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지교사의 노동자성 부정하는 대법원 판결 규탄한다!!
현재 우리나라의 1500만 노동자중 비정규직이 850만을 넘어서고 있다. 또한 비정규직의 문제는 비정규직 노동자들만의 문제가 아닌 전체 사회의 심각한 문제로 다가오고 있다. 이 가운데 특히 학습지교사를 포함한 100만의 특수고용노동자는 비정규직 중에서도 비정규직으로 일체의 노동기본권이 배제된 무권리의 사각지대에서 신음하고 있는 심각한 상황에 내몰려 있다.
이런 현실속에서 현재 국회에서는 비정규노동자에 대한 보호입법논의가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는 정부와 여당의 숨은 의도와 주장의 심각한 문제점에 대한 논의는 뒤로하고라도 비정규직노동자의 보호문제는 국가적 차원에서 시급히 해결해야할 중대한 사안이라는 현실인식에서 근거한 것이다. 이제 비정규직노동자의 보호는 그 누구도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요구이고 과제인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시대의 요구와 흐름에 역행하는 구태의연한 모습으로 일관하는 대법원은 이번에도 어김없이 13만 학습지노동자에게 사법살인을 저지르는 만행을 서슴치 않았다.
최근 대법원 1부(주심 고현철 대법관)는 전국학습지산업노동조합과 김남희, 성윤애 조합원이 (주)웅진씽크빅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소송에서 학습지교사를 노동자로 인정할 수 없고, 이들로 구성된 전국학습지노조도 노조로 볼 수 없다는 취지의 판결을 하였다. 이는 학습지교사가 학습지 회사에 의해 인적, 경제적인 종속을 통해 회사의 지시와 감독에 의해 회원을 지도/관리하며 그 대가로 임금에 해당하는 수수료를 받아 생활하고 있는 현실을 너무도 깊이 왜곡하고 있다.
2002년 8월, 웅진씽크빅 회사는 7천명에 이르는 웅진씽크빅 교사들의 노동조건과 임금에 직결되는 문제인 어문/수리 과목분리 방침에 대해 노조는 물론이고, 교사 누구와도 사전 협의없이 일방적으로 강행하였다. 노조는 이에 대해 회사에 공개질의서를 보내고 회사의 방침과 입장에 대해 공개할 것을 요구하였다. 이 과정에서 대구용산분회 김남희 분회장과 성윤애 대의은 누구보다도 앞서 이 투쟁에 임하였고, 그 결과로서 2002년 10월에 회사에 의해 일방적인 계약해지를 당했다.
한편 노조는 2002년 3월부터 5차례에 걸쳐 회사에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교섭을 요구하였으나 그 때마다 침묵으로 일관하였고, 노조는 이에 대해 교섭해태로 명확히 규정하고 투쟁한 것이다. 그런데 대법원은 그런 계약해지도 부당해고가 아니요, 교섭에 응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죄가 없으며 일방적으로 교사들이 돈을 강탈하는 날강도 같은 행위도 아무런 죄가 없는 정당한 행위라고 한다. 대체 법은 누구를 위한 법이며 사법부는 누구를 위한 조직인가?
사실 이번 대법원의 학습지노동자의 노동기본권을 송두리째 말살하는 판결은 전혀 새로운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간에 사법부가 보여준 학습지교사를 포함한 특수고용노동자의 노동기본권을 말살하는 최전방 행동대장노릇을 다시 한번 보여준 사례에 불과하다.
학습지교사는 이미 오래전 정규직노동자였고 지금도 명백히 회사의 지휘감독을 받고 있는 명백한 노동자이다.
다만 자본의 이윤추구의 목적에 의해 사용자 책임을 회피하는 수단으로 개인사업자로 둔갑된 것일 뿐이다. 그러나 이러한 자본의 위장자영인화에 대해 국가는 어떠한 대책, 행동도 보여주지 않았다. 하여 우리 학습지교사들이 직접 단결하고 투쟁하여 빼앗긴 노동자의 이름을 되찾고자 노동조합을 건설하여 최소한의 권리를 지키고 미약하나마 노동조건을 개선시켜왔다. 뒷짐만지고 방관하던 정부는 그제서야 우리의 노동자임을 인정하여 노동조합설립신고필증을 교부해주고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합법적 노동조합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하는 최소한의 성의를 보여주었다. 하지만 사법부는 이미 수년 째 합법적인 노동조합으로 활동하고 있는 우리 학습지교사와 우리 노동조합에 대하여 노동자성을 부정하고 우리의 힘으로 쟁취한 제 조건마저 송두리째 빼앗아 회사의 손에 쥐어주는 한심한 작태를 보여주었다. 이는 사법부가 자신의 역할을 망각하고 자본 편들기에만 일관하는 보수 편향적인 구태에 기인한다.
현재 학습지노동자들이 일하고 있는 현실을 정확하게 보고 학습지 자본이 저지르고 있는 현실왜곡과 위장자영인화의 의도를 정확하게 본다면 사법부는 당연히 13만 학습지교사들의 노동기본권을 보장받도록 강제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할 의지도 능력도 없는 사법부이기에 우리는 법을 새롭게 고치거나 만들어서라도 사법부의 잘못된 행태를 바로잡고 학습지교사들이 강탈당한 노동기본권을 되찾아야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의지와 능력이 없다면 자신의 노력으로 스스로의 노동조건 개선의 길에 나선 학습지교사를 포함한 특수고용노동자들의 투쟁에 고춧가루 뿌리는 못된 행동은 하지 말아야 한다. 그러나 사법부는 끝내 학습지교사들의 생존권적 요구를 무참히 짓밟는 만행을 저질렀다. 하기에 우리는 그러한 사법부의 행태에 분노하고 규탄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사법부는 분명히 알아야한다.
자신들이 저지른 행위로 인해 13만 학습지교사들의 생존권과 노동기본권이 무참히 짓밟히고 있다는 것을, 또한 그릇된 방법으로 부를 축적하고 있는 학습지 자본의 노동착취에 공모자가 되고 있다는 것을...
그렇기에 우리 노동조합에서는 이번 대법원의 판결을 <학습지 자본의 사주를 받은 대법원의 청부살인>이라고 규정한다.
더욱 통탄스러운 것은 우리의 투쟁으로 인해 형성된 특수고용노동자의 노동기본권보장 입법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이러한 대법원의 판결이 나왔다는 시기가 주는 미묘함이다. 우리는 이번 대법원의 농간으로 인해 자본의 오래된 시녀-사법부의 진면목을 유감없이 확인한다.
그러나 우리 학습지교사는 이번 대법원의 판결을 결코 인정하지 않으며 학습지교사를 비롯한 특수고용노동자의 문제는 사법부의 판단이 아님을 분명히 밝힌다. 뿐만아니라 13만 학습지 노동자들 한 명 한 명은 굳세게 단결하여 더 큰 투쟁을 조직하고 권리보장입법을 쟁취하여 사법부와 자본에 의해 강탈당한 노동자의 이름을 반드시 되찾을 것이다.
시대착오적인 무능과 오만을 고집하는 사법부가 시대변화에 조응하여 스스로 다시 태어나기를 거부한다면, 이 땅 13만 학습지교사와 100만 특수고용노동자, 850만 비정규직 노동자와 1500만 노동자, 아니 전체 국민의 분노에 찬 엄중한 심판을 받고 말 것이라는 것을 경고한다.
2005년 12월 13일
전국학습지산업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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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학습지교사의 노동자성 부정하는 대법원 판결 규탄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