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그대 이름 영원 하라(박 훈 변호사의 “법보다 사람”에서 펌)
정부와 자본이 뻔뻔스럽게도 이른바 “비정규직보호법안”이라는 걸 내 놓았다.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파견법’으로 줄임)개정안과 ‘기간 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기단 법’으로 줄임)을 제정하겠다는 것이 그것이다.
그 주요한 내용은 이렇다.
‘파견법’은 제조업의 직접 생산 공정 및 건설, 선원, 유해업무, 하역업무 등을 제외한 모든 업무에 파견 근로를 허용하고(제5조), 파견 기간도 최장 3년으로 늘리고 고령자(55세 이상) 준 고령자(50세 이상)에 대해서는 기간의 제한을 두지 않고(제6조)3년을 초과하여 계속 사용한 경우나 불법파견을 한 경우에는 사용 사업주에게 직접고용 의무를 부담하게(제6조의3)한다.
‘기단 법’은 기간 제 근로계약 기간을 1년에서 3년으로 늘리고, 3년을 초과하면 비슷한 재계약을 정당한 이유 없이 거절하지 못하고 50세 이상의 사람들에게는 무제한으로 이를 인정하는 것을(제4조) 골자로 한다.
그 밖에 두 법률 모두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는 근로자에 비하여 차별적 처우”를 받으면 노동위원회에 시정요청을 하도록 되어 있다.
1년 짜리보다는 3년 짜리가 낫지 않는가 하는 순진한 생각을 할지 모른다.
그러나 이것은 명백한 개악이다.
개악을 넘어서 한국 노동자들에게 내리는 일대 사형선고이다.
먼저 개정 입법예고한 파견법의 내용은 특정한 업무영역을 빼고는 파견근로를 전면 허용하고 있다.
다시 말해 공공기관, 서비스업, 사무직 같은 비 제조업은 파견근로에 완전히 무방비 상태 가되도록 하고 있다.
종전에는 컴퓨터 전문가, 사서보조, 기록원, 여행안내원, 청소용역 등 26개 업종에 제한이 되었던 것을 풀어 버린 것이다.
이런 식이면 사무직이나 관리직을 직접 고용할 까닭이 없다.
인력 풀 사업을 하는 업체에서(앞으로 사업을 하려고 하는 사람들은 이 사업을 해라. 사업전망이 매우 좋다) 싼 값에 데려다가 쓰면 그만이다.
제조업은 직접생산 공정에만 적용되는 것이므로 간접생산 공정부서와 지원부서, 사무직은 아무 상관이 없다.
파견기간과 계약직의 최소 하한선도 없으므로 3년 짜리 파견근로나 3년 짜리 계약직이 나오라는 법은 전혀 없다.
여전히 3개월, 6개월짜리가 판을 칠 것이다.
50세가 넘었다는 것 하나만으로 이들은 아예 어떠한 제한도 없이 무제한으로 파견근로, 계약근로를 하게 된다.
3년을 초과 사용하였다고 하여 바로 직접고용의제(종전의 법률은 고용된 것으로 “본다”라고 하였으나 개악 안에 의하면 고용할 “의무”를 진다고만 하고 있다)가 되는 것이 아니므로 다시 계약을 해야 한다.
비슷한 일을 하는 노동자가 없을 때는 차별처우가 정당화되고 근로조건이 모두가 열악하면 그대로 차별처우가 되지 않을 것이므로(파견근로나 계약직이 일반화되면 차별의 기준점도 없어진다) 차별처우 금지조항은 실효성이 없다.
나아가 차별처우를 하더라도 막 바로 이를 법원에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동일 노동 동일임금 규정을 의무조항으로 할 때 곧바로 청구권이 생기는 것과는 다르다)단지 시정조치를 해 달라고 청원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지금 우리나라는 비정규직이 전체 노동자들의 58%에 이른다.
그리고 이들의 근로조건은 정규직 임금의 50%정도의 수준이고 임금과 장시간근로, 열악한 근무환경은 이미 잘 알려진 바대로다.
이제 한국의 자본주의는 거의 모든 노동자들을 영원한 비정규직으로 만들려 한다.
여기서 우리 노동자들이 선택할 길이 단 하나다.
죽느냐 사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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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을 위해서가 아니라 사용을 위해 생산하는 사회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