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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정치신문43호(통합 55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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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어떻게 촛불집회를 끌고 나갈 것인가?
상황이 급변하는 격렬한 투쟁의 시기에는 정세예측을 어렵게 한다. 정세는 고정된 진단을 거부하고 가변적이고 역동적이고 변화무쌍하게 춤을 춘다. 6월 28일 정세는 촛불집회에서 첨예하고 대립적인 중요한 정세변화의 국면이었다. 몇 차례 이명박의 사과와 장관고시 유보로 자신감을 갖고 상승세를 타던 촛불시위가 기습적인 장관고시에 한 방 먹고, 수백 명의 촛불시위대가 경찰에게 잔인하게 짓밟히면서 불타오르려 했기 때문이다. 28일 이후 정세는 격돌하는 두 세력의 힘과 힘이 맞부딪힐 수밖에 없는 첨예한 대립국면이었다.
우리는 장관고시와 6월 28일 경찰의 무자비한 폭력 이후에 7월 2일 민주노총의 총파업과 7월 5일의 대규모 집회가 사실상 새로운 주요한 국면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그 이전이라도 경찰의 폭압적인 진압으로 새로운 국면이 폭발적으로 전개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그러나 우리의 예측은 빗나가고 사태는 전혀 다른 양상으로 전개됐다. 이러한 예측이 빗나간 것은 정세판단의 오류라기보다는 객관적으로 조성된 정세를 이끌어 나갈 주체역량의 부족, 지도력의 결핍 때문이다.
옛 지도력은 낡고, 새로운 지도력은 나타나지 않았다!
민주노총은 장관고시가 발효되면 즉각 총파업을 전개할 것이라는 입장에서 7월 2일 시한부 부분파업으로 후퇴했다. 이 파업마저도 제대로 진행이 되지 않으면서 사실상 총파업은 물 건너갔다. 광우병국민대책회의는 28일 이후 정권의 도발이 극에 달한 시점에서 지도력을 사실상 포기하고 종교계에 넘겨 버렸다. 이때부터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을 중심으로 한 종교계가 비폭력 평화시위를 외치며 상황을 주도했다. 정권의 무자비한 폭력과 종교계의 대거 집회 참여로 촛불시위의 참여 대오는 다시 확산됐다. 7월 5일 집회는 6월 10일 이후 가장 많은 50만 명 이상의 대오가 참여했다. 그러나 종교계는 촛불투쟁을 이끌어 나갈 의지도 능력도 없었다. 사제단은 7월 5일 집회 이후에 "어제 국민승리를 선언하는 뜻 깊은 날을 보내고, 사제들이 단식기도를 멈추고 사목현장으로 돌아가게 되었다"고 선언하고 시국미사와 무기한 단식농성을 며칠 만에 접어버렸다.
촛불시위를 지도하고 이끌어나갈 의지와 능력이 없는 종교계지만 이들은 촛불시위에 뒤늦게 결합해서 화해와 평화를 선동하면서 주요한 촛불시위에 커다란 영향력을 발휘했다. 이점에서 촛불시위의 진정한 승리자는 국민이 아니라 종교계였다. 종교계는 소부르주아 평화주의 세력들의 입장을 대변하며 계급대립을 완화하고 전 사회에 자신의 존재를 부각시키고 역할을 다한 뒤 다시 뒤로 빠졌다. 대책회의는 첨예한 격돌의 순간에 종교계에 지도력을 넘겨주면서 종교계의 품속에 안겨 버렸다.
대책회의와 종교계의 승리선언과 다르게 촛불시위는 처절하게 깨지고 있다. 심지어 종교계의 시국미사에 대해서도 정부는 불법이라고 선언하고 종교인들을 사법처리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이제 정부는 촛불시위 자체를 원천봉쇄하고 집회 참석 자체만으로도 시위자들을 연행해 가고 있다.
7월 5일 대책회의는 “국민은 이미 승리했으며, 재협상은 반드시 이루어집니다.”라는 선언을 발표한 뒤 5대 요구안을 가지고 청와대에 면담신청을 했다. 대책회의의 청와대 면담 신청은 정권의 탄압이 극심해지고 첨예한 격돌의 시점에서 현실을 호도하고 왜곡하는 대단히 부적절하고 기회주의적인 행위였다. 당시 정세는 면담을 신청할 협상국면이 아니라 정권에 탄압에 맞서 정면으로 받아치며 최대한 투쟁을 펼쳐나갈 시점이었다. 정권이 아무런 양보조치를 취하지 않고 기세등등하게 나오는데 면담신청을 한다는 것은 싸울 의지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항복선언과 다름없다.
