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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2-18 15:26: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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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래연대 |
 사회적_합의주의_극복.hwp (46.5 KB), Download : 24 |
 투쟁과 연대를 강력하게 조직해 사회적 합의주의를 극복하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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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쟁과 연대의 대안으로 사회적 합의주의의 기초를 허물어뜨리자!
진정한 쟁점
문제의 성격을 분명히 하는 것은 문제를 절반 이상 푸는 것에 다름 아니다. 반대로 이는 문제의 성격 자체를 제대로 규정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문제를 제대로 푸는 것은 도저히 불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이번 사회적 합의주의를 둘러싼 충돌의 문제만큼 정확한 문제설정이 요청되는 것도 없을 것이다.
우리는 ‘사회적 합의주의’가 “대중투쟁의 폐허 위에 솟아난 초라한 개량주의의 거품”에 불과하다는 점을 누누이 강조했다. 노동과 자본 사이의 첨예한 계급투쟁이 존재하는 한, 사회적 합의주의가 노동운동 앞에 대중적으로 모습을 드러내는 것은 불가능하다. 적과 치열하게 투쟁하고 있는 상황에서, 적과 우리가 협상테이블에 앉아서 대화와 타협으로 문제를 풀자는 노선은 도저히 대중적 설득력을 갖지 못한다. 가장 평범한 대중들도 이렇게 항의할 것이다: “저들과 우리는 죽느냐 사느냐를 두고 치열한 전투를 전개하고 있다. 여기서는 힘만이 모든 것을 결정한다. 그런데 그들과의 협상을 통해 우리의 요구를 실현하자는 것이 도대체 말이 되느냐?”
실제로 첨예한 투쟁이 전개되고 있는 지점에서는 대중적 차원에서 ‘사회적 합의주의 반대’라는 선명한 구호가 강력하게 자리잡고 있으며 대중적 설득력을 갖고 있다. 지금 현장에서 필사적으로 싸우고 있는 현자비정규직, 금강화섬 노동자들 등 에겐 ‘사회적 합의주의’란 당면 투쟁을 방기하는 것 이외로는 해석되지 않는다. 그들이 절실히 요구하는 것은 다름 아닌 “투쟁의 확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회적 합의주의에 맞선 투쟁에서도 뒷면이 있다. 만약 대중투쟁이 침체한 곳이라면, 거기서는 사회적 합의주의가 독버섯처럼 번성할 수밖에 없다. 물론 여기서의 사회적 합의주의란 “개별 현장을 비롯한 모든 곳에서 나타나는 노사협조주의”를 뜻한다. 그렇지 않다면 그 구호는 기껏해야 ‘위선자들이 만들어낸 또 하나의 거품’ 정도에 불과할 것이다.
투쟁을 통한 권리 쟁취를 확신하지 못한다면, 그리고 현장대중투쟁의 대안을 갖지 못하고 있다면 대중들은 ‘어찌해볼 길이 없기에’ 협상에 기대할 수밖에 없다. 대중들은 신경을 곤두세워 상황을 판단하려 하며 만약 투쟁의 대안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판단한다면, 그들은 ‘별 볼 일 없더라도 다른 수가 없으니 협상에라도 기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현실에서 모든 종류의 노사협조주의가 자라나오는 가장 기본적인 물질적 토대다. 때문에 우리는 이렇게 말할 수 있다. “실제적인 계급투쟁의 대안을 조직하지 못한다면, 다시 말해 현장대중들을 단결시키고 투쟁의 대오로 결집해내지 못한다면 사회적 합의주의는 이런 척박한 토양 위에서 반드시 모습을 드러내고 강화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므로 다음이 분명해져야 한다. “진정 사회적 합의주의에 맞서고자 한다면, 그 진지는 바로 현장대중에 기초한 대중투쟁이어야 한다. 이 대중투쟁을 활성화시키는 사람만이 진실로 사회적 합의주의에 맞서고 있는 단호한 투사일 수 있다!”
