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의 ‘보호’를 단호히 거부한다.
지난 4월 28일 오전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강철규, 이하 ‘공정위’라고만 한다)는 국회 정무위원회에 올해 중점 추진업무를 보고하면서 “특수형태 사업자들의 거래형태에 따라 공정거래 관련법을 적절히 적용해 보호하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더 나아가 공정위는 “특수형태 사업자들이 근로자가 아닌 사업자로 여겨져 노동관계법의 적용대상이 되지 않는등 보호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며 보험모집인, 학습지 교사, 레미콘 차주, 골프장 캐디등이 이에 해당한다”고 하면서 공정위는 특수고용노동자들을 ‘특수형태 사업주’라고 규정하였다. 그러면서 공정위는 특수형태사업자들의 불공정행위에 대해 종합실태조사를 실시하고, ‘특수형태 사업자 애로신고센터’를 설치해 원스톱 보호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했다.
얼핏보면 공정위가 주장하는 보호가 불공정한 거래의 관행으로 인권의 사각지대에 있는 특수고용노동자들의 권리를 보호하여주겠다는 달콤한 사탕발림처럼 들리기도한다. 현재 국회 상임위에 계류되고 있는 노동부 발의의 비정규직 보호관련 입법안처럼 말이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날카로운 발톱을 숨긴 채 순한 양의 얼굴을 하면서 이 땅 특수고용노동자들의 노동자성을 거세하고자 하는 악날한 음모가 도사리고 있음을 우리는 안다.
노사정위원회에서 특수고용노동자의 노동자성과 관련한 입법안을 마련하기 위한 실태조사와 논의가 시작된 지 2년여가 흘러 올해 6월에는 특수고용노동자의 노동자성과 관련한 입법안이 마련될 예정이다. 노동자성이 논의되고 있는 마당에 사업자로 규정짓는 공정위의 발언은 저의를 의심케 만든다. 레미콘노동자가 개인사업자등록증을 가지게된지 20여년이 흐른지금까지 아무말도 안하고 있던 공정위의 발언은 이해할래야 이해가 가지 않는 시대의 흐름을 역행하는 몰지각한 발언이며, 정부정책의 이해도가 있는지조차 의심스러울 지경이다.
또한, 공정위의 2005년 주요사업어디에도 특수형태사업자 보호와 관련한 내용은 찾아볼수 없는데 ‘특수형태 사업자 애로센터’설립에 필요한 예산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인지도 궁금할 따름이다.
사업자 낙인 찍는 보호보다, 차라리 보호받지 않는 노동자이고 싶다.
이제 2년여를 끌어온 특수고용노동자의 노동자성 논의가 일단락이 되는 시점을 넘어 레미콘노동자, 학습지교사, 골프장경기보조원등은 이미 노동조합 설립신고필증을 교부받고 실질적인 노동조합으로서의 활동을 하고 있으며 노동관련 정부부처도 이를 인정하고 있다.
우리는 ‘보호’라는 미명아래 노동자성을 거세하고자 하는 공정위의 ‘보호’를 단호하게 거부하며 차라리 이러한 보호라면 보호받지 않는 노동자이고 싶다.
2005년 4월 30일
전국건설운송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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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공정거래위원회의 ‘보호’를 단호히 거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