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습니다.
오랜만에 글을 씁니다.
지난 2월 17일 울산지방법원에서 징역1년에 집행유예3년, 사회봉사명령120시간을 선고받고 출소하였습니다.
출소하면서 바로 인사의 말씀을 드려야 하는데 저의 게으름으로 인하여 이제야 동지들에게 인사를 드리며 게으름의 보상은 열심히 투쟁하는 것으로 대신하고자 합니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투쟁을 힘차게 마무리 하지 못하고 구속되어 조합원동지들과 위원장님과 간부동지들에게 정말 죄송했습니다. 노동조합이 힘들고 어려울 때에 행동을 조심하지 못하고 구속되어 보잘것없는 노동조합의 역량에 힘을 빠지게 하는 것은 아니었나는 죄책감도 들었습니다.
그리고 구속되어 있는 동안 전국에 계신 투쟁하는 동지들이 보여준 연대와 관심에 먼저 고개 숙여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구치소에 있으면서 노동조합소식은 조금씩 접하고 있었습니다. 여전히 현대자동차의 비정규직 탄압과 정규직화라는 정당한 요구에는 폭력으로 일관된 대응을 하는 것을 보면서 함께 투쟁하지 못하는 저 자신이 한없이 초라함과 무력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면서 현대자본에 맞서 힘차게 투쟁하고 있는 조합원과 간부동지들에 대하 한없는 신뢰를 보낼 수 있었습니다.
사실 구치소에 수감되면서 몸도 챙기고 운동 열심히 하면서 보고 싶은 책들 보면서 개인적으로 재충전의 시간을 가지는 것으로 생각하고 0.93평 독방에서 정말 열심히 운동하고 하루 3끼 먹으면서 구속되기전 짬짬히 보고 싶은 책들 메모 해둔것이 있어 책많이(90여일동안 70여권)읽었습니다. 저를 구속함으로 인하여 정권과 자본은 저의 자유는 빼앗았는지는 몰라도 저는 달려온 지난날들을 되돌아보면서 부족하고 미흡했던 저 자신을 한층 성숙시키면서 새롭게 마음을 다지는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최남선조합원의 분신소식은 구치소에 있으면서 가장 어려웠던 순간이었습니다. 구체적인 소식을 접하지 못하여(주말인 관계로 면회가 되지 못하여)마음 졸이면서 안절부절 이러지도 못하고 저리지도 못하여 사람이 미치는 줄 알았습니다. 다행히 월요일 면회를 온 동지들이 목숨에는 이상이 없다는 소식을 접하고 나서야 정신을 수습할 수 있었습니다.
구치소에서 나와서 노동조합(5공장투쟁, 일상활동)에 당장 결합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허리디스크와 전반적으로 몸 상태가 썩 좋은 편이 아니라서 병원치료를 받고 있고 그래서 당분간은 노동조합업무에 복귀를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2월 17일 판결이후 검찰에서 2월 19일자로 항소장을 법원에 제출하여 항소심을 준비하고 있습니다(항소장 접수 통지서는 2월 28일 받았음). 검찰에서 제출한 항소이유서를 보지 못하여 어떤 이유에서 항소를 했는지는 아직 모르겠습니다.
검찰이 항소를 하든 법원에서 어떤 판결이 날 지는 모르지만 저 자신이 있어야 하는 자리는 노동조합과 조합원 곁이라는 사실입니다.
지금 당장 많이 어렵고 힘든 것도 사실입니다. 여러 가지로 저 자신도 추스려야 하고 위원장님이 구속되어 상황이 안 좋은 것은 사실이지만 현장에서 투쟁하는 동지들이 열심히 투쟁하고 있어 위안이 되고 있습니다.
어렵고 힘들 때 이지만 욕심 부리지 않고 목표를 향해 우직한 소의 걸음으로 천리를 가는 심정으로 최선을 다하자 합니다. 옆에서 많은 채직질 과 지지을 부탁드리겠습니다.
짭은 글이라도 자주 올려 소식을 전하려고 합니다.
항상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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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치소 출소인사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