사회적 합의주의에 맞선 투쟁의 근본적 의의
노동해방에 이르는 길에서 우리는 계급투쟁 말고는 노동자들이 전진할 수 있는 다른 수단을 알지 못한다. 사회적 합의주의 반대 투쟁도 계급투쟁의 강화라는 단 하나의 과제에 종속되어야 한다. 이것은 투쟁과 ‘분리’된 장소에서는 사회적 합의주의 반대투쟁이 성장할 수 없음을 뜻한다. 사회적 합의주의 반대 투쟁은 계급투쟁의 거점이자 마르지 않는 샘인 현장에서 전개되는 대중투쟁을 통해서만 진정한 의미를 획득하며, 성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민주노총 대대에서 벌어지는 충돌이 현장대중투쟁과의 연결고리를 상실하고 있다면, 그래서 현장대중들의 관심과 열의, 계급투쟁의 열기를 반영하지 못한다면 이 충돌은 요란한 겉모습에도 불구하고 (그리고 전면적인 전투의 공간, 대중투쟁의 공간'에 비한다면) 사실상 “찻잔 속의 폭풍”에 머물 수밖에 없다. 비록 사회적 합의주의를 진지하게 반대하는 투사들이 그곳에서 저항할지라도 만일 이 저항이 그러한 필요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한다면 대중들과의 분리와 고립을 막아내는 데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 그 의도와 무관하게 이 충돌은 현장대중들에게는 “노동운동의 쇠락과 가망없는 추락”을 보여주는 비극적 모습으로 비춰질 것이다.
이것은 민주노총 대대에서 벌어지는 사회적 합의주의에 대한 반대투쟁이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말하는 것이 절대 아니다. 이것이 말하고자 하는 유일한 핵심은 “민주노총 대대에서의 반대투쟁은 현장대중들의 계급투쟁을 활성화시키는 단 하나의 과제에 복무해야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상층 거품’과 ‘하층의 대중적 물줄기’를, ‘대중들로부터 분리된 실천’과 ‘진정 성과 있는 결과를 보장하는 핵심 실천’을 명확히 구분하면서, 전자를 후자에 철저하게 종속시켜야만 한다.
사회적 합의주의에 대한 반대투쟁은 정확히 현장대중의 계급투쟁의 활성화를 향하는 것이어야 한다. 또한 모든 전술적 행동들은 ‘위’를 겨냥하는 것이 아니라 ‘밑’의 대중들을 정확히 겨냥해야 한다. ‘사회적 합의주의에 대한 반대투쟁’이 필요한 진정한 이유는 사회적 합의주의가 대중적 계급투쟁의 앞길에 설치된 장애물 중의 하나이기 때문이며, 이 장애물을 치워버림으로써 대중적 계급투쟁이 직선적으로 뻗어나가도록 돕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혼동하지 말아야 한다. 다음의 대전제가 그것에 훨씬 ‘우선’하는 것이다.
“오직 대중적 계급투쟁의 물줄기만이 이 장애물을 날려버릴 수 있다. 또한 사회적 합의주의의 거품은 결과이지 원인은 아니다. 만약 대중적 계급투쟁의 침체라는 원인을 제거하려 하지 않은 채, 단지 그 결과인 사회적 합의주의를 치워버리는 데 급급하다면 우리는 반드시 실패할 것이다. 다른 무엇보다도 사회적 합의주의 반대 투쟁은 대중적 계급투쟁의 활성화라는 단 하나의 목적에 종속될 때만 참된 의미를 획득할 수 있다.”
따라서 대중적 계급투쟁의 활성화를 위해 온힘을 다해 분투하면서, 이 활성화를 가로막는 장애물 중 하나인 사회적 합의주의의 형편없고 파멸적인 노선에 대해 대중적으로 비판하는 투사들은 진실한 투사들이다. 또한 이 실천의 한 부분으로, 민주노총 대대와 같은 영역까지도 활용하는 투사들은 진실한 투사들이다. 반면 이 대전제를 충족시키지 못할 때, 그 의도와 무관하게 대대에서의 충돌은 노동운동에 대한 노동대중의 환멸을 조장하는 부정적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며, 단지 노동운동 상층 정파 다툼의 연장선에서 받아들여질 위험성도 있다. 우리는 이런 가능성을 적극 차단하면서, 사회적 합의주의를 밀어붙이는 개량주의 지도자들과 맞설 필요가 있다.
