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조 사찰’ 물의
아산지부 “용역회사 경비대 통해 간부미행 일지 등 작성”
노조 “ 책임자 처벌” 근무 거부 ‥ 회사 “ 사실무근”
현대자동차 아산공장과 계약을 맺은 한 용역회사가 아산공장 노동조합 활동가들의 동향을 일일이 감시해온 사실이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
현대자동차노조 아산지부와 사내하청지회는 21일 “회사 쪽에서 지난해 12월부터 용역계약을 맺은 경비대의 4반(D반)을 통해 원-하청 노조활동가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샅샅이 감시해온 근무일지를 최근 입수했다”며 “무술 유단자 등 모두 18명으로 구성된 경비대 4반은 노조활동을 방해할 목적으로 운용하는 특수구사대”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이런 ‘불법 감시사찰’을 회사 쪽이 시킨 것으로 보고, 책임자 처벌 등을 요구하며 20~21일 이틀 동안 주말·휴일 특별근무를 거부하는 바람에 아산공장의 전 생산라인이 가동을 멈췄다.
노조가 공개한 4반의 지난 10월4일치 근무일지(사진)를 보면, ‘11시20분 ○○○ 정문 입(들어옴), 11시25분 ○○○ 의장도로 따라 지부방향 이동중, 11시30분 ○○○ 지부 입(들어감), 12시5분 ○○○ 엔진식당, ○○○ 정문 출(나감)’ 등 특정 노조 간부를 미행 감시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또 모든 노조간부들의 사내 입출입뿐만 아니라 유인물 배포 및 대자보 부착, 피켓 시위 등 공장내 노조활동과 관련한 정보를 근무일지에 담았다.
더욱이 지난 10월19일치에는 민주노총 이수호 위원장을 비롯한 외부 방문객의 출입과 주요 행적, 탑승 차량번호 등이 적혀 있어 노동계 외부인사들까지 감시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현대차노조 아산지부 관계자는 “이미 오래전부터 구사대로 알려진 4반 용역직들은 경비대 안에서도 다른 복장을 하고 성희롱과 인권무시 행위를 해왔다”며, 한 예로 “여직원이 문서를 작성하다 오타를 낼 경우 남자 직원들이 보는 앞에서 ‘나는 왜 이럴까, 예전엔 안 그랬는데’를 복창시켰다”고 전했다.
권영국 변호사(민주노총 법률원장)는 “노조 활동가들을 중심으로 이런 감시활동을 해왔다면 노조활동을 위축시킬 뿐 아니라 장래에 불이익 또는 통제를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부당노동행위이며 헌법상 기본권인 사생활의 자유마저 침해하는 행위”라고 말했다.
그러나 현대차 아산공장 관계자는 “노조 쪽이 제시한 문건은 경비용역회사의 4반 자체적으로 작성한 근무일지일 뿐 본사의 지시나 요청을 받아 한 게 아니고 그 문건을 토대로 노무관리에 참고한 적도 없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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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자동차 노조사찰 물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