청와대는 대책회의의 면담 신청에 대해 촛불집회 중단을 대책회의가 받아들였기 때문이라는 허위사실을 언론에 유포했다. 결국 대책회의는 부적절한 면담 신청으로 스스로 위신과 신뢰만 실추시켰다. 그런데도 국민대책회의는 7월 7일 일방적으로 집중집회를 주말에만 개최하겠다는 것과 미국산 쇠고기 불매 유통저지와 미국산 쇠고기 제로 운동을 펼치겠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그리고 “5일 대책회의 요구안을 거부하는 등 청와대는 사실상 소통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한다.”고 했다.
대책회의는 일정 정도의 불신에도 불구하고 무정형의 촛불시위의 구심역할을 해왔다. 이로 인해 대책회의 핵심 지도부는 구속되거나 체포영장이 발부되고, 일부 사무실은 압수수색을 당하기도 했다. 그러나 6월 20일을 시한으로 하여 이명박 정권이 고시철회를 하지 않으면 정권퇴진 투쟁을 하겠다던 대책회의는 퇴진투쟁을 하지 않았다. 이명박이 기만적인 추가협의로 재협상 요구를 끝까지 거부하고 미국산 쇠고기가 유통되는 시점에서는 재협상 요구가 아니라 이명박 퇴진 요구를 내걸어야 한다. 그럼에도 대책회의는 장관고시 발표 뒤에도 여전히 재협상 구호에 머물렀다.
대책회의는 이명박 퇴진으로 운동을 전진시키는 것이 아니라 이제는 불매운동이라는 소비자 운동, 시민운동으로 후퇴에 후퇴를 거듭했다. 대책회의는 이명박이 양보할 여지를 보여주지 않고 대대적인 탄압으로 나서자 두려움에 떨었다. 대책회의는 이명박에 맞서서 대담하게 투쟁하는 것이 아니라 대중들의 눈치를 보고 이명박에게 재협상을 해달라고 매달리고 있다. 정권의 탄압이 극에 달하고 청와대 면담 요구에 대해 정권이 대화를 거부하고 기만적 술책으로 나온 상황에서도 “소통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한다.”는 어정쩡한 입장으로 정리한 것은 대책회의의 한계가 극명하게 드러나는 것이다.
대책회의의 근본적인 한계는 대책회의가 다양한 수준의 단체들의 느슨한 결합체라는 조건에 있다. “소통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한다.”는 대책회의의 의미 없는 결정 자체가 내부에 다양한 세력들의 입장이 공존하고 있고, 대책회의는 내부의 이견을 절충적으로 정리하고 있음을 잘 보여준다. 의제 확산과 투쟁 전망, 투쟁과 전술 수위 등 어느 것 하나도 이제는 대책회의의 이름으로는 제대로 정리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른 것이다. 게다가 대책회의는 광우병 쇠고기 수입 저지에 한정한 단체이기 때문에 현재의 틀로는 의제를 확대하여 공기업 사유화 반대, 비정규직 철폐, 언론통제 반대, 이명박 퇴진 투쟁으로 전진할 수 없는 근본적 한계가 있다.