2월 투쟁과 사회적 합의주의
이상의 점들을 검토할 때, 사회적 합의주의 반대투쟁의 성과를 보장할 유일한 수단은 2월 투쟁을 비롯한 대중투쟁의 활성화라 할 수 있다. 우리는 모든 사고와 실천의 중심점을 정확히 거기에 맞춰야 한다. 민주노총 대대에서의 사회적 합의주의를 둘러싼 논쟁과 대립은 이 중심점에 철저히 종속되어야 한다.
이것을 다른 무엇보다 극명하게 드러내는 사례는 역설적이게도 ‘민주노총 대변인 이수봉’ 씨의 공공연한 발언이다. 진지한 투사들은 이 발언을 몇 번이고 곱씹어야 한다. 이 발언은 사회적 합의주의자들이 번성하고 뿌리를 내릴 수 있는 토양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수봉 대변인 발언의 핵심은 간단하다. “2월 총파업투쟁은 불가능하고, 따라서 힘이 없는 상태에서는 교섭을 통해서라도 현실적 해결책을 찾아봐야 하지 않느냐? 총파업투쟁을 조직할 핵심부대가 없는 상태에서는 투쟁을 통한 돌파는 절대 불가능하다. 고로 사회적 교섭주의는 불가피하다.” 이것은 단위 현장에서 개량주의 지도부가 교섭주의의 늪으로 조합원들을 유인하면서 내뱉는 논리와 근본에서 완전히 동일한 논리이다. 하지만 이 논리는 만약 조합원대중들이 투쟁을 통한 돌파를 확신하지 못할 때, 아니 투쟁할 수 있는 준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않다고 판단할 때는 불행하게도 관철되고 만다. 이수호 체제도 바로 그런 ‘관철’을 꿈꾸고 있는 것이다!
만약 어떤 세력도 대중투쟁이라는 유일한 대안을 현실적으로 밀어나갈 수 없다면, 이수호 체제의 논리는 먹힐 수밖에 없다. 이 점을 이수호 체제는 아주 잘 알고 있으며, 이런 확신과 자신만만함이 이수봉 대변인의 인터뷰를 통해 여과없이 솔직하고 뻔뻔하게 표명된 것이다. 이 점에서 이수봉 대변인의 발언은 의미심장한 것이다. 사회적 합의주의 핵심부의 판단을 가장 투명하게 잘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불행하게도 이런 논리는 어느 정도 먹힐 소지가 있다. 민주노총의 조합원대중들 앞에 대중적 투쟁의 대안들이 제시되지 않는 한, 대중들은 ‘어차피 변변한 투쟁하나 조직하지 못하는 시체나 다름 없는 민주노총이라면 차라리 교섭이라도 하는 게 낫다’고 체념해버릴 것이다. 사회적 합의주의를 비롯한 모든 종류의 노사협조주의가 대중적으로 가지를 뻗는 방식은 기본적으로 그런 것이다. 대중의 사기저하와 자신감 결여, 자포자기, 투쟁을 조직할 수 없는 무기력성 등의 표현이 ‘교섭에 대한 기대’다. 대중들이 교섭에 대해 엄청난 기대감을 갖고 있어서가 아니다. 노동조합이 식물인간이라는 것을 알고 대중들이 체념해버리기 때문이다: “교섭과 타협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이 어차피 별거 없다는 점을 알고 있다. 그러나 투쟁을 통해 쟁취할 힘이 없다면 그나마 교섭이라도 하는 것이 더 낫지 않겠느냐?” 이것이 평범한 대중들의 사고방식이고 판단방식이다. 이수봉은 이런 대중의 심중에 영합하고 있으며, 그것을 집요하게 파고들면 결국 자기 의도대로 상황이 굴러갈 수밖에 없음을 직감하고 있다.
