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철거용역의 폭력에 견디다 못한 장애인 노점상이 국회에서 분신자살로 항의하는 비극이 발생했다.
지난 8월 1일 오후 3시 30분 경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열린우리당 문병호 의원실(보건복지위)에 '장애인끼리 폭력을 부추기는 부천 홍건표 시장을 조사해 달라'는 탄원서를 제출하러 갔던 부천 노점상 황효선씨( 장애1급, 남 55세)가 의원회관 1층에서 온몸에 신나를 뿌리고 분신자살을 기도했다.
분신을 기도한 황효선씨는 전체 몸 중 30% 이상 3도 화상을 입어 현재 한강성심병원 중환자실에 있으며 담당 의사에 따르면 화상환자의 특성상 갑자기 위험해질 수 있는 상태다.
황효선씨는 현재 부천 송내역 앞에서 도너츠 노점으로 생계를 꾸리고 있는데, 평소 같은 장애인으로서 장애인 문제에 관심이 많아 한국장애인문화협회 이동문화센터 부천시 소장을 맡고 있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신학대학을 수료해 목회자의 길로 들어설 황효선씨가 분신의 길을 택할 만큼 부천시 장애인간의 갈등과 대결이 극한 상태이다.
황효선씨는 이날 문병호 의원을 만나 홍건표 부천시장과 김종연 원미구청장의 행정폭력 중단을 요구했으나 문 의원은 "이런 민원처리가 수개월이 걸릴 것"이라며 사실상 민원해결을 외면했다.
나아가 황효선씨가 면담을 요청한 부천지역 열린우리당 국회의원 원혜영, 배기선 의원이 한 시간이 넘도록 아무런 답변이 없자, 분신을 선택한 것이라고 황씨와 같이 동행했던 한국장애인문화협회 방향욱 인천협회장이 전했다.
방향욱씨 등 일행은 황씨가 미처 말릴 새로 없이 혼자 화장실에 들어가 신나를 뿌려 분신을 했으며 이를 발견한 동료들이 바로 진화했다고 밝혔다.
황씨 등이 국회의원들에게 전하려고 했던 탄원서에는 "부천시가 5억원이나 들여 '열린정보'라는 장애인단체를 고용하여 장애인 노점상을 단속하는 비도덕적인 행위를 자행하고 있다"는 내용과 "보건복지위 소속 의원과 부천시 국회의원들이 나서서 올바른 부천시로 만들 것"을 요구사항이 담겨 있었다.
한편 부천에서 지난 7월 10일 밤 송내역 노점상 단속현장에서 장애인 노점상 부부가 폭력적인 단속에 항의해 동반하여 분신 자살을 기도하는 등 장애인을 이용해 장애인 노점상을 폭력적으로 단속하는 부천시 무리한 행정은 끊임없이 갈등과 충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와 관련해 4일 오전 국회 맞은편 국민은행 본점 앞에서 전국노점상연합이 한국장애인문화협회와 공동으로 "장애인노점상 분신 문제 해결과 용역깡패 해체를 위한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전국노점상연합 김흥현 의장, 전국민중연대 정광훈 상임의장, 민주노동당 이영희 민중담당 최고위원, 전국빈민연합 이필두 공동의장, 빈곤사회연대 박경석 공동대표, 박석운 전국민중연대 집행위원장, 민주노총 김지예 부위원장 등 거의 전 민중진영의 대표자들이 참석했다.
민주노동당 이영희 최고위원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할 국가가 용역깡패를 동원해 노점상을 폭력으로 탄압하는 것을 민주노동당은 지켜보지만 않을 것"이라고 경고하고 "국가가 자기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400만 빈민과 함께 싸울 것"이라고 다짐했다.
전국노점상연합과 한국장애인문화협회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홍건표 부천시장과 김종연 원미구청장은 기업형 노점상과의 전쟁을 한다며 실제로는 생계형 노점상까지 싹쓸이하기 위해 고엽제전우회, 북파공작원을 동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들은 "불법고용된 용역깡패들이 도끼, 해머, 곤봉, 방패 등 불법 단속기구로 무장한 것은 물론 심지어 식칼, 대검, 가스총까지 동원해 노점상들의 생명을 위협해 검찰에 이들을 고발했으며, 해당 무기를 증거로 제출했다"고 밝혔다.
특히 황효선씨가 분신을 하게 된 직접적인 이유에 대해 이날 기자회견장에 모인 장애인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김종연 원미구청장 측이 '장애인단체에 단속권을 주면 일반인에 비해 일당이 반 밖에 안 들고 휠체어를 타고 하루 종일 노점을 방해할 수 있다'며 장애인간의 극단적인 충돌을 유도하고 있다"고 분개했다
끝으로 이들은 부천시장과 원미구청장의 사과, 불법용역철폐를 요구하고 이를 거부하면 시장의 소속정당인 한나라당에 항의하고 대국민 서명활동과 선전전을 통해 이들의 야만성을 폭로하겠다고 결의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기자회견을 끝내고 분신에도 불구하고 사태해결을 위한 중재에 나서지 않는 부천시 열린우리당 원혜영, 배기선 의원과 보건복지위 문병호 의원을 규탄하는 구호를 외친 후 각자의 노점으로 돌아가기 위해 흩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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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안에서 장애인 노점상 분신자살기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