일부 대책위 옹호론자분들 중에는 "우리의 투쟁은 장기전으로 5년 동안 싸워야하고 이후 선거로 결판내어야 한다던지, 그래서 스스로 온건론자들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나, 이미 스스로 실패로 끝난 재협상요구를 내걸며 전략적 목표는 고사하더라도 전술적으로도 패배한 내용을 아직도 주창하는 축에, 아직도 우리는 대중적 지지를 못 받고 있으니 꾸준히 침묵하는, 비참여하는 국민들을 위해 여론적 지지 확보를 목적으로 합법적인 투쟁, 혹은 무저항적 투쟁으로 싸우자"는 일부축의 견해들은 분명 지금의 상황인식 착오를 범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러면서 비판하는 사람들은 무슨 강경파이니, 알바이니, 그들을 몰고 가며 그네들이 주장하는 '분열하지마라''알바들이다'-오히려 그네들이 조장하는 것 아닌가?-맹목적 단결을 외치거나, 대책위에 가서 제기하라는 식, 더 심하게는'그럼 니가 해봐라','지금 수배 받고 있는데 너무한 것 아니냐' 며 슬그머니 동정론을 내세우다가 이것도 안 되면 최후엔 '그럼 대안은 뭔데?-참내 그네들은 대안에 대해 말해본적이라도 있는지-식의 양비론조로 나온다는 문제입니다.”(아고라 ‘좋은 세상’ 글)
이렇게 대책회의의 지도력은 최소한 투쟁의 선두 대오들 사이에서는 완전히 붕괴됐다. 종교계는 지도력을 발휘할 능력도 의지도 없다. 민주당은 국회등원으로 이미 기회주의 세력으로 낙인찍힌 지 오래다. 다함께는 그 동안 자신들에 대한 대중들의 비판을 지도력에 대한 거부라며 자발성주의라고 비판을 했다. 그러나 대중들의 다함께에 대한 거부는 기회주의적 행보를 하는 다함께 식 지도에 대한 반대였다. 대중들은 지도 자체를 거부한 것이 아니라 올바른 지도를 열망했다. 그래서 화물연대의 파업, 민주노총의 총파업 방침에 대해서 그렇게 환호했던 것이다.
왜 노동자계급이 나서야 하는가?
지금 촛불집회의 지도력은 무주공산이다. 기존의 대책회의의 지도력은 낡았고 새로운 지도력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부르주아 정당은 물론이고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마저도 대중들의 대안으로 서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일부에서는 촛불당을 건설하자는 흐름도 만들어지고 있다. 오죽하면 과거에 이미 역사 속으로 사라진 전대협이 촛불시위를 지도해달라는 요구가 터져 나오겠는가?
민주노총을 중심으로 하는 노동자계급은 지도력의 공백을 메우고 새로운 지도세력으로 등장하지 못하고 있다. 민주노총의 총파업은 촛불집회의 요구를 내걸고 진행됐다. 하지만 총파업은 아무런 위력도 발휘하지 못하고 사실상 실패했다. 그것도 화물연대의 파업과 마찬가지로 촛불의 요구를 내건 정치 총파업이 아니라 현안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촛불의제를 추가해놓고 촛불국면을 활용한 것에 불과했다. 금속노조의 정치 총파업도 촛불국면을 활용해서 금속 자본을 중앙교섭에 이끌어 내기 위한 조합주의적 투쟁에 머물렀다. 그러나 GM대우자동차 지부 집행부는 이러한 수준의 금속노조 2시간 파업지침에도 참여하지 않고 확대간부, 활동가 상경투쟁으로 결정했다.
대우차지부는 6월 18일 첫 2T 임투전진대회를 통해 실행했기에 7월 2일은 2T파업은 실시하지 않기로 결정하였다. 이것은 금속노조의 지침사항을 거부하는 것이 아니며, 민주노총과 금속노조의 파업 의제인 미국산 쇠고기문제와 완성4사 사용자 단체의 중앙교섭참여 촉구 파업이기에 지엠 대우차 지부의 파업 명분이 미약하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GM대우차지부 08임단투 투쟁속보)
GM대우집행부에게 미국산 쇠고기 반대 정치 총파업은 상급단체의 방침임에도 사실상 아무런 의미가 없는 투쟁이었다. 오로지 중앙교섭 체결만이 목표였다. 그런데 GM대우의 중앙교섭 관련 의견접근안은 금속사용자협의회와 본 합의를 체결하는 사용자들 간의 자율적 논의로 2009년에 교섭에 참여한다는 것으로 지난해에 이미 체결한 중앙교섭 확약서와 다를 바 없는 합의에 불과했다.
