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 투쟁을 다녀와서
- 반제국주의 대한 투쟁방향을 정립하자 -
17, 18일 부산에서는 APEC 반대 투쟁이 있었다. 총파업을 앞두었지만 전세계 민중운동의 적으로 등장한 “부시”가 올 뿐 아니라, 개방화, 세계화를 부추키는 회의가 열린다는데 가만히 있을 수는 없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APEC 투쟁은 결국 정권과 자본의 통제 속에서 회의에는 전혀 영향조차 주지 못하고, 반대편에서의 “하루투쟁”식의 이벤트식 투쟁으로 끝나버렸다. 하지만 투쟁전술은 차치하고 APEC투쟁에서 외쳐지는 슬로건을 보았을 때, 투쟁의 중심을 잡지 못하고 있는 현재의 “반세계화”투쟁에 대해 심히 우려를 표방하는 바이다. “부시반대”, “전쟁반대”. “신자유주의반대”, “세계화반대”, “초국적자본반대”는 이번 대회의 슬로건이었다. 하지만 이 슬로건들 속에는 현재 사회의 문제의 본질이 무엇인지, 누구를 주요 공격방향으로 잡고 있는지, 그래서 어떤 투쟁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전혀 드러나지 않는다.
신자유주의는 제국주의의 침략야욕을 은폐한다!!
이제 운동진영에서 신자유주의라는 말은 현 상황을 말하는 매우 흔한 용어가 되었다. 하지만 신자유주의에 대해 제대로 설명하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다. 과연 이데올로기로서 신자유주의가 존재하는가? 우습게도 전혀 그렇지 않다. 이데올로기로서 ‘주의’란 최고의 가치로 삼는 것을 뜻하는 것이다. 자유를 최고로 여기는 자유주의! 민주를 가장 중요시하는 민주주의! 돈의 노예가 되는 자본주의! 혁명을 이상으로 하는 혁명주의! 그런데 신자유주의가 그러한 이데올로기로서 과연 존재하는가? 결코 그렇지 않다. 신자유주의란 오늘날 개방화, 민영화, 노동의 유연화, 규제완화 등을 통칭하는 개념에 불과하다. 그것은 어떤 이념보다 오늘날 추진되는 여러 정책들 중에 단지 몇가지를 하나의 범주로 묶은 것에 불과하다. 실제로 신자유주의적 정책들을 추진하는 주체들조차 ‘신자유주의’라는 이념을 전혀 주장하지 않고 있는데, 이것은 인텔리들이 그저 억지로 꿰어 맞춘 개념에 불과한 것이다.
그런데 이 개념에는 무서운 음모가 도사리고 있다. 자본의 개방화! 상품의 개방화! 공기업과 은행의 민영화! 노동의 유연화! 각종 규제완화! 이것의 배후에는 제국주의의 직접투자가 존재한다. 자본과 상품의 개방화를 강요하여 우리들의 안방까지 차지하는 제국주의의 상품과 자본이 은행과 공기업까지 말아먹기 위해 민영화를 요구하는 것이며, 이를 손쉽게 하기 위해 각종 규제를 완화하고, 또 이윤의 초과수탈을 위해 노동의 유연화를 제기하며 정리해고와 고용불안을 강제한 것이다. 따라서 신자유주의는 제국주의의 힘의 우위에 기반한 약육강식의 논리에 다름아니며 따라서 철저히 반동적인 것이다. 그런데 이것이 어떻게 새로운 자유주의가 될 수 있는가? 자유주의란 프랑스대혁명당시 부르조아들이 봉건압제에 대항하여 내세운 이념으로서 당시에는 진보적인 사상이었다.
그런데 오늘날 전개되는 개방화, 민영화, 유연화, 규제완화 등 반동적인 정책에 이러한 개념을 부치는 것은 전혀 부적절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는 봉건적 억압에 항거하던 자유주의와 같은 진보적 성격은 털 끝만큼도 찾아 볼 수 없다. 저들은 오로지 경제수탈을 추구할 뿐 애당초 자유주의사상에는 그 어떠한 관심도 기울이지 않는다. 제국주의 금융자본은 지배를 원하는 것이지 결코 자유를 원하는 것이 아닌 것이다. 따라서 제국주의의 침략행위를 자유주의사상으로 채색하는 신자유주의 개념은 완전히 잘못된 것이다. 이것은 이를 추진하는 진정한 주체를 인식하지 않고, 마치 제3세계 개별 국가나 내부자본의 이해인 것처럼 치장하여 제국주의의 침략적 이해를 은폐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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