<왕의 남자>를 희롱하는 노무현과 그의 꼭두각시를 자처하는 김명곤, 황당한 대국민 코미디 판을 당장 걷어치워라!
3월 23일 노무현, 국민들과의 대화에서 <좌파신자유주의>라는 신종 줄타기 묘기를 선보이며, 사상 최강의 쓰나미인 한미FTA로 불안에 떠는 국민들을 황당하게 우롱하다.
3월 23일 5개 포털사이트를 통한 <인터넷 국민과의 대화>에서 노무현은 혹시나 하는 기대를 역시나 무참히 저버렸다.
그가 예상을 뛰어넘어 허를 찌르는 순발력이 뛰어난 화법의 구사자라는 사실은 그간 익히 알려져 왔다.
어제도 그는 뛰어난 순발력을 어김없이 발휘했다.
하지만 순발력만 믿고 나대다가는 헛발질하기 쉽고 급기야는 자가당착에 빠지기 쉽다.
“제일 황당한 게 신자유주의자가 아니냐고 질문하는 것”이라면서 오히려 “참여정부는 좌파신자유주의 정부이며 이는 나쁘지 않다”고 되받아친 자가당착이 바로 그것이다.
그야말로 자신이 좌파와 신자유주의라는 극단의 대립 사이에서 “모순된 것은 조화시키는” "줄타기 정치"의 명수로 착각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대박영화 <친구>가 청소년 모방범죄를 야기한다고 물의를 일으킨 적이 있었다.
영화나 게임은 픽션이지만 강한 동일시 효과를 야기하기 때문에 성찰력이 부족한 경우 자칫하면 영화적 행위를 실제로 재현하려는 충동에 빠지기 쉽다.
당시 친구를 40여회나 찔러 살해한 고등학생은 살해 동기를 묻자 영화 <친구>를 보고 강한 충동에 사로잡혔다고 대답했다고 한다.
그런데 일국의 대통령이 전 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마치 영화 <왕의 남자>의 한 장면 같이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좌파신자유주의>라는 희대의 줄타기 묘기 대행진을 하고 있으니 정말 황당하지 않을 수가 없다.
자신을 ‘왕의 남자’로 착각하는 노무현, 진짜 ‘왕의 남자’ 이준기에게 “그렇게 자신이 없냐?”고 되묻다.
<왕의 남자>를 보기 위해 1개 영화관을 통째로 빌렸을 정도로 <왕의 남자>가 노무현을 매료시켰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왕의 남자>의 강한 매혹 탓인지 그는 어제 인터넷 대화에서 <왕의 남자>의 실제 배우인 이준기를 초청하여 대화를 나누었다.
이 신인 배우에게 그는 스크린쿼터 축소의 이유를 설명하기보다는 한국영화인들이 아직도 “40~50%의 점유율을 지켜낼 자신이 없냐”고 되받아쳤다.
자신의 재치에 감탄했는지 마치 자신이 줄타기의 명수인 이준기가 된 것처럼 착각하며 이렇게 말한다.
“그러다가 죽어버리면 어떻게 하냐고 하지만 자신감을 갖고 가자. 열심히 하면 된다.” 참으로 황당하고 또 황당하다.
그가 자신을 <왕의 남자>의 주인공으로 착각하여 줄타기를 다든 말든 그것은 그의 자유이다.
또 “그러다가 죽어버리는 것”도 그의 자유이다.
그러나 그는 일개 개인이 아니라 나라의 운명을 좌지우지 하는 일국의 대통령이다.
그런 그가 한미FTA라는 세계사적 도박 게임을 연출하면서 “좌파신자유주의”라는 희대의 묘기대행진을 실행하는 것은 문제가 다른 차원이다.
이 황당한 희대의 줄타기 행진을 손에 땀을 쥐고 바라보는 국민들이 “그러다가 죽어버리면 어떻게 하냐고” 묻는 것은 그의 죽음이 아니라 국민 전체의 파멸을 걱정하기 때문임에도 불구하고, 그는 관객들에게 “난 한국국민들을 믿고 자신감을 갖고” 이 황당한 줄타기를 하겠다고 “결정을 내렸다”고 동문서답하고 있다.
