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 TV <블로그 다큐-예수와 사람들> ‘용산, 아벨의 죽음’편 13일 방송
용산 참사가 일어난 지 80여일, 세상은 벌써 비극을 잊어가고 있고 유가족들의 눈물과 호소는 뉴스에서 멀어졌다.
그러는 동안 용산 4구역 철거는 재개됐다. 13일 오후 3시에 방송되는 CBS TV <블로그 다큐-예수와 사람들> ‘용산, 아벨의 죽음’ 편은 잊혀져가는 ‘용산’을 다시 세상에 일깨우기 위해 제작됐다.
장례도 치르지 못한 채 진상규명을 외치며 차가운 거리로 나서는 그들의 이야기를 50여 일 동안 카메라에 담았다.
두 달 동안의 유가족 동행 취재…못다한 이야기
여러 시사 프로그램들이 용산 참사의 진실공방과 논란을 주로 다뤘다면, ‘용산, 아벨의 죽음’편은 유가족들의 현재 삶에 초점을 맞췄다.
방송사로는 유일하게 유가족들이 생활하는 병원 영안실 촬영과 동행 취재를 허락받아 생생한 현장에 카메라가 함께 했다.
구속된 남편에게 편지를 쓰고 면회를 가는 모습, 양푼 비빔밥을 만들어 함께 나누는 모습 등 그들의 일상적인 삶을 통해 평범한 이웃으로서 유가족들의 모습을 소개한다.
제작진은 이렇게 50일 동안 매일 이어지는 집회와 추모 모임, 병원 영안실과 구치소 등을 오가며 유가족들의 눈물과 기도, 증언, 다른 언론을 통해 못 다한 이야기를 ‘블로그 다큐’의 속성인 PD 1인칭 시점으로 다큐멘터리에 담았다.
용산, 기독교적 시각으로 재조명
희생자 중 한 명인 고 이상림씨는 독실한 기독교인이었다.
새벽 기도를 거르지 않았고 성경의 모든 구절을 노트에 옮겨 쓰며 기도하듯 암송했으며 망루에 오르기 전 날까지도 그 일을 계속 했다고 한다.
제작진은 “평범한 가장이자 신앙인이었던 그가 생존권을 외치며 망루에 올랐다가 불에 탄 시신으로 내려온 모습은 성서에 나오는 ‘카인과 아벨’ 이야기를 떠오르게 한다”고 말한다.
‘용산, 아벨의 죽음’이란 제목이 암시하듯 다큐는 창세기 4장 7절 ‘네 아우의 핏소리가 땅에서부터 내게 호소하느니라’ 구절을 프롤로그로 시작한다.
유족 전재숙씨도 과거에는 가족의 안일과 행복만이 기도 제목이었지만, 지금은 참사의 진상규명과 희생자의 명예회복 그리고 자신들의 일로 인해 세상이 변화되길 바라는 기도를 하고 있다.
이 다큐는 희생자와 유가족의 변화하는 신앙고백을 통해 그들의 투쟁과 염원을 바라보고, 땅을 통한 불로소득은 반 성경적이라는 시각으로 현 재개발의 문제점을 지적한다.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다’며 유가족들의 투쟁에 함께 하는 기독교인들의 모습을 통해, 그동안 보수 우익의 대변자로 여겨졌던 주류 기독교와는 또 다른 기독교적 행동의 현장을 보여준다.
눈물로 끝맺지 않는 다큐, 절망 속 희망 찾기
‘용산, 아벨의 죽음’편에는 사람 사는 세상에 대한 유가족들의 기대와 이타적 사랑에 대한 확신이 그려져 있다.
다섯 명 희생자를 데려간 신의 뜻은 세상을 변화시키는 데 있다거나, 꼭 하나님이 승리의 기쁨을 안겨주실 거라는 인터뷰는 유가족들이 절망 가운데 바라보는 소망을 대변한다.
제작PD는 “이들의 기도처럼 다섯 명의 희생을 통해 세상이 변화하고 제자리를 찾기 바란다”는 에필로그 내레이션으로 희망의 여운을 남긴다.
블로그와 다큐멘터리가 결합된 블로규멘터리(Blogumentary)라는 새로운 형식으로 제작된 <블로그 다큐-예수와 사람들> ‘용산, 아벨의 죽음’편 1부는 13일 오후 3시에, 2부는 14일오후 3시 각각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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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져가는 용산, 50일간의 동행취재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