이런 의도를 파탄시키는 길은 단순하다. 현장대중투쟁을 활성화시키면서, 그것을 통해 대중적 자신감과 투쟁 조직화에 대한 확신을 확대하는 것이다. 교섭과 타협이라는 정말이지 초라한 수단 말고, 투쟁이라는 분명한 수단이 대안으로 존재하고 있음을 실제로 납득시키는 것이다. 사회적 합의주의에 반대하는 투사들이 그것에 성공하는 그만큼 이수호 체제로 대표되는 사회적 합의주의자들의 입지는 축소될 것이다. 그들 중 일부까지도, 가령 상당수 대의원들은 대중들의 정서가 투쟁의 편으로 이동하는 바로 그만큼 사회적 합의주의로부터 멀어질 것이다. 아니 멀어지는 흉내, 반대하는 흉내라도 내야만 할 것이다. 대중들의 투쟁 주먹이 그것을 강제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이 점에서 비록 진정한 총파업의 수준으로 도약하지는 못할지라도, 예고된 2월 총파업에 최대한 많은 현장대중들을 실제로 결집시키고, 또한 이미 전개되고 있는 대중적 투쟁들(가령 현자 비정규직 투쟁, 하이닉스 비정규직 투쟁, 금강화섬 투쟁, 철도 여승무원 투쟁, 경찰청 비정규직 투쟁, 한원CC 투쟁)에 대한 연대를 확대시키는 것은 사회적 합의주의자들에 맞선 가장 강력한 무기고 진지한 실천이다.
동시에 2월 총파업 조직화와 투쟁사업장 지지, 연대 확대는 사회적 합의주의건에 대한 가장 강력한 공세다. “2월 총파업을 조직하자. 투쟁하는 노동조합들을 공격하는 자본과 정부에게 본때를 보이자!”는 주장만큼 사회적 합의주의자들을 곤혹스럽게 하는 주장은 없다. 단, 이런 단호한 주장은 다른 누구보다도 “투쟁하는 노동자들” 자신에 의해 공식적으로 발표되고 확대되어야 한다. 나아가서 이렇게 문제를 제기할 때만 민주노총의 광범위한 조합원들에게 사회적 합의주의 반대투쟁이 설득력을 가질 수 있다. 진정 쟁점이 무엇인지가 대중적으로 분명해지는 것도 오직 이러한 방식을 통해서다. 이것만이 사회적 합의주의에 반대하는 투사들의 뒤편에 조합원대중들을 점차 그러나 확실하게, 빽빽하게 결집시킬 수 있다.
2월 총파업 투쟁이 어느 정도 실제 실현되느냐와 무관하게 그러한 대중적 실천을 통해서만 우리는 대중적 지지를 확대시킬 수 있다. 또한 대중들 앞에 ‘사회적 합의주의의 파멸적 실체’를 명명백백하게 증명해보이는 방향으로 확고하게 전진할 수 있다. 최악의 경우를 가정해서, 사회적 합의주의자들이 노사정위에 들어갈 수 있는 합법적 입장권을 부여받는 비극적 결과가 발생할지라도, 만약 아래로부터의 대중투쟁이 조금이라도 활성화된다면 이 입장권은 조만간 휴지조각이 될 것이다.
