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우리 비정규직 동지가 분신을 시도했습니다.
그토록 죽지는 말자! 죽지만 말고 할 수 있는 것은 다해보자고 호소를 했지만,
동지는
"이 한몸 불살라 동지들의 삶이 나아지기를 바란다"는 유언을 남기고 신나에 불을
당겼습니다.
어제 저녁에 여의도 국회앞 농성장에서 이 비통한 소식을 들은 저는 가슴에 이는
분노를 참을 길이 없었습니다. 대체 얼마를 더 잡아먹어야 이 비정규직의 삶은
온전하게 제대로 고쳐질 수 있는가?
대체 이 나라 이 사회는 얼마나 많은 비정규직 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몰아야
직성이 풀릴 것인가?
참담한 마음에 잠을 이루지 못하다가 오늘 아침에야 특수고용대책회의를 마치고
동지가 긴급하게 옮겨온 한강성심병원에 갔습니다.
얼굴과 몸에 붕대를 감고 누워있는 동지의 그을린 손을 잡고 하염없는 눈물이
올라옵니다. 하지만 두눈에 힘을 주고 눈물을 참았습니다. 그리고 동지에게
결연하게 말하였습니다.
"힘내서 이기십시오. 이렇게 많은 동지들이 있지않습니까? "
차마 다른 말은 꺼내지 못했습니다. 함께 간 많은 동지들도 굳은 얼굴로 작년의
김동윤열사와 류기혁 열사를 떠올렸습니다.
다시한번 다짐합니다. 이 미쳐버린 세상!
오직 돈으로만 모든 가치가 판단되고 소중한 삶은 철저하게 소외당하고
부정당하는 이 세상을 바로 잡기위해서 정말 치열하게 싸워야한다고
다짐했습니다.
자본들은 민주노총이 과격하다! 자기 절제가 안된다.! 민주노총은
폭력적이다.이렇게들 주장합니다. 그러나 진정한 폭력이 무엇입니까?
'테러와의 전쟁'이라는 미명하에 온세계를 전쟁의 도가니로 몰아넣는 미국의
오만과 독선을 떠올려 봅니다. 틈만나면 법대로 하자! 준법정신을 지키자! 혼란과
무질서를 막아야 한다고 말하면서 우리를 폭도로 몰아갑니다. 대교도
마찬가지입니다. 회사는 분명히 알아야 합니다. 진정한 폭력이 무엇인지를
말입니다. 받지도 않은 돈 8만여원을 받아서 가로챘다고 공금횡령이라고 짜르고
부정업무를 언론에 고발하고 240여 만원의 받지도 않은 돈을 대납하라고 강요하자
못하겠다고 했더니 짤랐습니다. 이번에는 회비 잘 못겆는다고 짤랐습니다.
온가정이 파탄이 났습니다. 신혼의 단꿈을 짓밟았습니다. 대채 무엇이 폭력이란
말입니까?
엊그제만해도 그렇습니다. 물러나 있어라! 계단에 올라가 있어라 적당한 거리를
두고 있어라! 우리가 평화적으로 집회한다고 해도 계속 시비를 걸고 싸움을
말리는 사람에게 욕을 하고 주먹질을 하면서 충돌을 조장했습니다. 그리고는 안톤
오노도 아닌 사람들이 헐리우드 액션을 취해서 쓰러지고 곁눈질로 슬금슬금 눈치를
보면서 누워있더니 앰블런스 부르고는 기절을 했다고 합니다. 그리고는 도덕성을
말합니다. 용역깡패를 불러 공포분위기를 조장하고 몸싸움을 유도하더니
말입니다.
다시한번 이 나라 이 사회에 호소합니다. 일하는 사람들이 일한 만큼의 대우를
받고 생산의 주역인 노동자들이 사람으로 존중받는 세상! 돈과 권력으로 모든
것을 해결한다는 것이 얼마나 무모한 것인가를 확인해주는 건강한 상식이 통하는
사회가 되어야 합니다.
그러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무수한 희생이 요구된다 하더라도 우리는 자랑스런
마음을 갖고 이 세상을 바꿔내기 위해 싸워야합니다. 온갖 부조리에 대항해서
싸워야합니다. 그렇지만 죽지는 맙시다. 죽을 각오를 갖고 싸웁시다. 누군가
가야할 길이라면 우리가 갑시다. 서로가 서로를 의지하며 힘내서 갑시다.
정말 참담한 마음으로 그러나 침착하고 냉정함을 회복하고 우리 갈길을
가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이승대동지의 뜻이기도 할것입니다.
간정한 마음으로 동지의 쾌유를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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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학습지 노조 서훈배 위원장의 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