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합의는 시작에 불과하다. 흥화타워 성실 이행을 촉구한다!
타워크레인 고공투쟁이 전국적으로 확산, 장기화되는 가운데 타워크레인노조와 흥화타워는 22일 자정께 서울 용산 모처에서 만나 극적으로 점정합의를 도출했다.
앞서 이날 저녁 흥화타워는 대리인을 통해 합의서 수정안을 제시했으며, 이에 노조는 대리인이 아니라 흥화타워 6개 계열사를 대표해 유철원 미래기업 대표와의 직접 협상을 요구해 급박하게 최종 교섭이 이뤄졌다.
노조와 흥화타워간 합의에 따라 오늘(23일) 오전 타워크레인 점거농성을 풀었으며, 부근 병원에서 검진을 받은 후 관할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
이번 합의는 그간 노조가 요구한 정식 단체협약 체결이 아닌 합의서 형식으로 체결됐다는데 한계를 안고 있다. 하지만 흥화타워측은 2006년 임단협 교섭에 성실히 임하고, 타워크레인 사용자 전문단체에 교섭을 위임하거나 노조와 직접 협상하기로 합의했다.
흥화타워는 향후 기사채용은 파견용역형태 채용이 아닌 직접채용을 원칙으로 하고 조합원 채용을 약속했다.
타워크레인 점거농성 등 지난 4월부터 이어진 이번 사태와 관련해 노조에 손해배상청구 문제가 발생될 시 흥화타워측에서 책임을 지기로 했으며, 노사 양측이 제기한 고소고발은 모두 취하하기로 했다. 흥화타워측은 또 손배가압류를 취하하고 이후 민형사상 어떠한 문제 제기도 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이는 앞서 지난 18일 2차 교섭 당시 흥화타워측은 타워크레인 점거농성과 관련해 롯데건설 등 원청건설사측이 손해배상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을 경우에 한해 노조에 책임을 묻지 않겠다고 주장한 바 있어 진일보한 내용이다.
또 이번 합의는 미래기업, 흥화중건설기계, 신부산타워 등 흥화타워 6개 계열사에 모두 적용하기로 합의했다. 6개 위장계열사 실질적인 소유주가 유관우 회장이며 별개의 업체가 아니라는 것은 타워크레인 업계와 관련 종사자들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임에도, 그간 흥화타워측은 이를 부인해 왔으나, 이번 합의를 통해 인정한 셈이다.
또한 흥화타워측은 그간 노조의 임단협 교섭요구에 대해 고용된 조종사들의 사용자는 소사장이라며 자신들은 교섭주체가 아니라고 주장해 왔다. 소사장제 폐지를 전제로 한 직접채용 합의는 흥화타워가 조종사들의 실질적인 사용자라는 사실을 스스로 인정한 것이다.
이번 합의는 잠정합의이며 노조와 흥화타워 6개 계열사간 공식적인 합의서 조인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합의 내용에 대한 흥화타워측의 성실한 이행만을 남겨둔 상태다. 흥화타워가 또다시 노조와 합의한 내용을 무시하고 번복하거나 임단협 교섭을 해태할 경우 더 큰 사태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원청건설사의 책임을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다. 건설현장에서 불법행위는 곧바로 안전사고로 이어지며, 특히 몇십톤의 무게를 겨우 와이어로프 몇가닥으로 지탱하는 타워크레인는 사고발생 시 대부분 사망이라는 중대재해로 직결된다.
그간 타워크레인 임대업체 흥화타워가 현장에서 책임소재도 불분명한 소사장을 동원해 조종사 불법파견을 버젓이 자행하고 있음에도 이를 수수방관한 것은 건설현장을 철저하게 관리감독해야 할 원청건설사로서 책임을 면치 못할 것이다.
타워크레인 고공투쟁 돌입 이후 원청건설사와의 면담에서 롯데건설측은 타워크레인 임대차계약 체결 시 불법용역을 방지하는 내용을 명시할 것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원청건설사는 건설현장에 만연해 있는 불법 다단계 하도급에 대해 방지대책 등 원청사용자로서 책임있는 자세로 나서야 할 것이다.
노동자들을 타워크레인 고공농성이라는 극한투쟁으로 내몬 장본인은 바로 파견과 도급에 대한 개념조차 이해를 못하는 부산지방노동청이다. 노동계와 여론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정치권이 비정규직 보호라는 명분으로 비정규직법안 처리를 운운하고 있지만, 정작 노동부의 일선 노동관서는 노조가 고발한 불법파견을 도급으로 판정하는 등 무혐의 처리하고 있는 실정이다.
노조가 고발한 용역소사장 불법파견을 무혐의 처리한 부산노동청 한모 근로감독관이 사건을 허위로 조작한 사실이 지난 5월초 노조의 청문감사 요청에 의한 조사과정에서 들통이나 직위해제 당한 바 있다. 불법용역 소사장을 합법적인 도급으로 처리하기 위해 사건을 조작한 것으로 밝혀졌다.
2004년도 총파업 당시 노조가 고발한 불법용역과 관련해 다른 지역 노동관서와 달리 흥화타워에 대해 유독 부산노동청만이 무협의 처리한 바 있으며, 이에 대해 노조는 흥화타워와 부산노동청간 유착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청문감사 결과는 노조의 주장에 신빙성을 더해준다. 노조는 일선 노동관서에 대한 관리감독을 비롯해 건설현장 불법행위에 대해 철저한 감시와 시정조치를 노동부에 강력히 촉구한다. 용역소사장을 동원한 조종사 불법파견을 또다시 노동부가 비호하거나 수수방관할 경우 노조는 해당 업체를 상대로 한 투쟁과 더불어 대정부투쟁에 나설 것임을 경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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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합의는 시작에 불과하다. 흥화타워 성실 이행을 촉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