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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0-08 17:46: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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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재운 |
 추석 明暗···너는 해외여행, 나는 38일째 농성(cbs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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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추석이 최장 9일간의 연휴로 어느 때보다 들뜬 명절 분위기를 보이고 있지만 차가운 길거리 농성장에서 차례를 지낸 사람들도 적지 않다.
9일 간의 황금연휴를 즐기기 위해 30만 명이 해외여행을 떠났다는 이야기가 남의 나라 일인 사람들이 있다.
서울 올림픽대교 75미터 상공 상징탑에서는 7일 노동자들의 권익향상을 요구하며 건설노동자 3명이 38일째 농성을 벌이고 있다.
농성을 이끌고 있는 김호중씨는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가족들이 멀리서나마 차례를 지내라고 차례상을 찍은 동영상을 휴대전화로 보내왔지만 차례 지낼 마음의 여유가 남아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추석 명절에 고공투쟁을 벌이고 있는 신세가 한탄스러운지 "장남으로서 노부모를 뵙지 못한 것이 못내 죄스럽다"고 덧붙였다.
이날 서울 교육청 앞에서는 장애아 교육문제 해결을 촉구하며 학부모들과 시민단체 회원들이 23일째 차가운 농성텐트를 지키고 있었다.
"추석 차례상을 농성장에서 차리게 될 줄 몰랐다"는 이들은 명절 때가 되니 자신들의 요구를 외면하는 세상이 더욱 서운하다고 말했다.
서울장애인교육연대 구교현 사무국장은 "20일 넘게 농성중인데 TV나 신문 어느 곳 하나 소개된 적이 없다"면서 "세상에서 마치 고립돼 있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인근 광화문 열린시민마당에는 포항 건설노조 집회 도중 숨진 하중근씨 사망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집회가 두 달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남궁현 건설노조 위원장은 "경복궁 나들이객들에게 농성을 알리는 효과도 봤다"고 애써 웃어보였지만 진상규명을 기약할 수 없는 미래에 대한 불안함이 엿보였다.
이 밖에 강남구청 앞은 상가 철거에 항의하는 영동상가 상인들의 시위로 시끄러웠고 명륜동 올림픽 기념국민생활관 앞에서는 종로구청에 대한 전공노 소속 노동자들의 규탄 집회가 열렸다.
추석 명절 연휴에도 불구하고 이날 하루 서울에서 진행된 집회와 시위는 30여건.
"떼를 쓰고 있다"는 경비 경찰관의 비아냥 속에 이들의 명절은 더욱 쓸쓸하게만 느껴졌다.
CBS사회부 권민철 기자 twinpine@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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