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2006-12-04 15:05:55 |
|
|
 농협중앙회노동조합 |
 기간제노동자 무더기 해고하는 비정규법 통과를 규탄한다! |
|
|
기간제노동자 무더기 해고하는 비정규법 통과를 규탄한다 !
- 비정규직 법안 강행 통과에 즈음하여 -
지난 11월 30일, 국회는 ‘기간제단시간보호등에관한법률’(이하 ‘기간제법’) 등 이른바 비정규직관련법안 3개를 법사위조차 거치지 않은 채 본회의에 직권 상정하여 강행 통과 시켰다. 통과된 법안의 내용을 보면 파견법에서는 근로자의 파견대상 업종을 확대 허용하고 불법파견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였으며, 기간제법에서는 ‘아무런 사용사유가 없더라도 2년 이내 범위 내에서 기간제(계약직) 근로자를 자유롭게 사용하고, 2년 이상 사용할 경우에 무기근로계약으로 전환할 것’과 “비정규직이 정규직과 동일업무를 수행하는 경우에는 임금 등 근로조건에서 차별을 하지 못하도록” 하였으며 차별이 있을 경우 해당 근로자가 차별 시정을 노동위원회에 신청할 수 있게 한 것이 주요 골자이다.
비록, 정부와 국회 그리고 일부 언론은 이러한 법안을 ‘비정규직 보호법안’이라고 선전하고 있지만 노동계는 우리 사회 양극화의 핵심인 비정규직을 합법적으로 대량 양산하는 법이며 당초 법의 취지와는 달리 이미 취업중인 기간제근로자 마저 향후 2년 이내에 대량으로 계약해지 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악법이라 규정하고 있다. 신자유주의의 달콤함에 이미 취한 자본들이 겉으로는 경영부담 운운하며 너슬레를 떨고 있지만 내심에는 얼씨구나 춤을 추는 모습이 너무도 역력하다. 공공성을 띤 극히 일부의 공기업을 제외하고 어느 누가 반복해서 비정규직을 평생 사용할 수 있는데도 굳이 2년 후에 정규직화를 단행 하겠으며, 어느 누가 형식적으로 하는 일을 분리해서 차별을 피해갈 수 있는데 도덕군자처럼 인심을 베풀 것이며 설사 차별시정을 받더라도 몇 푼의 과태료만 내면 될 일을 앞장서서 임금을 높여주려 하겠는가?
한번 생각해보라. 농협중앙회가 과연 2년간 기간제(계약직)로 쓰다가 다시 계약하여 임금과 근로조건을 대폭 향상시켜 주면서 정규직으로 자동 이전되도록 가만 놓아두겠는가? 안 자르면 정규직으로 간주하게 되는데 농협중앙회가 과연 정규직 전환을 순순히 받아들이겠는가? 정규직 노동자들조차 구조조정, 명예퇴직, 희망퇴직, 권고사직으로 쫓아낸 바 있는 농협중앙회가 아니던가? 2년 이상이 되면 정규직 전환은 커녕 오히려 집단적으로 계약해지 하거나, 아니면 현재의 조건보다 더 열악한 근로조건을 강요하며 용역과 파견 전환이 이뤄질 것은 불을 보듯 뻔하지 아니한가. 경총이 작년 말 회원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2년 기간 경과 후 기간제노동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고 응답한 기업의 비율이 11%에 불과하고, 약 90%에 가까운 기업이 정규직으로 전환하지 않겠다고 응답한 것을 통해서도 명확히 알 수 있다.
정부는 또한 노동위원회법 개정으로 정규직과의 차별을 시정하기 위해 노동위원회에 차별구제신청을 할 수 있도록 제도를 열었다고 선전하지만 이 또한 ‘빚좋은 개살구’에 불과하다. 우선 극심한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사용자의 해고 협박에 맞서 과연 몇 명이나 차별구제신청에 나설지 의문이다. ‘극소수 해고를 각오한 용감한 비정규노동자’ 외에는 구제신청이 불가능하며(노동조합도 신청불가), 사용자가 불복할 경우 대법원까지 무려 5~6년은 걸려야 구제절차가 종료된다. 게다가 구제명령을 어겼을 경우에는 형사 처벌도 아니고 과태료 몇 푼으로 끝낸다고 하니 어떤 사용자가 두려워하겠는가.
