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문제 적극 나서야
지금 온 나라가 비정규직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8월 24일, 부평구청은 짧게는 5년 길게는 17년을 근무한 부평구청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예산부족으로 인한 사업목적 완료라는 사유로 당사자들에게 해고통보서를 보냈다.
올 7월부터 시행된 비정규법안의 핵심사항인 '2년 이상 계속 근로한 노동자의 정규직 전환' 규정을 피해가려는 얄팍한 수다.
또 작년 8월 발표된 '공공부문 비정규직 대책' 중 상시·지속적 업무에 2년 이상 종사하는 비정규직을 무기계약으로 전환'하라고 한 정부 방침에도 어긋나는 것이다.
지난 8월 인천지역노동조합에 가입한 이들이 부평구청에 처음 입사했을 때 상용직 신분으로 퇴직금과 상여금이 보장됐지만 외환위기 이후 구조조정이 구체적으로 시작된 2001년부터 '일시사역인부'로 전락, 3개월마다 반복적으로 계약서를 작성했다.
일급은 최저임금 수준이며 주차, 월차 수당이 전부인 월급은 무급인 추석연휴가 있는 이번 달의 경우 60만원을 조금 넘는다. 일급에는 호봉이 적용되지 않아 1년을 근무하거나 17년을 근무하거나 월급은 동일하다.
이들이 지금 고용권자인 구청장을 상대로 교섭을 하면서 공통적으로 하는 말은 "10년 넘게 근무한 우리들에게 하루아침에 계약이 종료되어 해고한다는 종이문서 한장만을 준 것은 우리의 자존심을 건드린다"는 것이다.
비정규직과 정규직을 나누기 이전에 함께 관공서에서 함께 일해 온 노동자들을 일회용품 취급한 것이 가장 억울하다. 비정규직보호법과 공공부문 비정규직 대책에 따라 무기계약이나 정규직 전환을 추진해야 할 정부와 자치단체가 최선두에서 역행하고 있는 것이다. 너무 암담한 현실이다.
지금 부평구가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시키지 못하는 것은 예산부족의 문제가 결코 아니다.
비정규직에 대한 고용권자의 인식부족이며, 비정규직의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의 부족이다. 또한 부평구청에서 10년 넘게 주민을 위해 행정서비스를 제공하는 데에 한 몫을 하며 자부심을 가진 조합원들의 얼굴을 떠올리지 못해서이다. 부평구청에서 함께 근무한 한 식구라는 인식이 결여된 것이다.
이처럼 비정규직의 문제로 온 나라가 몸살을 앓고 있는 지금, 우리 모두는 문제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이제 며칠 후면 추석이다. 축쳐진 어깨로 친지들 사이에 앉아있을 조합원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무겁다.
/김준이 인천지역노동조합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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