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를 생각하고 계급을 생각하고 노사정 담합/ 직권조인 분쇄투쟁을 결의하자!!
노동자의 생일이자 투쟁의 날인 메이데이를 맞는 오늘 우리들의 마음은 참담하기 그지없다. 대의원대회에서 노동자들의 결사반대에도 불구하고 민주노총 지도부가 사회적 교섭을 직권으로 추진하여 노사정위에 사실상 복귀하더니 이제 마침내 직권조인을 불사한 노사정 대타협으로 치닫고 있다. 전체 노동자계급의 생존권이 걸린 비정규 개악안 폐기투쟁이 상층 지도부의 노사정 담합과 직권조인으로 끝장나는 것인가.
노사정 담합체제가 안착하는가
합의에 이르고 있다는 내용들이 아직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아서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민주노총이 파견법 등 현 수준을 유지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인권위 안’을 최대 목표로 하여 협상에 임했다는 점으로 보아 협상을 거쳐 최종 합의될 비정규 안은 현행보다 어떤 식으로든 개악된 수준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합의 내용도 그렇지만, 진짜 문제는 노사정 담합체제가 안착되고 있다는 것이다. 설사 합의 내용이 애초 정부의 비정규 개악안을 일정 정도 완화시켜낸 것이라고 하더라도 이런 식으로 이후 모든 반노동자적인 개악안들, 특히 로드맵까지도 노사정 담합을 통해 대부분이 관철되고 우리들은 손놓고 그것을 지켜만 봐야 된다면 민주노조운동은 이제 끝장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5월 4일이 이번 국회 회기 마지막 날인데, 그 전인 내일이나 모레 민주노총이 노사정 합의를 하면 이것이 4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되는 수순이다. 명백히 직권조인이다. 98년 정리해고제 직권조인에 이어 우리는 또 다시 민주노총 지도부의 직권조인을 맞는 것인가. 이 98년의 악몽이 떠올라 우리는 그리도 결사적으로 대의원대회에서 사회적 교섭안을 반대했던 것이다. 민주노총이 사회적 교섭이라는 이름으로 노사정위에 복귀하면 필시 비정규 개악안 폐기 방침을 내팽개치고 어떤 식으로든 양보와 타협을 통한 합의체제를 성립시켜내려고 할 것이며, 그러면 총파업 조직은 방기되고 전선은 유실될 것이라는 예상을 하지 않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러한 대화와 타협 국면 속에서 비정규직 투쟁들을 비롯하여 현재 전개되고 있는 많은 투쟁들이 필시 주변화 되고 고립을 강요당할 것이 불을 보듯 뻔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직권조인으로 치닫는 사회적 교섭
실제로 민주노총이 직권으로 사회적 교섭을 추진하고 직권조인으로 치달으면서 노사정 담합 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동안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을 비롯하여 현재 전개되고 있는 투쟁들이 자본의 폭력 탄압에 의해 깨져나가거나 고립된 투쟁으로 방치되고 있다. 이 또한 자본과 정권이 사회적 교섭/노사정 담합을 통해 노렸던 것인데 민주노총 지도부는 직권추진을 통해서까지 여기에 충실히 호응해 준 것이다.
총파업 유실, 현재 전개되고 있는 투쟁들의 위축과 고립화, 비정규 개악안 저지 실패, 그리고 노동자계급의 생존권을 노사정 담합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난도질 할 사회적 합의주의 체제의 안착, 정확히 이 모든 것이 지금 우리가 맞이하게 된 참담한 현실이다. 다름 아닌 사회적 교섭이 가져온 재앙이다. 민주노총 지도부 말고도 사회적 교섭에 직간접적으로 찬성한, 또는 사회적 교섭 반대투쟁을 비난하고 그 투쟁을 위축시키고자 한 세력들은 모두 이러한 재앙을 가져오는 데 저마다 한 몫씩 했다. 사회적 교섭의 안착이라는 역사적 범죄에 각자의 방식대로 공범 노릇을 한 것이다.