또한 우리 금융권의 경우 이미 비정규법안의 통과를 예견하여 ‘新직군제’라는 이름으로 비정규직을 하나의 직군으로 묶어, 정규직과 동일업무인지 비교가 애매하도록 구조조정을 실시하고 있는 실정이다. 사용자들이 이 법안의 허점을 이미 간파하고 있는 상황에서 차별시정이 과연 가능 하겠는가?
OECD 국가 중 비정규직 숫자가 가장 많은 나라, OECD 국가 중 자살률이 가장 높은 나라, OECD 국가 중 출산률이 가장 낮은 나라! 부끄럽게도 그 나라가 바로 우리 대~한민국이다. 이 모든 것의 원인은 비정규직 노동자를 양산하는 노무현 정부의 신자유주의 정책에서 기인한 것이다. 다시 한번 사회 양극화를 부추기고 우리 사회를 악의 구렁텅이로 몰아 넣고 있는 국회와 정부의 ‘비정규직 악법’ 제정을 850만 비정규노동자의 분노를 모아 규탄하는 바이다.
이제 오로지 희망은 노동조합 뿐이다 !
그러나, 아무리 상황이 어려워도 우리는 기필코 우리의 소중한 생존권과 정당한 권리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며 대한민국에 희망을 불어 넣기 위해 끝까지 노력할 것이다. 우리는 여전히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며 일하는 사람들이 진정한 주인임을 믿기에 악법의 재개정을 위한 가열찬 투쟁에 변함없이 동참할 것이며 비록 악법이라 할지라도 일말의 정의가 남아있다면 그 불씨를 살리는 투쟁에도 최선을 다할 것이다.
우리는 이번 악법의 내용 중 “최소한 2년이상 근무했으면 고용이 보장되어야 한다”는 것과 “정규직과 동일한 일을 하면 임금이나 복지도 정규직과 동일하게 지급해야 한다”는 입법취지가 불완전하지만 우리 사회의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현재 상태의 ‘사회적 합의’ 임을 그나마 준엄하게 받아들일 것을 농협중앙회 사측에 상기 시키고자 한다. 국가경제의 근간인 농업과 산업의 꽂인 금융산업의 위상에 걸맞는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할 농협중앙회가 최소한의 ‘사회적 합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면 그 존재 의의를 상실할 것이기 때문이다. 만일 농협중앙회측이 ‘기간제법’을 악용하여 직군을 조정하는 등 편법을 통해 차별을 지속하려 하거나 2년이 경과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무기계약화를 거절하거나 파견, 용역 등을 검토하려 한다면 조직의 생사를 건 투쟁에 직면하게 될 것임을 경고해 둔다.
국회가 비정규직법안을 강행 통과시킨 이상, 농협중앙회의 비정규직 노동자들 또한 이제 “2년짜리 인생”으로 전락할 위기에 몰리고 말았다. 온갖 차별을 감내하면서도 재계약 하나 믿고 계속 일할 수 있었던 시절도 이제 끝날 수 있다. 사용자에게 잘 보이고, 능력을 갖추어도, 2년이 지나면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모조리 쫓겨날 상황이 도래할 수 있다. 이제 비참하게 당하지 않으려면, 비참하게 해고되지 않으려면, 비참하게 임금을 빼앗기지 않으려면, 주변 동료들과 함께 노동조합에 가입하여 맞서는 길 뿐이다. 전국적으로 1만 여명에 달하는 농협중앙회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으로 가입하고 단결하여 싸운다면, 재계약 시점마다 고용불안에 떨어야 하는 일도 없고 정규직과의 임금차별, 비인간적 대우에 남몰래 눈물을 훔치는 일도 없어질 것이다.
더 이상의 비극을 막아내기 위한 최선의 현실적 방법은 우리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굳게 단결하여 자신의 권리를 위해 스스로 투쟁하는 방법 뿐 입니다. 차별과 설움에 답답한 가슴을 안고 살아왔던 농협중앙회 비정규직 노동자들이여 ! 2년마다 계약직를 무더기 해고하는 법안이 통과된 마당에 무엇을 더 기다릴 것인가! 지금 바로 노동조합에 가입합시다! 그동안 당해왔던 차별과 설움의 억울한 이야기를 노동조합에 달려와 토로하고 노동조합과 함께 그 억울함을 박살내기 위해 주변의 동료들을 모아 힘을 만들어 냅시다! 우리 농협중앙회 노동조합은 여러분과 함께 끝까지 투쟁해 나갈 것입니다.
2006년 12월 4일
농협중앙회 노동조합 위원장 배삼영
|
|
|
|
|
|
6499
325
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