GM대우의 중앙교섭 의견접근 이후에 금속중앙은 7월 16일 파업을 철회하고 중앙교섭 미참여 사업장은 지부 판단에 따라 이후 투쟁을 진행하라는 지침을 발표했다. 결국 2시간 촛불 정치총파업에 참여했던 현대자동차 지도부에게는 체포영장이 발부되었고 노동자들 사이에서는 정치 총파업에 참여했다는 자부심은커녕 “우리만 총대를 메야 하느냐”며 피해의식만 잔뜩 늘어나 있다. 총파업을 통한 단결과 투쟁의식이 강화된 것이 아니라 오히려 분열과 투쟁을 거부하는 흐름만 강화됐다. 이것이 현재 전체 인민의 전위가 되어야 할 노동자계급의 적나라한 수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조직된 노동자계급이 촛불투쟁의 지도세력으로 나서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첫째, 노동자계급의 힘은 여전히 폭발하지 못하고 잠재되어 있지만 무정형의 대중들에 비해서 조직된 노동자들은 투쟁경험이 풍부하고 위력적인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조직된 노동자들 중에도 앞으로 몰아칠 공기업 사유화와 구조조정에 맞서는 공공부문 노동자들이 앞장서야 한다.
촛불시위의 위력에 놀라 이명박은 두 번이나 사과하고 기만적이지만 공기업 사유화 정책 유예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지배계급은 이명박에 대한 믿음을 잃어버렸다. 이명박의 지지가 7%대로 떨어진 것은 이명박에 반대하는 세력뿐 아니라 이렇게 이명박 지지세력 조차도 이명박에 대한 지지를 철회했기 때문이었다. 자본은 공기업 민영화 정책을 가속화 하고 이명박이 촛불투쟁에 더 이상 밀리지 말고 강력하게 대응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 대통령이 청와대 뒷동산에서 도심을 꽉 메운 ‘촛불’을 내려다본 이후 변심은 시작됐다. 국가의 미래보다는 촛불의 향방에 따라 정책 기조는 흔들리고 있다.…지금처럼 교착상태에 빠진 경제상황을 돌파할 출구는 역설적으로 규제완화나 공기업 민영화 같은 개혁 프로그램이다.(문화일보 시론 7/23, 다시 읽는 ‘환란 징비록’)
이제 이명박은 적당한 양보조치를 통해서 협상과 타협으로 촛불을 끌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이명박은 자신의 지지세력의 조언을 받아들여 민주노총과 대책회의 지도부에 대한 체포영장 발부, 손해배상 청구, 촛불집회 자체의 원천봉쇄, 불매운동에 대한 처벌, 언론통제와 탄압 등 무차별적인 공격으로 나오고 있다. 또 다시 민영화를 하겠다는 결의도 밝히고 있다. 이명박이 이렇게 강력하게 반동적인 조치를 취하자 전통적 지지세력은 이명박을 다시 지지하기 시작해서 이명박의 지지는 좀 더 올라갔다.
둘째, 전 세계적인 공황은 촛불투쟁을 반자본주의 투쟁으로 몰아갈 수 있다. 자본에 반대하는 반자본주의 투쟁의 주도자는 노동자계급일 수밖에 없다.
서브 프라임 모기지 위기로 시작된 미국의 경제위기는 전 세계 경제공황의 위기로 자본가들을 내몰고 있다. 거대 모기지 업체인 패니매와 프레디맥의 부실로 미국정부는 수십조를 정부지출로 틀어막아야 하는 상황이다. 미국 정부는 정부 지출로 서브프라임 부실 업체의 파산을 막고 있으나 그것은 위기를 일시적으로 늦춰오고 있으나 전면적인 재정적자 악화와 인플레이션 증대로 위기를 심화시키고 있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는 비우량 모기지 업체에서 우량 모기지 업체로 금융자본 전체로 실타래처럼 위기가 뒤섞이고 있다. 여기에 산업자본의 파산과 구조조정으로 사회 전체로 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전 세계적 경제위기는 우리에게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한국은행과 한국의 금융자본도 이 두 업체에 수십조를 투자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명박 정권은 취임 전과 초기에는 경제를 살려서 대중들의 삶을 개선할 수 있다고 사기를 쳤다. 그런데 이러한 사기가 전 세계적인 경제위기 양상으로 명백하게 들통 나자 이제는 촛불집회와 대중들한테 경제위기의 책임을 일방적으로 전가하려 하고 있다.
