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섭 스타트, 그런데…
뉴코아 노조와 이랜드일반노조가 드디어 이랜드 자본가들과의 교섭에 들어갔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박성수가 용역전환 문제를 비롯한 현안들을 전혀 해결할 생각이 없다는 사실을 재확인했습니다. 결국 이랜드 자본은 아무리 언론이 떠들어도 꿋꿋하게 정리해고의 길을 택한 것입니다.
그런데 교섭이 진행되고 있는 지금, 자본가들은 노동 탄압의 의지를 드러냈는데 오히려 공투본의 공동타결 기조는 재확인되기는커녕 선언조차 되지 않고 있습니다. 수차례나 공투본 회의를 하면서도 정작 공동투쟁의 핵심인 공동타결 부분이 논의되지 않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도 양사 노조는 각자 교섭에 임하고 있습니다. 공동타결 없는 공동투쟁이란 앙꼬 없는 찐빵, 단팥 없는 붕어빵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공동타결을 폐기한 공동투쟁은
진정한 공동투쟁이 아니다!
물론 공동타결을 하지 않아도 서로의 사업장에 투쟁 결합은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연대투쟁이지 공동투쟁이 아닙니다. 공동투쟁에서 공동타결이 중요한 이유는 이것이 연대를 넘어서서 가장 강력하게 뉴코아-이랜드일반 노조의 조합원 모두를 승리할 수 있게 만드는 지름길이기 때문입니다.
분명 양사 노조 사이에는 조직 상황, 현장 분위기, 정규직 및 비정규직 조합원의 비율 등등 많은 부분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그러나 올해 뉴코아노조와 이랜드일반노조는 비정규직 용역 전환 저지라는 공동의 목표를 지니고 있고, 이것이 핵심 현안이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뿐만 아니라 뉴코아 조합원과 홈에버 조합원이 함께 뉴코아 대체인력을 저지하고 홈에버 매장을 멈추는 등 그 어느 때보다 두 노조가 함께 움직일 때 효과도 배가 된다는 사실을 현장에서부터 확인해 왔습니다. 그런데도 공동타결을 하지 않고 따로 협약을 체결하겠다는 건, 현장의 정서나 역량을 핑계 삼아 ‘우리노조만 살고 보겠다’는 이기주의의 발로요, 통합 노조를 향해 달려온 공투 본의 성과를 無로 돌리는 행위입니다.
뉴코아-이랜드일반노조 지도부는
공동타결과 통합노조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밝혀야 한다
지금이라도 뉴코아노조 지도부와 이랜드일반 노조 지도부는 교섭 전략을 짜기 전에 먼저 공투본 내에서 공동타결--선타결을 거부한 동시타결--과 통합의 기조를 명확히 다지고 이 사실을 모든 조합원들에게 밝혀야 합니다. 그리고 ‘뉴코아(혹은 이랜드일반) 현안 문제를 해결하고 같이 협약 체결하기 전까진 절대 도장 찍지 않겠다’고 자본가들에게 당당히 이야기해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과정이 생략된 채 양사 노조가 각자 교섭에 임하는 것은 통합의 기치를 기만하는 것임을 분명히 해야 합니다.
공동투쟁에 참여하고 있는 뉴코아 조합원과
이랜드일반 조합원 여러분, 공동투쟁만이 우
리 모두가 살 수 있는 지름길이라는 사실을 명심합시다. 한 쪽에는 채찍, 한 쪽에는 당근을 내밀며 두 노조를 분열시키려는 이랜드 자본가들의 책동을 깨부수기 위해서는 공동타결의 원칙을 지키고 통합으로 나아가는 길밖에 없습니다. 쟁대위 및 농성장 토론 등의 자리에서 지도부에게 끊임없이 ‘공동타결 기조 재확인을 요구합시다. 만일 공동타결 여부를 밝히지 않은 채 교섭에 계속 임한다면 이를 강력히 비판합시다. 우리는 현재 사활을 걸고 투쟁하고 있고, 이 투쟁은 뉴코아와 이랜드의 2700 조합원이 하나 되어 움직여야만 승리할 수 있는 투쟁입니다. 오직 아래로부터의 압력과 지칠 줄 모르는 현장의 목소리만이 ‘몸 대주기식’ 공동투쟁을 넘어선 진짜 공투, 당장의 이익을 뒤로 미루더라도 더 큰 승리를 담보할 수 있습니다.
진정한 노동자 계급 정신이란
무엇인가
물론 현재의 공동투쟁 행보에 불만을 품고 있는 조합원들이 양사 노조 모두에 존재할 수 있습니다. 심지어 비정규직 해고 문제는 정규직인 나에게는 알 바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정규직-비정규직 단결, 뉴코아-이랜드일반 노조 단결의 구호는 대의의 문제만이 아니라 양쪽 모두 생존의 문제이며,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는 벼랑 끝 문제입니다. 일산 분회 토론장에 방문했던 한 연대단위 동지는 ‘98년도 이마트 정규직 노동자들은 당시 늘어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문제를 직시하지 못하고 그/녀들과 단결하지 못했기 때문에 패배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우리는 이 교훈을 직시해야 합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노동자로 산다는 것은 내가 아무리 발버둥 쳐도 자본가와 한 치도 화해할 수 없는, 대립할 수밖에 없는 위치에 편입된다는 것입니다. 저들에게 비록 땅과 주식과 현금과 폭력경찰과 용역깡패와 막강한 정치적 힘이 있어도, 우리에게는 매장을 멈출 수 있는 힘이 있습니다. 그 힘은 노동자들이 자신의 사업장의 이해를 넘어 내 옆 사업장, 내 앞 사업장, 나아가 노동자 전체의 구호를 걸고 싸울 때 비로소 진가를 발휘합니다. 결국 진정한 연대 정신, 노동자 계급 정신이란 거창한 무언가가 아닙니다. 아무리 사측이 온갖 미끼로 일부 노동자들(혹은 일부 단사노조)을 유혹하거나 협박해도 이를 물리치고 (‘단결투쟁가’에 나오듯) 전 노동자 계급의 단결투쟁을 우선하는 것입니다.
이대로 우리노조 밥그릇만 챙길 것인가, 아니면 2700명 모두가 공동의 적을 쓰러뜨리고 하나 되어 승리의 축배를 들 것인가? 그 열쇠는 바로 현장에서 싸우고 있는 노동자 여러분에게 달려 있습니다.
- 공동투쟁, 공동타결의 기조를 지켜냅시다!
- 아래로부터의 공동투쟁을 보여줍시다!
- 공동투쟁, 외주화 저지 투쟁 승리해서
뉴코아-이랜드일반 통합노조의 길로
나아갑시다.
“만일 공동투쟁 중에 자본이 우리에게 먼저 협상 체결을 제안했다면, 설령 그 안이 100% 만족스럽다 할지라도 우리는 도장을 거부해야 한다. 만일 자본이 도저히 물리칠 수 없는 협약서를 내 왔다 할지라도, 우리는 ‘인천 앞바다에 사이다를 채워 넣기 전에는 도장 찍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놓아서라도 도장을 찍지 말아야 한다. 설령 원성을 듣는다 해도 함께 싸우고 함께 사는 것. 이것이야말로 노동자들의 무기요, 진짜 공동투쟁이다.”
- 재작년 전국비정규직노조연대회의 한 활동가의 발언 中에서 -
사 회 주 의 학 생 동 맹
(shd.jinb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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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타결 기조 없는 공동투쟁이란 있을 수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