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5년 11월 13일 노동자대회 유인물 내용입니다 **
하이스코 비정규직 투쟁 이렇게 끝낼 수 없다.
11일간 크레인 점거농성에 들어갔던 현대하이스코 비정규직지회 동지들이 지난 3일 내려왔다. 바로 다음날인 11월 4일 전국노동자들의 연대를 하루 앞두고 노사확약서가 도출된 것이다. 하지만 자본과 정권이나 축배를 들 만한 내용을 담은 확약서가 하이스코 동지들의 목숨을 건 투쟁에 부합한다고 그 누구도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하이스코투쟁의 최대 쟁점인 해고자들의 고용보장과 관련, 확약서에는 “향후 신규채용 및 4조3교대를 통해 기능과 경영상의 여건 등을 고려해 폐업으로 인한 실직자들의 우선 취업보장을 한다”고 합의되어 있다. 구체적 이행시기조차 명시하지 않았고 자본가가 경영이 어렵다고 핑계를 대거나, 우선적으로 취업을 시키지 않아도 아무런 강제수단이 없으니 고용보장이란 공문구와 다름없다. 이 확약서에서 원청인 하이스코자본은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는 반면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건 노동자들은 반성과 함께 재발방지를 약속해야 했다. 또한 농성을 푼 우리 동지들은 경찰서로 끌려가야 했고 “민형사상의 문제가 최소화되도록 건의한다”고만 합의함으로써 우리 동지 17명이 구속되는 청천벽력과 같은 상황을 만들었다. 이후 또 얼마의 손배가압류가 들어올지 가슴 졸여야 하는 상황이다. 이처럼 확약서가 투쟁의 성과물이 아니라 앞으로 투쟁의 발목을 잡는 장애물일 뿐이다. 올 상반기 울산프랜트노동자들의 처절했던 투쟁이 그러했던 것 처럼 완전한 승리가 아니면 저들과의 타협이란 우리의 전열을 흩뜨릴 뿐임을 경험했기에 이번 확약서내용은 더욱더 우리의 가슴을 쓰리게 한다.
금속노조는 민주노총 전국노동자대회를 하루 앞둔 날 노예문서와 같은 저 더러운 확약서를 박차지 못하고 투쟁을 접었는가? 현대하이스코 자본이 그나마 대화에 나선 것은 4일 민주노총 전국노동자대회가 예정되어 있었고, 이후 노동자대회, 그리고 총파업으로 이어질 상황을 인식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오히려 연대투쟁의 일정을 시급히 잡지 못한 것을 반성하고 늦게나마 계획된 투쟁일정을 사수하여 지속적으로 연대투쟁을 벌여나가야 했다. 이 투쟁이 이후 총파업으로 힘차게 이어질 수 있도록 만들어 나가는 것이 시급한 일이었지 정권과 자본과 타협할 순간이 아니었단 말이다. 겁내고 있는 건 저들이었지 우리 동지들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더 이상 우리 동지들의 목숨 건 투쟁이 이렇게 허망하게 깨져나가서는 안된다. 많은 투쟁사업장들의 목숨 건 투쟁이 이어지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지금, 총파업을 준비하고 있다. 동지들을 살리고 정권과 자본이 더 이상 빼앗길 것조차 없는 노동자의 생존권을 박탈하고자 하는 비정규직 관련 개악법안과 로드맵을 분쇄하는 길은 오직 하나! 현장을 조직하고 전국적인 전선으로 맞서 싸울 투쟁을 전개하자. 투쟁사업장만이 아니라, 비정규직 동지들만이 아니라 전 노동자가 목숨을 걸고 싸워야 이길 수 있는 전쟁이 다가오고 있음을 절실히 깨닫고 민주노조를 사수하는 투쟁을 전개하자! 이미 전개되고 있는 동지들의 투쟁을 사수하여 전국투쟁의 불씨로 타오를 수 있게 해야 할 것이다. 강고한 연대투쟁! 노동자 투쟁의 이 정답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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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스코 비정규직 투쟁 이렇게 끝낼 수 없다.
