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작년 3월 19일에 ‘식칼테러’를 당했고 지금은 복직해서 이번에 잔업거부투쟁을 벌이고 있는 아산공장 의장부에 있는 신흥기업이라는 업체에서 일하고 있는 사내하청지회 조합원 송성훈입니다.
제가 이렇게 인터넷에 글을 올리는 건 아마도 작년 3월 이후 처음인 것 같습니다.
많은 분들이 제목을 보고 약간은 의아해 하실거라 생각합니다.
‘웬 잔업거부?’, ‘라인 정상적으로 돌아갔는데?’......
그리고 이거랑 불법파견이랑 무슨 상관이냐고요?
다들 기억하시겠지만 작년 6월 23일 공장진입 투쟁 이후로 하청지회가 현대자본이나 하청자본을 상대로 전면적으로 싸움을 붙은 적은 거의 없는 것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작년의 그 싸움으로 인해서 하청지회는 아산공장에서 거의 고립되는 상황을 맞았었고, 조직률도 10%이하로 떨어졌습니다. 게다가 주요한 활동가들이, 그것도 26명씩이나 한꺼번에 해고가 되는 바람에 투쟁은 둘째치고 지회의 존립마저도 위태로울 정도였습니다. 이 상태가 올 초까지 계속되어 오다가 올초 해고자들이 현장에 복귀하면서부터 약간씩 달라지기 시작했고, 불법파견 투쟁을 시작하면서부터는 완전히 하청지회 설립 초기의 분위기로 회복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 와중에 이 싸움이 시작된 것입니다. 그것도 하청지회 중에서 가장 조직력이 탄탄한 신흥기업에서 시작된 것입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이번 싸움은 불법파견 투쟁의 승패를 가름짓는 중요한 고비가 될 것입니다.
이 투쟁은 신흥기업의 부당노동행위와 사장의 인격모독에 항의하는 투쟁으로 나타났지만, 이것은 단지 겉으로 드러난 이번 투쟁의 계기일 뿐입니다.
신흥기업이 1년 넘게 계속해서 부당노동행위를 저지르고 조합원을 탄압해 오면서도 끄떡없이 버텨올 수 있었던 것은 신흥 사장이 잘나서가 아니라 뒤에 현대자본이 버티고 있기 때문이란 건 누구나 아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지금 우리는 이름만 다르다 뿐이지, 모습만 달리하고 있다 뿐이지 현대자본과 싸우고 있는 것입니다. 그동안의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투쟁임과 동시에 앞으로 노동조합의 생사를 결정하게 될 커다란 싸움의 전초전인 것입니다.
왜냐구요? 앞에서도 말했지만 이 싸움의 주체인 신흥기업 조합원들은 식칼테러 당시의 파업투쟁 경험을 그대로 가지고 있는 동지들이 다수를 이루고 있습니다. 그리고 신흥기업만이 AB조 모두 사내하청지회에서 유일하게 조직율이 50%에 육박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물론 이는 거의 모든 조합원들이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이런 엄청난(?) 조직력과 투쟁력을 갖춘 업체에서의 투쟁이란 것이 패배로 끝나게 된다는 것은 하청지회의 미래도 없다는 것을 의미하게 되지만, 그와 반대로 이 투쟁이 승리하게 된다면 지금 한창 진행되고 있는 불법파견 투쟁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 더군다나 아산에서의 불법파견 투쟁의 핵심사안에 신흥기업의 문제가 걸려 있는 상황에서는 더욱 우리에게 유리하게 진행될 것이 분명할 것입니다.
저는 아직도 기억하고 있습니다.
작년 6월 23일, 우리는 공장진입투쟁 및 천막설치 투쟁을 벌였습니다.
이를 회사는 남의 공장에 폭력배가 난입했다는 둥 온갖 유언비어를 날조해서 노동자들을 현혹시켰습니다.
그 결과 하청지회는 무려 26명 해고라는 어마어마한 상처를 남겼고 아직도 이 상처가 아물지 않았습니다.
저는 정규직 조합원들께 부탁드립니다.
