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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1-26 21:47: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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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성웅 |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항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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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이라도 더, 함께 할 동지가 필요한 상황에서 김주익 동지를 보내야 했다. 집행유예 기간인, 가면 뻔히 구속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김주익 동지를 보내는 것은 고통스런 결단이었다. 조건 따지고 뭐 따지다 보면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겠는가? 사실 비정규직 노동조합의 안정성은 허구적인 것이다. 자기희생을 통한 비타협적인 투쟁을 통해서만 비정규직 노동조합은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뿐만 아니라 모든 비정규직 노조의 상황도 고만고만하기 때문에 모두 다 어렵고 고통스런 결단이었을 것이다. 어려운 결단을 내린, 그것도 두려움 없이 반드시 해야 한다는 결의를 가지고 결단을 내린 타워크레인 위의 동지들이 자랑스럽다.
이제 올라가고 점거하는 투쟁 지겹다. 공장을 점거하는 파업, 생산을 완전히 중단시키는 파업다운 파업을 해보고 싶은 것은 모든 비정규직 동지들의 절박한 마음일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노동자성도 인정받지 못하고 사용자성도 인정받지 못하고 노동조합 만들면 업체 폐업, 해고, 구속 등 탄압 받아야 했고 현장 밖으로 쫒겨 나야 했다. 함께 고민하고 함께 투쟁해야 할 정규직 노동조합이 구사대로 돌변했던 참담한 경험, 아니면 정규직 노동조합의 외면 속에서 비정규직 투쟁은 외롭고 질긴 외줄 투쟁일 수밖에 없었다. 파업다운 파업,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의한 대중파업을 제외하고서는 할 것 못할 것 다 해봤다.
그런데 왜 또 다시 지겹고 하고 싶지 않은 타워크레인 점거 고공농성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는가?
비정규직 보호입법, 노사관계 로드맵은 노동조합을 식물노조로 만들고 모든 노동자들을 비정규직화 하려는 자본가계급의 완성된 노동정책이다. 비정규직 보호입법, 노사관계 로드맵을 분쇄하는 투쟁은 민주노조 운동의 사활이 걸린 문제이다. 너와 내가 따로 없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따로 없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총파업을 선언하지 않았는가?
그런데 이부영의 구두 발언 하나에 전면파업을 부분파업으로, 그것도 전면파업을 기자회견을 통해 선포하고, 총파업 선언의 음성이 아직 귀가에서 사라지기도 전에 말을 바꾸는 우리의 심약한 지도부에 대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항의이자 총파업 투쟁에 대한 절박한 호소이다. 비정규직 연대회의 간부수련회에 와서 이석행 사무총장은 무엇이라고 말했는가? 민주노총의 사활을 걸고 지도부의 구속을 각오하고 총파업을 조직하겠다고 했다. 뻥까치지 않겠다고 했다. 그런데 우리는 또 다시 양치기 소년의 말장난을 듣고 있다. 그때와 지금 상황이 무엇이 바뀌었는가? 이부영의 세치 혀의 움직임 밖에는 없었다. 그것도 개악안 철회가 아니라 연내처리 하지 않겠다는 개인의 구두발언.
총연맹 지도부는 조합원들을 믿은 것이 아니라 적의 세치 혀를 더 믿은 것이다. 전면파업을 철회하고 부분파업으로 전환한 것은 적들에 의해서가 아니라 총연맹 지도부 스스로 민주노조운동의 자존심을 짓밟은 행위이다. 조합원들이 아니라 적의 세치 혀를 더 믿은 총연맹 지도부는 부끄러워해야 한다.
어제 금속연맹 울산본부 투표 대표자회의에서 각 단사 위원장, 지회장들의 항의가 있었다. “현장이 대단히 혼란스럽다. 조합원들이 뻥카치는 민주노총 지도부를 어떻게 신뢰할 수 있는가? 죽어라고 현장 조직해났는데 어떻게 조합원들을 설득해야 하는가? 부분파업으로 전환한 총연맹 지도부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항의들이 있었다. 계통을 통해 문제제기하겠다고 정리한 내용들은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소리 없는 메아리로 사라지리란 걸 안다. 그리고 총연맹 지도부는 분노가 성장하기 보다는 이미 판 끝났다는 체념이 확대될 것이라는 걸 꿰뚫어 보고 있다는 것도 안다. 우리의 능력이 이것 밖에는 안되고 할 만큼 했다는 현실론을 제기하면서 정부와 타협하러 가리란 걸 안다. 개악안을 받아들이면 지도부의 자리에서 내려와야 하니까 “네커티브 방식에서 포지티브 방식으로, 몇 가지 자본에 대한 강제 조항 첨가”하는 지루한 협상 국면으로 끌고 가리란 걸 안다. 98년 민주노총 합법화와 정리해고 파견법 변형근로제를 맞바꾸치기 하듯이 거래를 하리란 걸 안다.