물론 이 입장권이 아래로부터의 대중투쟁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될 것이 분명하다. 그렇기에 우리는 이 입장권이 발부되지 못하도록 전력을 다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대중투쟁의 활성화를 위한 진지한 실천적 발걸음만이 확고하게 승리를 보증할 수 있다는 점이다. 대중투쟁과 사회적 합의주의는 절대 양립할 수 없다. ‘대중투쟁’은 적과 우리가 어떻게 확연히 갈라져 있는지, 그리고 우리의 요구는 협상을 통해서가 아니라 오직 투쟁을 통해서만 획득될 수 있다는 점을 간단명료하게 보여줄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끈기있게, 그리고 전면적으로 2월 투쟁의 확대, 총파업 조직, 특히 비정규직 투쟁의 확산과 전진을 위한 행동방침을 제안해야 한다. 민주노총 지도부가 그것을 형식적으로라도 받지 않을 수 없도록 강력하게 밀어붙여야 한다. 만일 2월 투쟁의 과정에서 우리가 몇몇 노조라도 강력한 투쟁을 전개하도록 이끌 수 있다면, 이것은 사회적 합의주의를 향한 날카로운 비수가 될 것이다. 사회적 합의주의는 결혼식장을 나서자마자 이혼서류를 들고 법원을 향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만일 우리가 그 정도의 투쟁을 만들어낼 수 없다면, 결혼은 조금 더 유지될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이상은 아니다. 우리가 어느 정도 충분한 대중투쟁을 조직하는 바로 그 순간, 그들은 이혼을 강요받을 것이다.
그러므로 다음이 분명해진다. “사회적 합의주의가 민주노조운동 상층부에서 어느 정도 존속될 수 있느냐는 현장의 선진활동가들이 대중투쟁을 언제 본격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느냐에 의해 좌우될 것이다. 우리는 이 대중투쟁에 승부를 걸어야 하며, 거품에 지나치게 집착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수면 밑의 대중적 물줄기를 움직이는 데 전력을 다할 것이며, 이 물줄기가 몸을 움직이기 시작할 때 당신들의 거품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말 것이다. 문제는 바로 우리들이 언제 그리고 어떻게 물줄기를 움직이느냐에 달려 있다. 우리는 우리의 힘에 의지해서 상황을 결정지을 것이다! 사회적 합의주의는 현장의 선진활동가들이 대중들의 힘을 투쟁과 연대로 결집하는 데 성공하지 못한 무능력을 파고든 일시적 거품에 지나지 않는다.”
노동자 민주주의
현재 민주노총 대대는 사회적 합의주의자들과 투쟁회피주의자들이 대의원 수의 다수를 점하고 있다. 비록 사회적 합의주의를 노선으로 채택하고 있지 않을지라도, 투쟁을 적극 조직할 의사가 없는 단사 대표자들은 이심전심으로 사회적 합의주의를 묵인할 것이 분명하다. 2월 총파업에 참가할 의사가 없고, 오히려 2월 총파업을 부담스러워 하는 단사 대표자들은 사회적 합의주의가 “2월 총파업 포기”를 뜻하는 자신들의 탈출구임을 직감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사회적 합의주의는 ‘연대’에 대한 압박을 떨쳐버리는 면에서도 그들에게 도움이 된다. ‘연대’의 의지는 없되, 정부의 사회적 압박에 곤혹스러워하고, 또한 노동운동 내에서 어느 정도 체면치레는 해야 하는 그들로서는 “비정규직 법안 개악에 맞선 총파업”을 비껴나면서도 무언가 ‘연대’하는 흉내는 내야만 한다. 그들에게 있어 ‘비정규직 법안 관련 협상을 매개로 하는 노사정위’는 흉내내기에 적합한 수단이다. 노사정위에서 수다를 떨면서 그들은 마치 자신들이 전체 노동자계급, 특히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위해 무언가 기여하고 있다는 명분을 확보하려 할 것이다.