작년 식칼테러 당시 우리는 인간답게 살고 싶다는 마음으로 파업을 했고 지회를 설립했습니다.
지켜봐 주십시오. 우리의 싸움이 지금은 불법파견 투쟁을 승일해서 정규직이 되는 것이 목표인 것으로 보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목표는 그것만이 아닙니다. 정규직이 되는 것 뿐만 아니라 우리의 일터를 여러분의 조끼에 써진대로 ‘살맛나는 일터’로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고용불안 없이 안전하고 건강하게 일할 수 있는 일터, 혼자하면 힘들지만 함께하면 가능할거라고 생각합니다.
부디 사측의 말보다는 노동조합의 말에 귀를 기울여 주시길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리고 하청노동자들께 부탁드립니다.
이번 싸움에 관심을 가져주시고 힘을 모아주십시오.
이번 싸움의 승패가 여러분의 앞날을 결정할 것입니다.
이번 싸움에서 이제가지 사측이 저질러 온 온갖 부당노동행위와 조합원 탄압 등을 박살내지 못하면 불법파견 투쟁은 커녕 식칼테러 이전의 생활로 돌아가야 할 것입니다.
기억해 보십시오. 월차 한번 제대로 못 쓰고, 여유인원 없어서 화장실도 한번 못가는 그런 생활로 돌아가고 싶습니까?
이번 투쟁에 많은 관심과 함께 지회로 단결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우리가 지는 것은 저들이 옳고 강해서가 아니라 우리가 단결하지 않아서일 것입니다.
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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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기업 잔업거부 대해 제가 아는대로 적자면 대강 이렇습니다.
지난 16일 노조 사찰문건과 관련하여 아산지부에서 잔업거부와 함께 보고대회를 열었습니다. 그런데 이 보고대회에 하청노동자들이 참석하는 것을 막기 위하여 신흥기업 관리자들이 카풀을 조직하여 하청노동자들을 퇴근시켜버린 것입니다. 이것을 목격한 여성노동자가 이를 아산지부에 신고하였는데 다음날 아침 조회시간에 사장이란 사람이 자기가 언제 그렇게 시켰냐며 그 여성노동자를 불러 일으켜 세우고는 여러사람 앞에서 모욕을 주었던 것입니다. 이에 신흥기업 소속 조합원들이 ‘책임자 처벌, 사장 공개사과, 재발방지 약속’등의 요구조건을 걸고 신흥기업 노동자 전체에 연서명을 받아 사장에게 이행하라고 했습니다. 이에 사장은 말로는 이행하겠다고 해 놓고는 실제로는 협박인지 사과인지 모를 말을 하고 책임자 처벌도 하는둥 마는둥 했습니다.
이에 분노한 조합원들(B조)이 지난주 금요일에 잔업거부를 결의하고 실행에 옮긴 것입니다.
물론 라인은 정상적으로 돌아갔습니다.
그러나 라인가동만 정상적이었지 그 외는 정상적이지 못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오후6시에 라인가동이 시작되자 신흥기업 공정에 다른 업체 사람이 작업을 하고 있는 것도 모자라 직영 지원반 사람마저 있더라는 것입니다. 그 뿐만이 아니라 어디서 나타났는지 여기저기에 무전기 들고 왔다갔다하는 사람들도 많았고, 심지어 생산실에서까지 내렸왔었답니다.
그리고 월요일, 사장은 면담에서 모든 것을 수용하겠다며 다음날 합의서를 작성하기로 했습니다. 근데 화요일, 사장은 끝끝내 합의서에 서명하기를 거부했습니다. '모든 책임을 묻지 않는다'라는 부분에 합의를 못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는 보복의사를 밝힌 것일 뿐만 아니라 합법적인 파업도 못하게 하겠다는 것이고 또한 지회마저도 인정하지 못하겠다는 것입니다.
이에 신흥 A조 조합원들도 23일 오후 잔업거부에 돌입하게 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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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기업 잔업거부 투쟁은 불법파견 투쟁의 전초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