하지만 뻔히 알면서도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는 비정규직 노동조합의 현실은 고통스러울 뿐만 아니라 참담하다. 무엇을 할 것인가? 이제 구속을 각오한 자기희생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자기희생을 통해서라도 정규직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마음을 두드리고 움직여서 함께 총파업 제대로 조직하고 비정규직 개악안 분쇄하고 비정규직권리보장입법을 쟁취하려는 것이다. 이것마저도 외면한다면 내 줄 것이 무엇이 있겠는가? 목숨, 목숨을 내주고라도 호소할 수밖에 없지 않은가? 아니면 구속을 각오하고 투쟁할 의지가 없는 지도부를 대신해 비정규직 대표자 동지들이 총연맹 지도부의 자리로 과감하게 올라서야 하지 않은가?
총연맹 지도부는 비정규직 동지들의 항의를 진지하게 받아 들여야 한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적의 세치 혀에 놀아나지 말고 총연맹 조합원들에게 공식적으로 사과하고 부분파업을 철회해야 한다. 오늘 10,000여명이 참여하기로 예상되었던 울산 총파업 결의대회는 부분파업으로의 전환이 있자마자 1/10인 1000여명의 조합원들이 참여했다. 개악안 날치기 통과하면 총파업 하겠다는 엄포를 자본가계급은 무서워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더욱 심각한 것은 조합원들의 투쟁 의지를 갉아 먹고 체념을 확대한다는 것이다. 수줍고 수동적인 총파업 선언이 아니라, 비정규직 개악안 저지, 비정규직 권리입법 쟁취를 전면에 내걸고 공세적인 투쟁으로 나아가야 한다. 각 단사 현안 문제를 내걸고 투쟁하고 있는 사업장들을 지지 엄호 연결하여 총파업을 다시 선언해야 한다.
그리고 전국활동가대회 때 왔던 대공장 활동가 동지들에게 묻고 싶다. 비정규직 동지들 자기희생을 결단했다. 동지들은 무엇을 내 놓을 수 있는가? 조합원들 정서 뒤에 숨지 말고 어쩔 수 없다는 현실 판단 말고 조합원들을 일으켜 세우고 파업을 조직하기 위해 무엇을 내 놓을 수 있는가? 파견법, 기간제 개악안이 통과되면 곧바로 노사관계 로드맵이 정규직 동지들의 목숨줄을 칠 것이다. 그때가면 모든 것이 너무 때늦은 것이다. 다음 기회는 없다. 가장 낮은 곳, 가장 어려운 조건에서 자기희생을 통한 비정규직 동지들의 투쟁 속에서 과연 배울 것이 없는가?
타워크레인에 올라간 동지들은 쇼하기 위해서, 선명성을 주장하기 위해서 올라간 것이 아니다. 민주노조 운동의 계급적이고 전투적인 전통을 다시 복원하기 위해서, 말이 아닌 실천을 통해서, 자기희생을 통해 꺼져 가는 파업의 불길을 다시 살리고 지속하고 확대하기 위해서 결단한 것이다.
민주노총 지도부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자기희생을 통한 투쟁,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절박한 호소와 항의에 구체적으로 답변해야 한다. 이 절박한 호소에 귀 막고 눈 막지 말아야 한다.
2004년11월26일 현대중공업 사내하청지회 지회장 조성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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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벼리 (2004-11-26 23:2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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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웅동지,,,
오늘 서울 여의도 집회에서도 황당한 일을 겪고야 말았습니다. 민주노총 총파업 집회 중간에 <타워크레인 고공농성 동지들과의 전화통화 인터뷰>를 넣기로 해 놓고는 인터뷰없이 집회를 마무리하자, 고공농성 동지들과의 인터뷰를 왜 빼먹었느냐고 항의하자 "까먹었다"는 황당한 답변을 하지 않나,,,
암튼, 문제가 아주, 아주 심각할 지경입니다.
그러나, 우리의 투쟁은 멈출 수 없으며 반드시 승리할 것입니다. 우리의 힘으로... 투쟁!
(사전허락없이 이 글을 피플타임즈에 옮겨 가겠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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