노사정위가 결국 협상이 결렬되어 파탄나더라도,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비정규직 투쟁을 방기함으로써 비정규직에 대한 공격에 문을 활짝 열어놓는 수단이 되더라도 그들은 “민주노총 이수호 체제”에 모든 책임을 떠넘기며 도망칠 것이다. 이것은 “복지부동”을 공통의 특징으로 하는 “관료층의 정서와 이해관계”가 노조관료라는 거울에 비친 것이다. 이처럼 노조관료층은 사회적 합의주의자들의 직간접적 동맹자로 나타날 것이 분명하다. 이 때문에 사회적 합의주의자들은 2월 총파업 이전에 사회적 합의건을 밀어붙이려 발악하고 있다. 탈출구를 찾는 노조관료층과 결탁하는 데 이것은 대단히 유용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지형에서 기회주의자들, 개량주의자들과의 투쟁에서 성과 있는 결실을 보장하는 방법은 “전투를 대중적 무대 위에 전개함으로써” 대중적 영향력을 쟁취하는 것이다. 이런 방식으로 우리는 노조관료들을 강력하게 타격하고 고립 시키면서, 전투파들의 입지를 강화할 수 있다. 입장이 옳더라도 대중적 영향력을 쟁취하는 데서 실패해버린다면, 오히려 대중적으로 고립되어 고사당할 위험성이 있다. 다른 무엇보다도 우리는 개량주의, 기회주의 지도자들과의 투쟁을 통해 노동대중의 노동자 의식을 분명하게 세워낼 필요가 있다. 대중들을 계급투쟁 의식으로 안내하여 개량주의 지도자들의 실체를 그들이 똑똑히 자각하면서 주도권과 통제력을 행사하도록 도울 필요가 있다. 게다가 전투를 대대라는 상층 공간을 넘어서서 드넓은 대중적 무대로 확대시키지 않을 경우, ‘노동자 민주주의’는 전투파를 겨냥하는 노조관료들의 무기가 될 소지가 높다. 왜냐하면 대대에서 다수를 점하고 있는 자들은 바로 그들이기 때문이다. 그들이 다수인 이상, ‘노동자 민주주의’라는 측면에서 전투파의 투쟁은 상당히 불리할 수밖에 없다. ‘노동자 민주주의’의 토대를 대의원들이 아니라 현장조합원 대중으로 확장함으로써만 우리는 이런 불리한 처지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기회를 확보할 수 있다.
대중의 의지는 때로는 그릇되기도 하지만, 이 의지를 단순히 무시해버리고 이에 대해 아무런 고려도 하지 않는 것은 전투파의 권리가 아니다. 전투파의 권리는 대중의 의지를 존중하되(이것은 노동자 민주주의에 대한 신중한 태도로 나타난다), 대중들을 올바른 방향으로 안내하는 데 있다. 설득과 인내를 통해 대중의 의지가 전투파를 지지하도록 신중하면서도 끈기있게 대중 속에서 실천하고, 대중과 전투파를 조금이라도 밀착시킬 수 있는 현실의 고리들을 찾아내는 데 있다. 따라서 우리는 그들이 비록 개량주의자들일 망정 만일 그들이 대중들의 공인된 대표자들이라면, 이 대표자들과 맞서 싸우는 데 대단히 신중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비록 형식화되고 있더라도, 노동자 민주주의를 단순히 부정하는 모양새를 취해서는 안 된다. 민주노총 대의원들이 노동조합의 규약에 입각해 민주적으로 선출된 사람들인 이상, 다른 무엇보다도 대중들의 의지가 자기가 선출한 대의원들의 견해와 당장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지 않는 한, 대중적 분노와 비판 흐름을 고려하면서 그들에 맞선 투쟁에 상당히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대대의 민주주의를 현장대중의 민주주의(가령 조합원 총회를 통한 민주주의)라는 더욱 철저한 노동자 민주주의로 확대시키고, 상층 대표자 체계를 부정할 때도 아래로부터의 대중적 의지를 노조 상층 대표자들이 전혀 대변하지 못하고 있음을 투쟁경험을 바탕으로 대중들에게 납득시켜야 한다. 그럼으로써 ‘노동대중의 의사’를 진실로 대변하는 사람들, 즉 ‘노동자 민주주의’를 “실제로” 사수하는 사람들이 바로 다름 아닌 전투파임을 대중들에게 입증할 줄 알아야 한다. 우리는 노동자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노동자 민주주의의 단호한 옹호자’임을 입증해야 한다. 반대로 개량주의자들이 노동자 민주주의를 짓밟고 있음을 대중 앞에서 철저하게 증명해보여야 한다. 우리는 이 점을 충분히 심사숙고할 필요가 있다.
