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1백 5십만 원짜리 제품이 아닙니다”
올해 신입생 모집을 중지하고 현직교사 10명을 해고한 용산 이광자동차고등학교(이하 이광차고)의 학생회가 1988년 개교 이후 처음으로 공식 출범했다.
이광차고 학생회는 출범 직후 학생회의 귀족적 모습탈피와 재단으로부터의 학생회 인정을 거부하고 독자적인 운영을 위해 전국민주중고등학생연합 이광차고분회로 전환했다.
이광차고 학생들은 그동안 학생 대표기구가 없어 학생 스스로의 권리를 찾기 어려웠지만 학생회가 출범함으로써 학생 대표기구를 통해 학생 스스로의 인권, 교육권, 학교정상화 등에 큰 역할을 하게 됐다.
이에 <민중의소리>는 이광차고 학생회장으로 당선된 후 전국민주중고등학생연합 이광차고 분회장을 맡게된 장민혁(18, 현재 3학년 2반 재학 중) 학생을 만나서 현재의 학교 상황과 학교 정상화를 위해서 어떤 계획을 준비 중인지 들어 보았다.
장 군은 “현재 선생님의 부족으로 정규 수업을 다 소화해 내지 못해 자격증 취득도 어렵게 됐고 행정실에서 교과서도 배포해 주지 않아 교과서 없이 수업을 하고 있다”며 믿겨지지 않는 사실을 설명했다.
그는 “학생회를 통해 학생들의 수업권을 비롯한 학생 스스로의 권리를 찾기 위해 학생회를 만들었다”며 “해고된 선생님의 복직과 학교 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학교 정상화를 위해
△결석 및 지각을 하지 말 것
△강제 해고된 교사들을 보호하기 위해 새로 부임한 시간제 교사의 수업을 거부 할 것
△재단의 비이성적 교사 해고에 남은 교사들을 보호하기 위해 해당 교사들의 수업에 적극 참여할 것
△학생회의 결정에 신뢰하고 따라 줄 것 등을 전교생들에게 당부했다.
다음은 장민혁 학생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 개교이후 최초로 학생회가 출범했는데 그 계기는 무엇인가?
정상적인 수업은 커녕 학교가 폐교 된다는 이야기가 계속해서 떠돌고 있다.
이는 명백한 수업권 침해이다.
그동안 학생들은 스스로의 권리인 수업권을 찾기 위해서 교장직무대행인 행정실장을 찾아가 개별적으로 대응했다.
그러나 이렇게 개별적으로 대응하면 아무런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았고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학생대표기구를 제안해 만들었다.
출범 직후 우리 학생회는 전국민주중고등학생연합 이광자동차고등학교분회로 전환했다.
왜냐하면 학생회의 귀족적 모습을 탈피할 뿐 아니라 재단으로부터 학생회 인정을 거부하고 독자적인 행동을 하기 위해서이다.
- 앞으로의 어떤 것을 목표로 활동할 것인가?
우선 비정상적인 학교를 정상화 시켜야 한다.
그래서 우리의 권리인 수업권을 찾겠다.
여기에는 반드시 해고되신 선생님이 복직되어야 한다.
이것을 하기 위해서는 학생들의 단합된 힘이 절실하게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 지각과 결석을 하지 말라고 각급 반장을 통해 학생들에게 당부했다.
이후에는 진정한 학교의 민주화와 교육개혁 그리고 청소년 인권과 교육주권이 올바로 보장되는 학교를 만들겠다.
- 해고된 교사와 현직 교사들은 평소 어떤 분이었고 어떤 존재였나?
지금은 많은 교사들이 해고 되었지만 해고되기 전 학교에서 선생님을 보면 즐거웠다.
너무나 친근해서 엄마 아빠라고 부를 정도였다.
수업 중 모르는 것이 있다면 절대로 꾸짖거나 화내지 않고 이해 할 때까지 설명하고 또 설명한다.
우리학교에는 한쪽 눈을 잃어 인공 눈을 사용하는 한 학생이 있다.
그런데 어느 날 그 학생이 심한 장난을 치다가 인공눈이 떨어졌다.
그 학생은 아무렇지도 않게 학교생활을 하고 있는데 선생님은 수업도 제대로 못하시면서 걱정하고 눈물까지 흘리셨다.
이처럼 선생님은 우리들을 자기 자신처럼 아낀다.
- 교사들의 노조활동을 어떻게 바라보는가?
차질 없이 급식이 되고 있었는데 갑자기 한 선생님이 급식비 횡령으로 해고되었고, 기말고사도 차질 없이 잘 치렀는데 느닷없이 한 선생님이 허락받지 않은 기말고사를 실시했다며 해고되었고, 전일제 수업에 따라 밖에서 봉사활동하고 다음날 학교에 와보니 선생님이 전일제 수업으로 징계를 당했다.
이렇듯 재단은 정상적인 학교 운영을 독려를 하지 못할망정 오히려 방해하고 선생님들을 부당해고 시켰다.
부당하다는 것은 정의롭지 못하다는 것인데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한가.
학원의 민주화와 정의 실현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복직되어야 한다.
- 현재 학생들이 수업권을 어떻게 침해 받고 있나?
선생님 10명을 해고하자 부족한 선생님을 채우기 위해 행정실에서 시간 강사를 모집했다고 들었다.
그러나 지금까지 얼굴도 보지 못했다.
이로 인해 정규 수업을 다 소화해 내지 못하고 있다.
하루 6시간 정도의 수업이 배정되어 있지만 절반 이상을 선생님이 없어서 수업을 받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자격증 취득도 어렵게 됐다.
실습 기자재 요청도 수없이 요구했지만 아직도 구입해 주지 않았다.
더 중요한 것은 행정실에서 교과서를 구입해 주지 않아서 책도 없이 수업을 하고 있다.
믿겨지지 않겠지만 이것이 이광차고에서 일어나는 현실이다.
- 재단의 파행적 운영에 학생들이 대응하다가 폭력이 오가는 경우는 없었는가?
학생과 선생님들이 정상적인 학교운영을 요구하며 행정실에 항의하는 경우가 빗발치자 작년 12월 말에 행정실에서 건장한 청년 두 명을 데리고 왔다.
난 선두에서 그 아저씨들이 학교에 들어오는 것을 온몸으로 막았다.
그런데 그 아저씨가 내 얼굴에 구타를 가했다.
이 사건이 발생하자 한민호 선생님이 달려와 그 아저씨의 멱살을 잡고 학생을 왜 때리냐며 격분했었다.
그 선생님이 그렇게까지 격분하는 모습은 처음 봤다.
나중에 알았는데 그 건장한 아저씨들은 우리학교의 비정상적인 본질을 알고 다시는 오지 않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 이광차고는 종교재단 학교인데도 재단이 파행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답이 안나온다.
이광차고 이사는 목사로 구성되어 있는데도 불구하고 학생들을 상대로 장사하고 있다.
또 목회자는 목회자답게 은혜와 사랑을 베풀어야 하는데 현재 그들은 우리들에게 부도덕함을 설파하고 있다.
아마도 재단은 학생 개개인을 인간으로 보기보다는 1백 5십만 원짜리 제품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이광차고 학생 1인당 1년 등록금은 1백 5십만 원) 그리고 학생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은 1백 5십만 원짜리 제품을 생산하는 기계로 생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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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를 빙자한 이런 재단은 없어져야 하지 않을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