또한 인권위 의견이 나오자 이를 환영한다든가 그것을 가이드라인으로 삼아서 협상을 하라고 주문하거나 그것을 수용하라고 촉구하는 행위들도 모두 사회적 교섭을 안착시키는 데 직접적으로 기여했다. 진실로 노사정 담합 체제에 반대한다면, 아무리 그럴듯한 협상안이라도 그것을 지지해선 안된다. 또한 비정규직 권리 입법 등 아무리 공세적인 요구안이라도 그것을 노사정 담합 테이블에 촉구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민주노총 지도부의 사회적 합의주의 구도를 강화시키는 행위가 아닐 수 없다.
동지들, 노사정 담합 테이블은 촉구할 대상이 아니라 분쇄할 대상이다
동지들, 우리는 지금 노사정 담합 테이블에 나가 있는 민주노총 지도부에게 이러저러한 요구안을 따내라고 주문하고 촉구할 상황이 아니라, 직권조인으로 치닫고 있는 사회적 교섭을 즉각 걷어치우고 천사백만 노동자 앞에 무릎 꿇고 사죄하라고 해야 한다.
지금 투쟁하고 있는 모든 동지들은 자신의 투쟁 요구와 함께 ‘사회적 교섭/노사정 담합 분쇄!’를 전면에 내걸고 투쟁하자! 자신의 현안 문제를 해결하는 투쟁과 노사정 대타협/ 직권조인 분쇄투쟁을 결합시켜 고립을 뚫고 전국적인 투쟁전선을 열어나가자!
현장에서부터 노사정 담합을 폭로하는 투쟁을 전개하자! 노사정 대표자회의와 민주노총에 대한 즉각적인 항의투쟁을 조직하자!
기만적인 ‘총파업’ 슬로건과 허구적인 총파업 결의
이제 민주노총 지도부가 말하는 ‘총파업’은 타협안을 관철시키고 사회적 교섭을 안착시키기 위한 기만적인 슬로건으로 전락하였다. 대사업장 노조 지도부들의 총파업 결의라는 것 또한 직권조인으로 치닫고 있는 민주노총 지도부의 노사정 대타협 앞에서 허구적인 것이라는 사실이 드러나고 있다. 어느 대사업장 지도부도 실질적으로 총파업을 조직하고 있지 않으며, 총파업을 유실시키고 있는 민주노총 지도부의 노사정 야합에 대해서 누구 하나 항의하고 있지 않다.
‘사회적 교섭/노사정 담합 분쇄!’를 전면에 내걸고 투쟁하자
동지들, 이런 기만적인 ‘총파업’ 슬로건과 허구적인 총파업 놀음에 의존하여 우리가 비정규 개악안 폐기 투쟁을 조직할 수 있겠는가. 아니다. 이제 오히려 우리의 비정규 개악안 폐기투쟁, 그리고 파견법 폐지, 불법파견 정규직화 투쟁, 원청 사용자성 인정 및 특수고용 노동3권 쟁취투쟁 등 ‘비정규직 철폐’를 향한 노동자계급의 당면한 최대 현안투쟁은 이러한 기만성과 허구성을 깨고 ‘사회적 교섭/노사정 담합 분쇄!’를 전면에 내걸고 투쟁할 때 승리할 수 있게 되었다.
동지들! 노동자의 생존권을 지켜내고 민주노조운동을 되살려낼 임무가 우리의 어깨 위에 걸려 있다. 115주년 메이데이를 맞이하여 오늘 선배 노동열사들 영전에 결의하자! 역사를 생각하고 계급을 생각하고 노사정 담합/직권조인 분쇄투쟁을 결의하자!!
2005. 5. 1
사회적 합의주의·노사정 담합 분쇄
전국노동자투쟁위원회
http://jjnotu.jinbo.net
|
|
|
6499
325
15
역사를 생각하고 계급을 생각하고 노사정 담합/ 직권조인 분쇄투쟁을 결의하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