성찰력이 부족한 청소년도 아니고 이게 일국의 대통령이 불안에 떠는 국민들에게 하는 소리인가?
이런 동문서답형 순발력으로 진짜 ‘왕의 남자’ 이준기를 물리쳤다고 착각한 이 황당한 줄타기의 마술사는 자신감에 넘쳐 당당하게 외친다.
“손해 보는 장사는 안 한다.” 제일 비싼 4대 쟁점을 사전에 공짜로 모두 내준 후에 하는 말이다.
“하다가도 손해 볼 것 같으면 합의 안한다.” 합의 안 해서 거래가 중단되면, 미리 공짜로 내 준 4대 쟁점은 어떻게 하라고?
세상에서 가장 손해 보는 장사를 해놓고 큰 소리 치고 있는 이 마술사를 "어떻게 해야 하나?
“ 자신의 마술에 도취하여 ‘왕의 남자’를 물리친 것으로 착각한 이 마술사는 이제는 자신을 아예 ‘왕’으로 착각하여 더 황당한 높이뛰기를 연출한다.
스크린쿼터 축소와 한미FTA는 “국내 서비스 산업에 자극을 주기 위한 쇼크 요법”이라는 것이다.
그리고는 손에 땀을 쥐고 관전하는 국민들에게 소리 지른다.
“어른이 되면 집에서 내보내야 한다고!”
그러나 자극이 지나치면 충격요법은 살인이 된다.
또 분가시키는 것과 알몸으로 내쫒는 것은 다른 것이다.
한미FTA는 한미 야구 게임 같은 일회적인 게임이 아니다.
미국에게 야구를 이겼으니 한미FTA도 해 볼만 한 게임이라고?
한미FTA는 게임이나 영화가 아니라 실전이다.
실전에서 세계 최강의 미국과 ‘맞장을 뜨는 것’은 자살행위에 다름 아니다.
한국영화가 경쟁력을 갖추었다고 믿고, <왕의 남자>를 이겼다고 믿고, 이제는 자신을 왕으로 착각하고, 드디어 국민들에게 마구 “쇼크 요법”을 행사하고 있지만, 이제 그는 스스로를 동일시한 <왕의 남자>의 결말을 기억해야한 할 것이다.
신하들을 “쇼크 요법”으로 죽이거나 내쫒고 궁에 홀로 남아 애첩과 희희닥거리던 왕은 ‘왕의 남자’의 마지막 줄타기를 보다가 궁으로 쳐들어온 백성들에 의해 궁에서 “내보내진다”는 것을 말이다.
돈과 권력 위해 소신도 팔고 예술도 버리는 꼭두각시 놀이꾼 김명곤
어제는 대통령의 줄타기 묘기대행진 이외에도 또 다른 꼭두각시 놀음이 국회에서 벌어졌다.
김명곤 신임 문화관광부 장관 내정자의 인사 청문회 자리에서 그는 ‘스크린쿼터 축소 재검토를 건의할 의지가 없느냐’는 질문에 “정부 각료가 된 사람으로서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스크린 쿼터 축소는 정부가 신중하게 검토해 확정한 사안”이라며 “재검토 건의는 정부 정책에 혼란을 일으키는 문제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참으로 적절치 못하며 혼란을 일으키는 답변이 아닐 수 없다.
얼마 전 김명곤 내정자 본인이 집필한 책에서 그는 “세계의 힘은 부당한 세계화 쪽으로 기울어져 있다.
문화의 다양성은 문화의 경제적 효용성 앞에서 더 이상 구현되지 않는 듯하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그 부당한 세계화의 힘을 대세라고 강변하며 스크린쿼터 축소를 강행한 정부가 “신중하게 검토해 확정한 사안”이라고 그가 말을 바꾸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평소 스크린쿼터는 물론이고 전통문화나 창작기초예술에 스테이지 쿼터를 도입할 것을 주장하기까지 했었다.
그런 그가 정부 각료가 되는 순간 스크린쿼터 축소 재검토의 여지는 전혀 없다고 딱 잘라 말해버렸다.
그리고는 자신의 소신이 바뀌었다고 짤막하게 얘기했다.