당면한 경제위기는 이명박 정부의 문제라기보다 우리 모두의 위기다. 촛불시위가 경제위기를 해결해 줄 수는 없다. 무엇을 위한 촛불시위고 누구를 위한 촛불시위인가. 우리가 위기 극복을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여도 사태는 쉽지 않다.(매경이코노미 제1465호 7/23, 위기 타파 개혁밖에 없다)
이러한 공황이 현실화 된다면 공기업 사유화 저지 투쟁뿐만 아니라 자동차 산업을 중심으로 한 금속노동자들도 구조조정 공세 앞에서 또 다시 투쟁에 나설 수밖에 없다. 특히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비정규 악법과 더불어 이러한 구조조정의 최대 피해자가 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물러섬 없이 투쟁에 나서야 한다.
자본과 정권은 경제위기 촛불책임론, 노동자책임론 등으로 전가하면서 국가경제 살리기, 회사 살리기 등 애국주의, 애사주의를 유포할 것이다. 독도 영유권 논란은 이러한 국가주의 이데올로기를 유포하기에 좋은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따라서 노동자계급이 촛불투쟁을 이끌어 나가고 경제위기 앞에서 투쟁의 전망을 심어주지 못한다면 촛불시위는 경제위기 책임론의 뭇매를 맞고 처참하게 꺼질 수밖에 없다.
지난 26일의 집회는 주말집중집회임에도 불구하고 확연하게 참여자가 줄어들었다. 그러나 지난 폭우가 몰아치던 날의 밤샘 시위에 이어서 이날 집회의 투쟁의지는 더욱 불타올랐다. 이제 촛불집회는 자연스럽게 광우병쇠고기 반대에서 사유화 저지, 언론통제 저지, 교육정책 반대 등으로 의제가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의제는 물가폭등 반대, 비정규직 철폐, 구조조정 저지로 끊임없이 확산되어야 한다. 하지만 투쟁요구의 집중이 없는 의제의 확산은 자칫하면 요구의 분산으로 나타날 수 있다. 이명박과 자본이 노리는 것은 투쟁이 집중되지 않고 사안별로 분리되어 지리멸렬해지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명박 퇴진을 집중적 요구로 해서 의제가 확산되면서 반자본주의 투쟁으로 나아가야 한다.
촛불투쟁은 양보와 타협의 여지가 없다. 이명박이나 촛불시위나 서로 한 발 물러나면 벼랑 끝으로 굴러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명박은 자본의 위기를 앞두고 환율인상 정책으로 현대자동차 등 산업자본에게 막대한 이익을 안겨 주었다. 이명박은 더 나아가 자본규제완화와 법인세 인하, 부동산 보유세와 거래세를 낮춰서 자본가와 부자들에게도 이익을 가져다주고 있다.
촛불투쟁이 진행되면 될수록 이 사회의 모순은 점점 더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 촛불투쟁은 자본주의 계급모순의 심화와 반동적인 정권의 탄압으로 쉽게 마무리되지 않고 장기전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 장기전은 얌전한 형태가 아니라 여러 가지 크고 작은 변수가 나타나면서 때로는 치열하고 완만하게 복잡하고 다양한 양상으로 진행될 것이다.
자본이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노동자와 인민들에게 전가한 희생을 일방적으로 뒤집어쓰고 우리들끼리 아비규환 식으로 서로 싸울 것인가? 반동적인 자본과 이명박 정권에 맞서서 투쟁할 것인가? 촛불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계속 더 거대하게 타올라야 한다.
촛불의 승리를 위해 이렇게 투쟁하자!
-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를 발전적으로 해소하고, 이명박퇴진을 위한 투쟁위원회 형태로 개편하자! 여기에 전투적 노동자 조직과 정치세력들이 최대한 개입해 들어가야 한다.
- 이명박 퇴진을 중심으로 의제를 확산시켜 요구를 집중하는 동시에 확장시키자!
- 더 이상 자본의 비폭력 이데올로기에 휘둘리지 말고 이명박의 폭력에 맞서 공세적이고 다양한 전술구사와 강력한 투쟁을 전개하자!
- 정치세력들은 현 정세의 성격과 본질, 투쟁의 전망을 담은 대중선전, 현장선전을 강화하자!
- 공장별, 지역별 거점농성을 마련하고 노동자들이 집회에 최대한 참여할 수 있도록 조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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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정치신문 43호 목차 / 누가 어떻게 촛불을 끌고 나갈 것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