또 하나 분명해야 할 지점은 대대에서의 전술적 대응이 겨냥하는 과녁은 사회적 합의주의를 둘러싼 민주노총 상층부의 입장이라기보다는 현장의 대중투쟁을 활성화하기 위한 ‘수단들’을 쟁취하는 것이라는 점이다. 또한 쟁점을 ‘대중적 쟁점’으로 상승시킴으로써 대중들의 노동자 의식을 높이고, 이를 노동자 투쟁의 활성화로 모아내는 것이다.
단호한 현장투쟁과 연대투쟁으로 총파업 전선을 열어나가자!!
지금은 민주노총 대대를 열 때가 아니라 총파업을 조직하는 것에 온힘을 바쳐야 할 때임이 분명하다. “대대는 연기되어야 하며 만약 대대를 열려 한다면 사회적 합의건은 일단 폐기해야 한다. 이후 재논의는 할 수 있을 것이다. 사회적 합의건은 이 총파업을 승리로 이끈 뒤 대중적 논의에 붙이자! 그러나 지금은 절대 아니다. 지금은 투쟁전선, 총파업을 조직할 때이다. 안건은 단 하나, 비정규직 법안 개악에 맞선 총파업 조직화다!!"
또 하나 중요한 지점은 “사회적 합의건”을 안건의 제일 마지막으로 돌리고, “2월 투쟁 확대와 당면 투쟁들의 지지 엄호건”을 제일 앞으로 내세우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대중적 계급투쟁을 활성화시킬 수 있는 계기를 포착하는 것이다. “‘2월 총파업을 강력하게 조직해서 비정규직 학살 법안을 분쇄할 수 있는 투쟁의 계획을 먼저 처리하자!”고 강력히 주장해야 한다. 그래서 전투파가 ‘투쟁하는 노동자들을 진심으로 대변하고, 그들의 심중을 세심하게 헤아리며’, 그 무엇보다도 ‘아래로부터의 대중 투쟁에 가장 큰 관심과 중요성을 부여하며, 대대는 그것을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여기고 있음’을 입증해보여야 한다. 더욱 중요하게는 전투파는 “대중적 계급투쟁의 활성화를 위한 계기를 포착하고 확대하는 데 사활적인 중요성을 부여하면서, 모든 상황을 적극 활용할 수 있어야만 한다!”
전투파는 대중적 영향력 쟁취, 노동자 민주주의의 단호한 옹호자, 대중적 경험과 의식의 발전, 대중적 계급투쟁의 전진, 오직 이것들을 통해서만 자신의 임무를 다할 수 있다. 개량주의 관료층에 대항한 대담한 전투의 확산도 오직 그것을 통해서만 실제로 가능해진다. 관료들과의 전투에서 우리는 “대중의 정서와 의식, 분위기”를 세심히 헤아려야 하고, 압도적인 관심을 대중의 전투의식과 전투력을 확대하는 데 맞추어야 한다.
“현재 벌어지고 있는 현장 투쟁들을 전면적으로 확대하고, 튼튼한 연대망으로 엄호하자!”, “노사협조주의의 한 유형인 사회적 합의주의에 맞서 투쟁과 연대, 노동해방을 대변하는 대중적인 이데올로기 투쟁을 확대하자! 이것을 위한 가장 효과적인 무기는 적에 맞서 투쟁으로 생존권을 사수할 수 있음을 실제로 대중들에게 입증하는 것이다. 오직 단호한 현장투쟁과 연대투쟁만이 그 수단이다!”
이 길을 따라 전진할 때, 사회적 합의주의의 거품들은 산산조각날 것이다. 아래로부터의 계급투쟁의 활성화, 바로 거기에 이 거품을 터뜨릴 날카로운 칼이 있다! 미래는 단연코 노동자의 대의를 위해 투쟁하는 전투파의 것이다!
2004. 2. 18
미래를 여는 노동자연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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