자신이 평소 비판하던 “부당한 세계화”를 앞장서 실천하는 정부 정책에 혼란을 일으킬까 두려워 아예 소신을 바꿔버린 그는 이제 예술가로서의 명예와 자부심을 내팽개치고, 유네스코가 문화다양성의 상징으로 지목하고 있는 스크린쿼터를 경쟁력의 이름으로 도살하는 노무현 정권의 꼭두각시가 되는 길을 택해버린 것이다.
한국영화역사에서 최초로 100만 관객 시대를 열며 전통문화의 대중화와 현대화의 길을 개척했던 영화 <서편제>의 주인공이 예술가적 소신을 팽개치고 돈을 위해 시장바닥에 뛰어든 격이다.
그는 소신을 바꾸고 돈을 위해 예술을 버렸다.
하지만 그런 스토리였다면 <서편제>의 예술적 성취는 없었을 것이다.
그러니 묻지 않을 수 없다.
왜 돈을 다루는 재정경제부가 아니라 문화와 예술 진흥을 주무로 삼는 부처의 장관이 되려 하는 가고 말이다.
참으로 부적절하고 혼란스럽지 않은가? 평생 처절한 예술의 길을 걸어간 비극의 주인공이 말년에 돈을 벌기 위해 코미디언이 되려는 격이니 말이다.
참으로 우스운 꼴이다.
돈을 위해 예술을 버리고, 장관이라는 가문의 영광을 위해 평생의 소신을 내버리는 그 자신은 그렇다고 치자.
하지만 그런 그를 우리가 이 나라 문화정책의 수장으로 받아들여야 하는가?
이 역시 황당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돈과 권력을 위해 머리와 가슴을 내다파는 꼭두각시 장관은 우리에게 정말 필요 없다.
만일 그가 <좌파신자유주의>라는 신종 줄타기 마술사의 꼭두각시가 아니라 <서편제>의 주연이자 국립극장장을 지낸, 평소 많은 대중들에게서 신뢰받았던 진보적 예술가라는 자기 정체성을 유지했다면, 그는 청문회에서 이렇게 말했어야 했다.
“경제적 효용성만을 강조하는 부당한 세계화의 힘으로 문화의 다양성을 파괴하려는 모든 음모는 즉각 중지되어야 합니다.
저는 평소 스크린쿼터만이 아니라 전통문화와 기초예술 분야에도 쿼터제가 도입되어야 한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이런 소신은 추상적인 믿음이 아니라 열악한 우리 영화와 연극 현장에서 평생을 일해 온 저의 체험에서 우러난 구체적인 확신입니다.
제가 문화관광부 장관직을 수락한 것은 저와 함께 이런 확신을 공유하고 있는 이 땅의 모든 예술가들을 대신하여 이 소신을 법과 정책으로 실천하기 위함입니다.
전임 장관들이 스크린쿼터 축소를 단행한 것은 그들에게 예술적 소신이 없거나 또는 자신들의 삶이 이 땅의 예술적 삶과 무관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경제도 중요합니다.
그러나 경제는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필요조건의 하나일 뿐 삶의 질을 충족시켜주는 충분조건은 아닙니다.
그에 반해 예술과 문화의 다양성은 질 높은 삶의 꽃입니다.
이를 포기하는 것은 21세기 생태문화의 세기를 역행하는 역사적 죄악입니다.
저는 참여정부 내에 흐르고 있는 이 역사적 반동의 기류를 되돌리기 위해 이 어려운 시기에 장관직을 수락하게 되었습니다.
의원 여러분들의 적극적인 지원을 바랍니다.”
한 나라의 문화부장관이 되려면 이 정도의 소신과 열정과 철학이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실제로 프랑스 문화부장관이던 자끄 랑은 1998년 미국이 MAI(다자간협정)를 통해 프랑스의 문화다양성을 훼손하고자 했을 때, 거리로 나와 반대시위를 주도한 바 있다.
우리는 언제쯤 이렇게 정상적이고 경쟁력 있는 문화부 장관을 맞이할 수 있을까?
세계화의 압력이 가중되는 이 어려운 시기에 국정을 올바르게 이끌 경쟁력도 철학과 소신도 없고 황당한 묘기대행진만을 거듭하는 마술사와 꼭두각시들이야말로 하루 빨리 워크아웃되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
|
|
|
|
|
6499
325
3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