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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1-01 15:05: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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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대회의 |
 [성명]기아차사태 방치하고 어찌 산별을 논할 수 있겠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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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
기아차 사태 방치하고 어찌 산별을 논할 수 있겠는가!
원하청 노조통합 합의 깨고 선거권마저 박탈한 사태에 침묵하지 말자!
지난 9월3일, 기아자동차 정규직·비정규직 노조통합 합의에 대해 금속노조는 “단사 내 차별철폐와 처우개선에 한정된 투쟁이 아니며, 노동운동 내에서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단결에 기초한 큰 투쟁을 벌이는 시발점이 될 것”이라는 환영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정규직 기아자동차지부 임시대의원대회에서 노조통합 합의 승인이 부결되고 직가입한 조합원에 한해서만 선거권을 부여한다는 결정이 난 이후, 민주노조운동 진영은 이에 대해 침묵했고 기아차비정규지회는 고립과 고사라는 엄청난 고통과 시련을 겪고 있다.
급기야 파업투쟁으로 수배중인 비정규지회 이동우 부지회장이 금속노조 사무실에서 민주노조운동 원칙을 사수하자며 단식농성을 시작한지 오늘로 벌써 17일째가 되고 있지만, 여전히 잘못을 바로잡고 원칙을 세워야 할 민주노조운동 진영은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
8월말에 전개한 파업투쟁으로 비정규지회 지도부 전원에게 체포영장이 떨어지는 등 현대기아차 자본의 십자포화가 쏟아지는 상황에, 기아차지부의 결정은 거의 ‘잔인한 수준’이다. 심지어 이번 금속노조 대의원 선거에서 기아차지부는 직가입 조합원에게만 선거권을 부여함으로써 기아차비정규지회는 단 한명의 대의원도 선출할 수 없는 상황으로까지 몰아붙이기도 했다.
이미 원·하청 노조통합 합의로 9월부터 기아차비정규지회 조합비도 기아차지부로 납부되었고, 금속노조 중앙 또한 비정규지회 조합원을 기아차지부 조합원으로 승인하는 결정을 내린 바 있다. 그러나 금속노조 정갑득 위원장 명의로 전체 비정규조합원에게 선거권을 부여하던가 아니면 이 문제를 바로잡을 때까지 선거를 잠정 연기할 것을 주문하는 공문까지 발송되었지만 기아차지부는 요지부동이었다.
기아차지부 동지들이 누구보다 동지적 애정과 신뢰를 가져야 할 비정규지회와의 노조통합 합의를 헌신짝처럼 내던진다면, 향후 노사합의를 이행하지 않는 자본에 맞선 투쟁을 누가 정당하다고 얘기하겠는가. 원·하청 노조의 합의를 부결시키고 직가입 방침을 일방통행 한다면, 노사합의를 부인하고 현장에서 일방통행하려는 자본의 구조조정을 분쇄하는 투쟁에 어느 누가 당당하게 나설 수 있겠는가 말이다.
기아차비정규지회는 지난해 비정규악법과 노사관계 로드맵 강행통과 저지를 위해 민주노총과 금속노조의 총파업 지침에 누구보다 앞장서 파업투쟁을 조직해왔다. 정규직노조인 기아차지부가 연말에 지부장 선거를 이유로 파업에 불참했을 때조차 비정규지회는 지침에 따라 파업투쟁을 조직한 바 있다.
“민주노총과 금속노조의 지침에 따라” 희생을 감수하고 총파업투쟁을 조직한 노동조합이 죽어가도록 가만히 앉아서 지켜만 볼 것인가! 투쟁의 모범으로 상을 줘도 모자랄 판에, 금속노조의 규약과 결의에 반하는 행동 아니 민주노조운동의 원칙에 반하는 기아차지부의 행동으로, 치열하게 싸워온 비정규지회가 고립되어야 한다면 어느 누가 민주노조운동을 비정규직의 희망이라 자신있게 말할 수 있겠는가! 지침을 성실하게 이행한 노조는 죽어야 하고, 지침을 어긴 노조의 결정은 그대로 집행된다면, 상급단체들 그 어느 누가 원칙을 지키고 지침을 이행하라고 얘기할 수 있겠는가!
이 문제는 오직 민주노조운동진영의 결의만 있다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이다. 이것도 제대로 풀지 못하고서 어찌 대선에서 비정규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외칠 수 있으며, 어찌 비정규확산과 탄압의 책임을 정권과 자본에게 당당하게 물을 수 있단 말인가! 어물쩡 침묵 속에 비정규지회의 고립을 방치하는 모습을 보며, 정권과 자본은 민주노조운동을 얼마나 비웃고 있겠는가!
이번 사태가 어떻게 해결되는가 하는 것은 “산별노조 건설은 비정규직 조직화·투쟁을 더욱 힘있게 만들어낼 것”이라는 말이 옳은 것이었나 아니면 미사여구였을 뿐이었는가를 가늠하는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것이다. 만일 이 사태가 지속되어 기아차비정규지회가 고사된다면, 산별 건설은 비정규직 조직화·투쟁을 파괴하는 역할을 할 수도 있다는 안타까운 교훈을 남기고 말 것이다. 그렇다면 금속노조와 민주노총은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너무도 자명하지 않은가!
무관심과 침묵 속에 자랑스런 비정규노조 하나가 고립무원의 상태로 빠지도록 방치했다는 점에서, 전국비정규노조연대회의는 누구보다 먼저 반성하고 기아차 비정규직 동지들에게 죄송스런 마음 감출 수 없다. 아무리 어렵고 힘들어도 내색 한번 않던 동지들이 “차라리 자본의 탄압 때문에 어려운 거라면 이렇게 괴롭지는 않을텐데…”라고 말할 때 우리들 가슴은 천갈래 만갈래 찢어진다.
벌써 이동우 부지회장의 단식이 17일째이다. 더 이상 침묵하지 말자. 기아차지부의 잘못된 결정과 행동, 원칙 훼손을 ‘아래로부터’ 바꾸고 소중하게 지켜온 기아차비정규지회를 사수하기 위해 최소한의 행동을 조직하자. 인터넷 상이건 오프라인 상이건 자신의 목소리를 내자.
노동조합도 좋고 단체도 좋고 아니면 개인도 좋다. 아니, 지금처럼 역동성이 떨어져있는 시기라면 차라리 개인들의 움직임이 경쾌할 것이다. 안타깝게 바라보며 말을 아껴온 정규직 조합원들의 목소리가 터져나온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 단사를 넘어, 지역을 넘어, 모든 경계를 넘어, 민주노조를 사랑하고 비정규직 철폐를 염원하는 모든 동지들이 힘과 지혜를 모아 민주노조를 사수하자!
기아차지부는 원하청 노조통합 합의를 존중하고 비정규지회와의 계급적 통합에 나서야 한다!
금속노조와 민주노총은 현 사태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확정하고 민주노조 원칙을 세워야 한다!
비정규지회에 쏟아지는 자본의 십자포화를 원하청 공동투쟁으로 분쇄하고 민주노조 사수하자!
2007년 11월 1일
전국비정규노조연대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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